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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절치부심' 정승연 "연수갑 214표차 좌절, 이번엔 설욕"

  • 정치 | 2020-04-07 05:00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갑 정승연(53) 후보는 학자 출신답게 침착함과 신중함으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21대 총선에서 '리턴 매치'에 나선다. /인천=남윤호 기자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갑 정승연(53) 후보는 학자 출신답게 침착함과 신중함으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21대 총선에서 '리턴 매치'에 나선다. /인천=남윤호 기자

"4년 전보다 터프(?)해졌다…싸울 때는 싸워야"

[더팩트|인천=문혜현 기자] "보수는 가진 자들만을 위한 게 아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 성장뿐 아니라 분배까지 한다. 성장은 제대로 된 분배를 위해 있는 거라 생각한다. 제대로 된 분배와 복지제도를 진보한테 뺏길 이유가 없다."

'경제 전문가'로 인천광역시 연수구갑에서 네 번째 도전에 나선 정승연(54) 미래통합당 후보는 학자 출신다운 소신과 철학을 펼쳐보였다. 지난해까지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다 출마한 정 후보는 보수의 역할과 지향점을 분명히 제시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정 후보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겨뤄 214표라는 근소한 차로 낙선했다. 정 후보는 낙선 당시 심정을 "굉장히 가슴이 쓰렸다.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른 여러 탓을 할 필요가 없었다. 후보의 탓이었고, 능력과 노력이 부족했었던 것 같다"면서도 "굳이 외부 요인을 찾는다면 그 당시 있었던 (새누리당) 경선 기간의 공천 파동과 막말들, 김무성 대표의 옥새파동이 겹치면서 수도권 선거에서 몇십 석을 날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4년이 지나 치열한 내부 경선을 통해 올라온 정 후보는 박 후보와 '리턴 매치'에 나섰다. 인지도 면에서도, 지역 정책 추진력 면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다.

인천 연수구갑은 옥련2동,선학동,연수1동,연수2동,연수3동,청학동,동춘3동을 아우르는 지역구로 박 후보가 당선되기 전까지 24년간 보수정당이 차지했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 20대 총선 연수구가 갑·을로 분리되고 나선 박 후보가 처음으로 진보진영에서 당선됐다. 박 후보는 초선이지만 2014년부터 지역구 조직을 탄탄하게 관리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연수구갑은 인천 지역의 전형적인 원도심으로, 연수구 남부에 있는 송도 신도시보다 개발이 더딘 편이다. 그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경제 성장과 지역 개발을 최우선 현안으로 꼽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 후보는 현역 의원인 박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 열세'를 보인다. 지난 3월 30일 중부일보 의뢰로 아이소프트뱅크가 연수구갑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정 후보 38.1%, 박 후보가 40.5%로 집계됐다. (응답률 2.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총선 전까지 접전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정 후보는 개혁적인 중도 보수 성향으로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또, 20년간 경제학 교수로 활동한 만큼 '경제 전문가'라는 슬로건으로 연수구갑의 발전과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팩트>는 지난 3일 연수구갑 유세에 나선 정 후보를 찾아 약 4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20대 총선에서 간발의 차로 낙선했던 정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간발의 차로 낙선했던 정 후보는 "4년 전과 달리 터프해졌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남윤호 기자

◆ '절치부심'의 4년… "이번엔 잡는다"

평소 온화한 성격과 점잖은 태도의 정 후보에게 지난 4년은 순탄치 않았다. 낙선 후 그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함께 보수에 닥친 어려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정치 행보에 관해 정 후보는 "탄핵 국면에서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있었다. 이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가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응해 통합과 개혁을 기치로 복당했다. 하지만 복당해서도 '이러한 보수로 과연 국민들에게 보수가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느냐'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새로운 보수가 아니면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다시 탈당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새로운보수당 사무부총장과 예비후보로 활동하다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지난 4년간 활동에 대해서 그는 "'미래창조포럼'이라는 모임이 있었다. 지역구 내 사무실을 통해서 주민들을 만나고 포럼 활동도 이어갔지만, 그 외에 정치활동을 자체하고 학자와 교육자의 길을 1년 정도 걸었다"며 "그리고 나서 지난 가을쯤 유승민 전 대표를 만나 그분의 뜻에 공감하는 바가 많아서 새로운보수당에 들어가게 됐다. 작년 말부터 올해 2월까지 매일 출퇴근했고,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이 통합 후 혁신됐느냐'는 물음에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이번 공천 과정을 통해 그래도 지난 박근혜 정부 탄핵 과정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책임을 물었다는 측면은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보수라는 게 우리나라의 중요한 전통과 가치를 지키는 과정 아니겠나"라며 "우리 기성세대가 지켜온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 이게 절대 흔들리면 안 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거기에 약간 사회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는 급진적인, 진보적인 정책을 도입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상당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수의 가치를 지켜가면서 그게 중심이 되고, 더 나아가 성공하려면 지금까지 민주당이나 문 정부에 뺏겼던 중도 영역을 보수가 충분히 끌어안고 갈 수 있다고 본다"며 "기존의 전통적 보수와 개혁 보수가 합쳐져야 진정한 보수가 된다. 진보는 많은 변신을 해왔고 잘한다. 반면 보수는 순수한 면도 많고 너무 고지식해서 싸우고 타협하지 않고, 양보도 잘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정 후보는 '보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정 후보는 '보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와 같이 가겠다는 보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그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운 게 보수 세력인데, 궤멸까지 갔다가 이제 막 살아나려고 꿈틀꿈틀한다"며 "보수가 가진 자들만을 위한 게 아니잖나. 어려운 약자들을 위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 그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성장은 제대로 된 분배를 위해 있는 거로 생각한다. 제대로 된 분배와 복지제도, 이런 걸 진보한 테 뺏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보수가 이런 걸 탄탄하게 갖추고 국민한테 제시하면서 특히 정치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와 같이 가겠다는 보수 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저는 만약 원내에 들어가면 개혁보수가 꼭 갖춰져서 정통보수와 같이 보수의 폭을 넓히고, 대한민국의 지평의 넓히는 걸 해보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 "조금은 터프해진 것 같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정 후보는 "저번에는 '당신은 선생이나 하지 왜 정치하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제는 조금 강하게 싸울 때는 싸워야겠다, 정치라는 게 좋게좋게 가선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경선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총선 전망을 두고선 "이번엔 잡아야 한다"라며 "나타나는 여론조사에선 박빙 열세라는 말도 있지만 지역에서 만나는 분들의 손을 잡고 들어보면 '문 정부를 정말 심판해야 한다'는 말이 압도적으로 많다. 시장이나 음식점에서 만나는 분들은 경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시고, 4년 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많이 말한다. 특히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실험적인 정책으로 우리나라가 망해가고 있다는 이야기나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여론이 많은 것으로 안다.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은 목소리들이 지역 민심에 상당히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에서 건너온 뒤 줄곧 연수구에서 생활한 정 후보는 지역 현안 중 '송도 유원지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연수구 먼우금사거리에서 정 후보가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일본에서 건너온 뒤 줄곧 연수구에서 생활한 정 후보는 지역 현안 중 '송도 유원지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연수구 먼우금사거리에서 정 후보가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 '송도유원지 개발'을 대표공약으로…"열정 쏟겠다"

지난 4년 동안 지역을 돌봐온 현역 의원인 박찬대 민주당 후보에 비해 정 후보는 지역구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예산 유치와 정책 성과 등 피력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 후보는 옥련2동 트램 신설, 아파트 리모델링 공공지원 등 주거환경 개선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집권 여당의 후보답게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도 강조하고 있다.

정 후보는 '현역 의원'과 어떤 차별성을 보일 수 있을까. 14년 연수구 생활에 정 후보는 지역구 현안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 그는 '송도유원지 개발'을 대표 공약으로 시작해 △수인선 청학역 조기 신설 △수인선·KTX 송도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제2경인선 조기 착수 △수인선 연수구간 지하화 검토 △인천발 KTX 조기준공 △옥련지구 문화관광 클러스터 조성 △GTX-B노선 조기 착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정 후보는 연수구갑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송도 유원지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오랜 기간 개발이 지연된 이유'를 묻자 그는 "두 세가지가 있다. 먼저 송도 유원지라던지 석산 개발에 묶여 있는 여러 개발 관련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민간 자본이 들어가기 어려운 규제가 많은 게 현실"라며 "더 나아가 지역민들의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송도 유원지만 봐도 갖고 있는 사람이 여러 명이다. 재개발이 다 그렇지만 한꺼번에 한 길로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중요한 건 이걸 밀고 나갈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을 가진 국회의원이나 국정 책임자의 의지가 약하지 않았나 싶다. 좀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해결할 건 해결하고 여기에 모든 걸 쏟아부을 의지가 있어야 했는데 그게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저는 이 문제를 대표공약으로 내세웠고 된다면 최선을 다 할 거다. 그게 4년이 될지, 8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단기간에 해낼 것"이라며 "그 지역은 원도심과 송도국제도시의 경계인데 그 지역주민들 뿐 아니라 인천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제일 먼저 거기에 열정을 쏟고 알아보고, 추진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학자인 정 후보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면서
경제학자인 정 후보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면서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 토끼로 놓고 같이 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윤호 기자

◆ '경제학자' 정승연…"성장과 분배를 섞으면 둘 다 안된다"

일본 교토대학 경제학 박사로 오랜 시간 학계에 몸담아온 정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상황을 '첩첩산중'이라고 표현했다. 또 "제대로 하려면 정부 정책이 필요하고 국민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현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성장과 분배를 섞어놓으면 둘 다 안 되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성장이론의 대부분은 공급을 자극해서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기업의 R&D 투자를 늘려 기술혁신을 이루고, 그 뒤에 투자를 늘려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제가 구상하는 연수문화 관광단지가 전형적인 그런 형태다. 기업이 투자를 하게 해서 연구비를 늘리고 거기에 비용을 줄여서 하는 건데 규제로 막아놔서 잘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정 후보는 "그렇게 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기업이 임금을 줘서 소비가 늘어나고, 공급 쪽에서 동력이 마련되면서 성장이 가능한 게 기본적인 성장이론이고 그게 맞다고 본다"며 "그런데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수요 쪽을 자극해서 공공일자리를 만들고, 최저임금 올려주고, 주 52시간제 하면 소비가 늘어날 거다라는 식이다. 그게 기업을 자극한다고 하는데 순서가 반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이 '포퓰리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후보는 "까딱 잘못하면 전형적인 포퓰리즘으로 가는거다. 세금 가지고 공공일자리를 만든다고 해봤자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지 않나"라며 "물론 없는 것보단 낫지만 일자리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걸로 일자리 몇십만 개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상당히 눈속임이다. 결코 경제를 성장으로 이끌 수 없다. 잘못하면 스페인이나 남미 국가처럼 정말 포퓰리즘을 통한 경제 파탄, 재정의 파탄, 국가부도까지도 연결될 수 있는 상당히 위험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강조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성장정책이 아니라 분배정책이아. 성장과 분배를 섞어 놓으면 둘 다 안 되기가 쉽다"며 "성장하고 분배를 강화하면서 두 마리 토끼처럼 해야 하는데, 성장 정책에 분배 정책을 섞어놓고 이게 실은 분배정책인데 성장정책이라고 하니 성장도 안 되고 분배도 안 되는 거다. 그러니까 하루 빨리 폐기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부가 내놓은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 정 후보는 "조금 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꼭 필요한 건 맞다. 부당 해고된 실업자들에 대한 대책,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어려움 구제책으로 국가재정을 푸는 건 당연하지만 하위 70%에 100만 원씩 푸는 게 과연 그분들이 만족하면서 제대로 소비의 확대로 연결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원이 적당한지도 연구를 해야겠지만 70%가 아니라 50%, 40%의 조금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100만 원이 아니라 200만 원, 300만 원이 낫지 않나"라며 "나머지 분들의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설득하고 당장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정 후보는 국제경제학 전문가로 남북간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상하고 있었다. 정 후보가 연수구 먼우금 사거리에서 유권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정 후보는 국제경제학 전문가로 남북간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상하고 있었다. 정 후보가 연수구 먼우금 사거리에서 유권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정치로 이루는 '경제 협력'…"국회엔 아직 국제통상 전문가가 없다"

현직 교수인 정 후보에게 '정치'는 오랜 꿈이었다. 일본 가나자와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정년을 보장받았지만, 한국으로 넘어온 이유도 정치를 위해서였다. 예비후보 출마 경력까지 총 4번을 연수구에서 출마한 그는 "그만큼 연수구를 사랑하고 연수구가 제 터전이다. 주민들께도 저의 애정을 잘 전달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패기를 보였다.

그는 '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게 있느냐'는 물음에 "저는 경제 전문가로 자임하고 나왔기 때문에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것 같다. 실물 경제의 어려운 문제들을 풀 수 있도록 국가재정 문제나 기술 혁신을 생각하고 있다.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싶다"며 '남북한 경제공동 협력'과 '동북아 경제 통합'을 주장했다.

정 후보는 "저는 국제경제학 전문이다. 그걸 살려서 남북한의 경제 공동체 문제 등을 보고 싶다"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나아가 중국 러시아와도 연결해야 한다. 경제협력의 큰 그림을 그려서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지만 남북한 관계는 물론 동북아 경제협력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그는 "유럽도 50년, 60년에 걸쳐서 경제 공동체를 이룩했다. '정쟁하지 말자,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극복하자'고 해서 프랑스 독일이 먼저 손 잡고 시작한 것"이라며 "동북아는 아직 그런 대립이 남아있다. 경제적인 통합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런 곳에 꼭 일조하고 싶다. 국회는 경제통이 많다고 하는데 국제통상 전문가가 없다. 제가 그런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북한도 장마당 세대가 크고 있고, 3040세대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한일관계도 문 정부가 지나칠 정도로 반일 기조로 가고 있다. 잘못된 건 확실히 짚기는 해야 하는데 우리 미래세대는 (일본의) 반성과 사죄의 전제 위에 마음을 열고 일본도 마음을 열어 진정한 이웃국가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어려울지라도 다음 세대들은 중국과도 친하게 지내고, 남북 간에도 잘 지내고, 그 부분에서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꿈을 꾼다"며 "학생들한테도 자주 말한다. 여러분들 세대는 정말 대립보다는 평화와 화해로 이웃 국가를 끌어안고 사는 게 낫다고 한다"며 웃었다.

점잖은 학자의 모습이 물씬 풍기는 정 후보는 지난 학기까지 교편을 잡다 올해 안식년을 갖고 선거를 준비 중이다. 국내 정치에서 학자가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와 관련한 비판은 여전하다. 이런 학자들을 향해 폴리페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교수직을 발판으로 정치에 입문하면서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 후보의 경우 안식년을 갖고 출마했지만, 이후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후보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평소 60명 정원 강의에 100명 이상의 학생이 몰릴 정도로 '인기 있는 교수'였던 그는 "학생들에게는 정말 정치한다는 걸 알리지 않고 싶다"며 "이들에게는 그냥 스승으로 있고 싶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다만 "유쾌하고 사교적인 박 후보의 성격에 비해 저는 '원칙론자' 성격이 있다"며 "많이 다가가려고 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실제 연수구갑에 나선 두 후보는 성격이 정반대다. 박 후보는 쾌활한 성격으로 지난 유세 때도 지역 경로당 등을 찾아 춤과 노래 등으로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탁월했다는 게 정 후보의 평가다. 그는 "저는 그냥 손잡고 큰절하고 했지만, 노래를 부르는 건 생각도 못 했다. 사실 잘 맞지 않는다. 태생이 그래서 쉽지가 않다"고 인정했다.

정 후보는 "고지식한 면도 있지만 정치를 하는 이상 그 영역에선 충분히 타협하고 화합할 수 있다"며 "그런데 원칙은 지키면서 상대방 원칙도 듣고, 서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게 정치라고 본다. 저도 더 끌어안고, 친근하면서도 진심 어리게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됐던 발언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됐던 발언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주의한 표현에 대해 사랑하는 연수구 주민 분들과 인천 시민분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남윤호 기자

더군다나 최근은 지역구를 '촌구석'이라고 발언한 것도 접전 국면에서 뼈아픈 실수가 아닐 수 없다. 지난달 31일 정 후보는 응원차 방문한 유승민 전 대표에게 "인천 촌구석까지 방문해줘서 감사하다"고 자신의 지역구를 깎아 내리는 듯한 표현을 했다. 당장 논란이 불거졌다. 정 후보는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선거에서는 말 한마디가 당락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정 후보는 이날 다시 한번 "자기 집이 아무리 유복해도 '누추한 곳에 와서 감사하다'고 하는 뜻으로 한 것이었다"면서도 "제가 부주의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는 "그만큼 정치적이지 못했다. 부주의한 표현에 대해 사랑하는 연수구 주민분들과 인천 시민분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지역에서) 명함을 돌리다 보면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접한 분들이 비판의 말씀, 격려의 말씀을 주신다"고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그는 "몇몇 주민분들이 '왜 그러셨느냐' 하셔서 저도 '죄송합니다'하면 '앞으로 그러지 마시라'하는 분도 있었고,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후유증은 있었지만 제가 진정하게 설명드리고 '부족했다, 부주의했다'는 말씀을 주민들에게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빙 열세. 지난 총선에서 '간발의 차'로 낙선했지만, 4년의 간격은 컸다. 당 대변인 출신 현역 의원인 박 후보와의 결전에서 정 후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코로나19와 경제사회 문제에서 정 후보는 침착한 강력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총선이 1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심의 풍향계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정승연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구갑 후보는 누구? 1966년 출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교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인하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래인천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국회 우수입법선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2019년 말 새로운보수당 인천 연수구갑 예비후보로 출마 선언했고, 미래통합당으로 통합된 뒤 경선을 거쳐 본선에 나섰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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