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 못 가는 것 막지 못 해"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밤 4·15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전국 개표율이 60%를 넘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지역구 선거에서 50석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내린 결단이다. 개인 선거에서도 서울 종로구에서 이낙연 민주당 후보와 맞붙어 패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40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통합당 개표상황실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 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라며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의 (보수)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산고 끝에 늦게나마 통합을 이뤘지만,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국민께 만족스럽게 해드리지 못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이 인내를 가지고 우리 당에 시간을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어려운 시기에 부담만 남기고 떠나는 건 아닌가 당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매우 크다. 저와 우리 당을 지지해준 국민과 특히 저를 지지해준 종로구민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상황실에 도착해 이같은 입장문을 발표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현장을 떠나는 황 대표에게 취재진이 '패배 원인', '향후 계획'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황 대표의 사퇴로 통합당은 당분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비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16일 0시 기준 개표가 67%가량 진행된 가운데 전체 253개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54석, 통합당은 94석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표율이 89.5%인 서울 종로에선 이낙연 후보가 57.5%로 40.8%에 그친 황 대표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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