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라도 더 많은 유권자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동분서주
[더팩트ㅣ인천=허주열 기자] 4·15 총선을 4일 앞둔 11일 인천 동구·미추홀을에 출마한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상수 미래통합당 후보, 윤상현 무소속 후보는 주말도 잊은 채 열띤 선거 운동을 펼쳤다. 3파전 구도로 치러지는 이 지역은 인천 지역 13개 선거구 중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안 후보의 용현시장 유세 현장에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찾았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 후보를 겨냥해 "출마를 접으면 복당을 허용하겠지만, 끝까지 분열한다면, 영원히 복당은 없다"고 경고했다.
◆박형준 "남영희·윤상현은 당선되도 재선거"
또한 박 위원장은 "남영희·윤상현 후보는 중대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상태여서 당선되더라도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차기 국회의장 1순위 후보, 힘 있는 후보, 안상수에게 표를 몰아 달라"고 호소했다.
남 후보와 윤 후보가 고발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 수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말 미추홀구선관위는 남 후보가 저서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593일간 근무(실제 183일 근무)했다고 소개하는 등 경력을 부풀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안 후보 측은 지나 6일 윤 후보를 지지하는 통합당 미추홀 당원 2650명이 집단탈당계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전화로 탈당 여부를 확인한 결과 210명은 자신이 탈당한 지도 몰랐고, 탈당 의사가 없다고 확인했다며 검찰과 선관위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안 후보는 박 위원장이 대전 지역 지원 유세를 위해 떠난 뒤 유세차량을 타고 토지금고시장 인근을 돌면서 "미추홀을 아이들을 위해 국회의원이 되면 받을 세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만들어 기부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남영희 "신인이지만, 여당의 힘 앞세워 지역 바꾸겠다"
안 후보의 오전 유세를 지켜본 뒤 남 후보의 선거 유세가 예정된 학익사거리를 찾았다. 오전 11시 30분쯤 남 후보는 유세차량, 수십 명의 선거사무소 관계자, 중앙당에서 지원을 나온 인사, 남 후보의 남편·아들과 함께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 후보 지원 유세를 온 이석현 민주당 들러리 유세단 단장(6선 의원)은 유세차량에 올라 "남 후보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하는 후보"라며 "이번 (지역) 선거는 문 대통령이 아끼는 여동생과 박근혜 남동생(윤 후보)와의 싸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장은 또 "야당 후보보다는 문 대통령과 가깝고 소통할 수 있는 남 후보가 당선되면 공약을 잘 지켜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20대 국회 때 참 힘들었는데 지역에서 남 후보를 뽑아 문 대통령도 일을 좀 하게 해 달라"고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직접 마이크를 잡은 남 후보는 "이번에 (보수 분열로) 어부지리로 될 것 같다는 말씀이 있는데, 될 수 있다. 여러분이 표를 찍어주셔야만 된다"라며 "집권여당의 힘을 앞세워 미추홀을을 바꾸겠다. 제가 (정치) 신인이지만, 여당 후보로 모든 힘을 모아 달라. 제가 받은 힘과 권력을 당선돼 나눠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공약이행률 90%, '능력'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
같은 시각 윤 후보는 관교동 일대를 유세차량을 이용해 돌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계속 이동하면서 선거유세를 펼치고 있어 윤 후보를 수행하는 선거사무소 관계자와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끝에 이날 오후 1시 40분쯤 늦은 점심을 위해 관교동 내 한 중국집을 찾은 윤 후보를 만났다.
윤 후보 측 한 관계자는 "평일에는 매일 아침 5시에 나와 밤 11시께까지 쉼 없이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며 "주말인 오늘도 6시에 나와 계속 이동하면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관교동 골목 구석구석, 아파트 단지, 승학산 배드민턴장 인근을 다니면서 유권자를 만났다. 그는 "기호 8번 무소속 윤상현이다. 공약이행률 90%, 인천 지역 국회의원 1위다. 능력과 역량 있는 후보"라며 "(동·미추홀을 후보자) TV 토론회, 정책 홍보물을 잘 살펴보시고, 냉정하게 평가해 압도적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이날 동·미추홀을에 출마한 세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많은 주민이 몰리지는 않았다. 후보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는 주민도 드물었다. 다만 윤 후보의 유세차량에는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네거나, 손을 들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주민이 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한 무소속 후보라는 페널티를 갖고 있음에도 지역에서 12년 이상 현역 의원(18·19·20대)으로 활동하면서 쌓은 신뢰가 엿보였다.
이런 지역 정가의 분위기는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경기일보와 기호일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6~7일 동·미추홀을 거주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남 후보가 37.3%, 윤 후보가 33.0%, 안 후보가 17.2%, 정수영 정의당 후보가 4.6%의 지지율을 얻었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 같은 후보'에 대한 응답은 1·2위가 바뀌었다. 윤 후보가 38.1%, 남 후보가 33.1%, 안 후보가 17.4%, 정 후보가 4.7%를 기록했다.
인천뉴스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6~8일 동·미추홀을 거주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에선 윤 후보가 34.5%, 남 후보가 27.7%, 안 후보가 10.6%, 정 후보가 4.4%의 지지를 얻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대한 응답에선 후보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윤 후보는 43.7%로 남 후보(23.2%)와 안 후보(9.1%)를 오차범위 밖에서 제쳤다(상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9일부터 선거일 투표가 끝나는 15일 오후 6시까지는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공포나 보도가 금지된다(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인용은 가능).
집권여당 후보라는 프리미엄을 앞세운 남 후보, 인천시장 재선 출신 3선 의원인 관록의 제1야당 안 후보,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이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윤 후보의 3파전 동·미추홀을 경쟁의 최종 승자는 누가될까.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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