"북중관계 강화를 위한 위기돌파 의지"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구두 친서를 보낸 것을 두고 '경제 돌파구'를 찾으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단절됐던 북·중 관계를 풀어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함이지만, 북·중 관계 개선이 남한과의 대화로 이뤄질 지에 대해선 분석이 갈린다.
북한 경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쳐 엎친 데 덮쳤다. 현재 국경봉쇄로 인해 중국과의 교역은 물론 관광객 방문까지 차단된 상황이다.
지난 6일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 보고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북한 장마당 개장률이 낮아지는 등 거래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며 "수입 식료품 가격의 일시 급등에 따른 불안 심리로 평양시민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 백화점과 상점에 인파가 나서고 줄서기 현상까지 발생했다"고 경제상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8일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코로나19 관련 구두 친서를 보냈다. 통신은 "총서기 동지가 중국 당과 인민을 영도하여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확고히 승기를 잡고 전반적 국면을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관리해나가고 있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축하했다"고 전했다.
이번 메시지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 북중 무역 정상화를 기대하고, 중국인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비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 관련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북한이 중국을 공개적으로 지지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구두 친서에 대해 "북중관계 강화를 통해서 위기국면을 해처나가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폐쇄로 중국 관광객을 받지 못해 북한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북중 간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중 경제 정상화 이후 한국에게도 손을 내밀 것이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올해 천명한 노선이 '자력갱생'이기 때문에 핵 문제 관련해서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방역협력 요청에도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부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반면, 북중 관계개선이 남북대화모드로 이어질 거란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속도감 있는 남북관계를 추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통화에서 "북한이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면 중국과의 관계를 먼저 복원하고 그다음 남북관계 복원할 것"이라면서 "개성연락사무소를 먼저 복원하고 기후·접경·보건의료 관련해서 협력하고 이어 철도, 개별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 단계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친서를 언급하면서 "이제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낼 때"라며 "가장 존귀한 생명을 위해서도 보건협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북한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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