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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포토기획] 코로나19가 가져온 '슬기로운 유세 생활'

  • 정치 | 2020-04-15 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5일에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들이 각기 다른 현장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며 유세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고민정 후보, 미래통합당 강남을 박진 후보와 강남갑 태구민 후보, 정의당 안양동안을 추혜선 후보, 민생당 김정화 비례대표 후보와 영등포을 김지향 후보. /남윤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5일에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들이 각기 다른 현장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며 유세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고민정 후보, 미래통합당 강남을 박진 후보와 강남갑 태구민 후보, 정의당 안양동안을 추혜선 후보, 민생당 김정화 비례대표 후보와 영등포을 김지향 후보. /남윤호 기자

[더팩트 | 남윤호 기자]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3월 11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했다. 그리고 한 달 나흘이 지난 15일에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진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속에 열릴 이번 총선은 '저조한 투표율'과 '깜깜이 선거'가 될 우려 속에 있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과 보좌진 또한 어떤 방식으로 유권자에게 접근할지 고민이 깊다.

정부는 초·중·고등학교의 미뤄진 개학을 온라인으로 대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수시·정시모집 등 일정도 미뤘다. 오는 5.18 전야제도 32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된다. 문화 행사 등 인구 밀집 행사는 물론 국민의 다중시설 이용 자체가 자제된 상황에서 유권자와 국회의원 후보자 모두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선뜻 다가서기도 어려운 시대, 사회 전반에 퍼진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선거에 나서 '슬기로운 유세'를 펼친 후보자를 짚어 봤다.

마스크 착용도 슬기롭게

알록달록 마스크 코로나19의 비말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자 기본 매너가 됐다. 하지만 선거에서 얼굴을 알려야할 후보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각 정당의 색상과 이름을 새겨넣은 마스크를 착용한 박찬대, 윤형선, 김지향, 추혜선 후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알록달록 마스크 코로나19의 비말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자 기본 매너가 됐다. 하지만 선거에서 얼굴을 알려야할 후보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각 정당의 색상과 이름을 새겨넣은 마스크를 착용한 박찬대, 윤형선, 김지향, 추혜선 후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얼굴을 모르면 투표를 할 수 있을까?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된 요즘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리기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얼굴을 꼼꼼히 감싸는 KF94 마스크를 쓰고 유세에 나선다면 아무리 이름을 새겨넣은 당복을 입었어도 유권자가 헷갈릴 수 있다.

이에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택한 방법은 크게 다음과 같다. △모두가 착용하는 공적 마스크 △당의 색과 이름을 적어 넣은 마스크 △얼굴이 보이는 투명 마스크 착용 등이다.

'손 소독은 필수' 일반 마스크를 쓰고 현장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 후보. 더불어민주당은 선대위 체제를 선택하지 않고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를 설립해 선거와 코로나19 대책을 동시에 고민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이낙연 후보가 서울 돌봄 보육 교사들과 간담회에 나선 모습.
'손 소독은 필수' 일반 마스크를 쓰고 현장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 후보. 더불어민주당은 선대위 체제를 선택하지 않고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를 설립해 선거와 코로나19 대책을 동시에 고민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이낙연 후보가 서울 돌봄 보육 교사들과 간담회에 나선 모습.

'2번 이긴다 두 번 이긴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V'라는 글자를 마스크에 쓰고 회의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2번 이긴다 두 번 이긴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V'라는 글자를 마스크에 쓰고 회의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비말이 튄다' 투명 위생 마스크를 쓰고 연설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 후보, 비말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황 후보의 투명 마스크에 비말들이 맺혀있다.
'비말이 튄다' 투명 위생 마스크를 쓰고 연설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 후보, 비말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황 후보의 투명 마스크에 비말들이 맺혀있다.

'사랑받는 투명 마스크'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오영환 후보(오른쪽)와 배우자인 김자인 선수가 시민들에게 얼굴 전면을 가릴 수 있는 투명 마스크를 쓰고 인사를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코로나19를 확산을 막기 위해 투명 마스크는 물론 시민들과 거리를 둔 인사로 유세에 나서고 있다.
'사랑받는 투명 마스크'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오영환 후보(오른쪽)와 배우자인 김자인 선수가 시민들에게 얼굴 전면을 가릴 수 있는 투명 마스크를 쓰고 인사를 하고 있다. 오 후보는 코로나19를 확산을 막기 위해 투명 마스크는 물론 시민들과 거리를 둔 인사로 유세에 나서고 있다.

바뀐 인사법

'종로의 결투(?), 아니요 바뀐 인사법입니다' 유세에 나선 황교안 후보에게 주먹 인사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악수가 아닌 주먹 인사가 당연해진 모습.
'종로의 결투(?), 아니요 바뀐 인사법입니다' 유세에 나선 황교안 후보에게 주먹 인사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악수가 아닌 주먹 인사가 당연해진 모습.

코로나19로 바뀐 것 첫 번째가 마스크 착용이라면 두 번째는 인사법이다. 악수 대신 시작한 주먹 인사가 자리 잡은 후 유권자들도 펼친 손보단 주먹을 내밀며 인사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주먹 인사뿐만 아니라 팔꿈치나 손가락 모양을 맞대며 개성 넘치는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악수도 개성시대' 악수 대신 개성 넘치는 인사들이 다양하게 생겨났다. 사진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민경욱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에게 2번 손가락 인사를 하는 모습.
'악수도 개성시대' 악수 대신 개성 넘치는 인사들이 다양하게 생겨났다. 사진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민경욱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에게 2번 손가락 인사를 하는 모습.

'선뜻 손 내밀기도 힘들다' 홍영표 후보가 출근길 인사에 나서 주먹 인사를 청하는 시민을 바라보고 있다. 홍영표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홍 후보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먼저 인사를 청해오는 시민에 한해서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선뜻 손 내밀기도 힘들다' 홍영표 후보가 출근길 인사에 나서 주먹 인사를 청하는 시민을 바라보고 있다. 홍영표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홍 후보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먼저 인사를 청해오는 시민에 한해서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소독하고 가세요~' 추혜선 후보의 유세차에는 시민들을 위한 손세정제가 부착돼 있다.
'소독하고 가세요~' 추혜선 후보의 유세차에는 시민들을 위한 손세정제가 부착돼 있다.

거리두기

'작정하고 거리두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하루 전 여수로 내려가 국토대종주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여수 소라면 일대를 달리는 안 대표와 깜짝 등장한 배우자 김미경 교수.
'작정하고 거리두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하루 전 여수로 내려가 국토대종주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여수 소라면 일대를 달리는 안 대표와 깜짝 등장한 배우자 김미경 교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던 대구에서 의료 봉사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수로 내려가 국토대종주를 시작했다. 일선에서 코로나19와 맞선 한 명의 의사로 비대면 유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안 대표 측에 따르면 유권자와 만나는 계획은 아예 잡혀있지 않다는 것. 즉흥적으로 인사를 하거나 물을 사서 마시는 정도의 일은 벌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대면 유세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오직 방송으로' 안철수 대표의 이번 국토대종주는 매일 같은 시간대에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방송된다. 이전 선거 때의 유세와 다르게 상점 방문 등의 일정은 최소화돼 줄곧 달리기와 방송으로 유권자들의 표심 사냥에 나섰다.
'오직 방송으로' 안철수 대표의 이번 국토대종주는 매일 같은 시간대에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방송된다. 이전 선거 때의 유세와 다르게 상점 방문 등의 일정은 최소화돼 줄곧 달리기와 방송으로 유권자들의 표심 사냥에 나섰다.

'자전거 유세' 나홀로 자전거 유세하는 이정현 무소속 후보. 영등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정현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자전거 유세' 나홀로 자전거 유세하는 이정현 무소속 후보. 영등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정현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 문석균 의정부갑 후보는 유권자와 대면을 최소화 하기 위해 거리를 두고 고개를 숙이는 정도의 유세를 펼치고 있다. 동행하는 1명의 관계자는 장갑을 착용하고 명함을 전달한다. 사진은 최소 인원으로 유세를 하는 문 후보가 홀로 유세 활동을 하는 정의당 운동원에게 엄지를 들고 있다.
'선의의 경쟁' 문석균 의정부갑 후보는 유권자와 대면을 최소화 하기 위해 거리를 두고 고개를 숙이는 정도의 유세를 펼치고 있다. 동행하는 1명의 관계자는 장갑을 착용하고 명함을 전달한다. 사진은 최소 인원으로 유세를 하는 문 후보가 홀로 유세 활동을 하는 정의당 운동원에게 엄지를 들고 있다.

슬기로운 유세법

'악수하고 인사하고... 유세의 전부가 아니다' 미래통합당 계양을 윤형선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날 출정식을 갖고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단체 방역을 첫 일정으로 잡았다. 의사 출신인 윤 후보는 이날까지 방역 활동만 6회 이상, 선별진료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등 지역구 챙기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악수하고 인사하고... 유세의 전부가 아니다' 미래통합당 계양을 윤형선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날 출정식을 갖고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단체 방역을 첫 일정으로 잡았다. 의사 출신인 윤 후보는 이날까지 방역 활동만 6회 이상, 선별진료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등 지역구 챙기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후보자와 캠프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다. 집단 감염을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밀집 지역 연설과 인사 유세는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선거 열기가 뜨거운 곳에선 집단 감염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조용한 지역구에선 후보자들이 외면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몇몇 후보들이 이런 이유로 후보자가 가장 많이 문 두드린 곳은 유튜브다.

'인터넷 방송 전성시대' 아나운서를 거쳐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광진을 후보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다양한 채널로 유권자와 교감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고민정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차튜브'를 진행하는 모습.
'인터넷 방송 전성시대' 아나운서를 거쳐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광진을 후보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다양한 채널로 유권자와 교감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고민정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차튜브'를 진행하는 모습.

'지지자와 화상회의' 고민정 후보는 지난 3월 '고민정TV'를 시작해 현재 6만 9000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SNS 채널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8만 8000여 명. 이날은 고 후보가 선거사무실에서 유튜브 방송과 함께 화상 회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지지자들과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다.
'지지자와 화상회의' 고민정 후보는 지난 3월 '고민정TV'를 시작해 현재 6만 9000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SNS 채널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8만 8000여 명. 이날은 고 후보가 선거사무실에서 유튜브 방송과 함께 화상 회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지지자들과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다.

아나운서부터 청와대 대변인까지 지낸 고민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 유튜브를 통해 주 3일 방송을 이어왔다. 문을 연지 3개월 만에 구독자 수는 6만 9000여 명. 유튜브 외에 재택근무로 사용자 수가 늘고 있는 화상 회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등 유세 활동의 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의사봉 뺏긴(?) 대표님' 민생당 비례대표 3번인 김정화 대표가 국회에서 유튜브 촬영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유튜브 채널 활성화를 위해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의사봉 뺏긴(?) 대표님' 민생당 비례대표 3번인 김정화 대표가 국회에서 유튜브 촬영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유튜브 채널 활성화를 위해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유튜브는 필연' 미래통합당 동작을 나경원 후보가 중앙당사에서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당사에 꾸려진 스튜디오와 촬영 장비를 생각하면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하게 된다.
'유튜브는 필연' 미래통합당 동작을 나경원 후보가 중앙당사에서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당사에 꾸려진 스튜디오와 촬영 장비를 생각하면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하게 된다.

'미래한국당 SNS 전략' 카메라 속 녹화되고 있는 주인공은?
'미래한국당 SNS 전략' 카메라 속 녹화되고 있는 주인공은?

'핑크 황소 원유철' 핑크 챌린지에 나선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을 위해 웃음을 주기 위해 SNS용 녹화를 하고 있다. SNS를 통한 맞춤 선거 전략으로 보인다.
'핑크 황소 원유철' 핑크 챌린지에 나선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을 위해 웃음을 주기 위해 SNS용 녹화를 하고 있다. SNS를 통한 맞춤 선거 전략으로 보인다.

현역 국회의원이나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 중 유튜브 채널이 없는 쪽이 손으로 헤아리기 쉬울 정도로 온라인 방송은 사랑받고 있다. 채널이 활성화 되지 않은 경우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최근 진행한 유튜브 촬영에서 유명 게임의 성우를 흉내내는 등 이미지 탈피에 나서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역시 중앙당사 안에 녹화 스튜디오를 정교하게 갖춰 놀 정도로 유튜브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유권자와 국회의원 후보 사이에 '감염'없는 슬기로운 소통 창구가 활성화된 것이다.

ilty0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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