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김웅의 젊은 정치…"정치는 수단, 미래로 보내고 싶은 것들 있어"
[더팩트|송파=이철영 기자·문혜현 기자] "정치는 운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거기에 싣고, 국민과 미래로 어떤 걸 가지고 갈까 했을 때 철도처럼 한꺼번에 가장 많은 것을 운송할 수 있는 수단이 정치인 거 같다. 공무원으로 일하고 글을 쓸 수도 있지만, 결국 아무리 욕을 얻어먹어도 사회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건 정치라고 본다."
베스트 셀러 작가, 전직 검사. 김웅 송파갑 미래통합당 후보(49)를 수식하는 두 단어엔 큰 간격이 있다. 그가 쓴 책 '검사내전'이 베스트셀러로 대중의 공감을 끌어낸 것은 물론 동명의 드라마로 '김웅'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전직 검사 출신으로 날카롭기만 할 것 같은 김 후보는 반전의 캐릭터였다. 사람을 유쾌하게 하는 성격을 가진 그였지만, 정치권 이야기에선 날이 바짝 선 검사의 모습이었다. 특히 여권의 공수처법, 현재 형사사법제도에 대해선 맹점을 예리하게 짚어냈다.
송파갑은 풍납1동,풍납2동,방이1동,방이2동,오륜동,송파1동,송파2동,잠실4동,잠실6동을 아우르는 지역구다. 15대 때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당선 이후부터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다. 8년간 송파구갑에 있었던 통합당 현역 박인숙 의원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명예 선대위원장으로 지원에 나섰다.
'신인 정치인' 김 후보는 올해 초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검사직을 내려놨다. 이후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재로 정계에 입문, 통합당 송파갑 후보로 출마했다. 낯선 곳 송파갑에 출마한 그의 말에 따르면 "녹아들고 있는 중"이다. <더팩트>는 지난 1일 김 후보를 송파나루역 인근에 있는 선거 사무소에서 만났다. 187cm의 큰 키, 중년의 나이에도 김 후보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해맑게 취재진을 맞았다. 바쁜 선거 일정 탓에 지친 기색이 잠시 비치기도 했지만, 인터뷰를 시작하자 김 후보는 '썰'을 술술 풀어놓기 시작했다.
◆ '정치 신인' 김웅…"정치라는 틀에 맞추고 싶지 않아"
먼저 '검사' 꼬리표를 떼고 이제 막 정치의 길에 입문한 김 후보의 일상이 궁금했다. 검사가 아닌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하루를 마치고 집에 갔을 때 느낌이 어떤가'라고 묻자 그는 "이 정도로 바쁜지는 몰랐다. 사무실에 앉아서 계획을 할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검사 시절 일을 마치고 가면 다음 날은 뭘 해야지, 이런 것들이 정해져 있었는데, (정치도)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내가 왜 이일을 하고 있고, 잘 하는 건가 생각이 든다"며 "정치를 한다고 해서 왔는데, 과연 정치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있고, 성장하고 있는가, 결정적으로 바른길을 가고 있나 돌아본다. 처음 (정치를) 시작한 것과 달리 무언가 잊고 가는 건 없나 이런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아직 정치인보다는 '정치를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가까웠다. 정치권에선 나름 '청년'에 속하는 49세의 젊은 나이도 한몫했다. '정치인이라는 옷이 잘 맞느냐' 묻자 그는 "잘 안 맞추려고 한다"며 정치라는 틀에 의식적으로 잘 맞추려고 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정치하는 습관, 옷차림부터 해서 금방 (기성정치인들과) 똑같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긴 내 생각보다 일정이 정해지면 움직이고 있어서, 늘 나한테는 낯설다. 정치는 나에게 거리가 있고 잘 맞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려 한다"며 "의도적으로 그런 면도 있고,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건 '내가 왜 정치를 하려고 했는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해도 문제가 없는 것 같다"며 소신을 밝혔다.
'검사 출신'이라고 하면 생각할 법한 강직함, 차가움이라는 편견을 김 후보는 단번에 깼다. 베스트셀러 작가답게 그는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송파에 녹아드는 중'이라는 재치 발랄한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검사내전' 책의 영향으로 젊은 층은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나이 든 지역민에게 김웅은 여전히 낯선 존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구에 30년 이상 거주한 토박이들이 많다.
'녹아드는 중'이라는 그의 글처럼 제대로 녹아들고 있을까. 그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당연히 제 입장에선 녹아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길거리에서 주민들을 만나보면 반응이 진짜 좋다. 한 유튜버가 저를 따라와서 이야기한 게 '여기 분위기가 TK, PK 같다'는 거였다. 그 정도로 열정적으로 반응해주신다"며 즐거워했다.
이어 "그 정도로 주민들은 (제가) '송파 이미지에 잘 맞는다', '전문성 있고 젊고 패기 있다'고 생각한다"며 "송파가 재미있는 게, 대부분 30년씩 산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완고하고 보수적일 것 같은데, 개방적인 게 강하다. 지금 송파를 상징하는 게 30년, 40년 된 것들이 아니고 롯데타워다. 송파구민들은 그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새로운 변화·세련됨'에 대한 기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을 한다고 돌아다니면서 주로 토박이들이 다니는 식당을 가면 술 한 잔씩 주시면서 '잘 왔다, 이번엔 꼭 큰일을 해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당이 공천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가장 맞는 후보이지 않나 감히 그런 생각을 해본다"며 웃었다.
◆ 송파갑의 현안 꿰기…"체육과 문화가 공존하는 교육도시로"
송파갑 주민들에게 그는 굴러온 돌이다. 선거를 위해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지만, 살고 있는 사람만이 아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 단점을 얼마나 보완하고 있을까.
김 후보는 "같은 지역구라고 하지만 (구역별로) 생활양식, 방법이 많이 다르다"며 "잠실 4동은 중학교를 만드는 게 당면 문제고, 6동은 재건축과 주차 문제가 있다. 풍납동은 문화재 관리구역이기 때문에 개발이 제한되는 어려움이 있다. 오륜동 같은 경우도 한국 종합예술학교 이전 문제, 방이동엔 재건축과 학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다양한 민원과 현안이 있는데, 크게 보면 재건축과 과세 문제가 가장 급선무"라며 "특히 보유세일 수밖에 없는 게, 이 정권이 7억짜리 집을 17억으로 만들었다. 주민들은 '나는 지금 연금을 받고 살고 있는데, 보유세를 천만 원 내야 하는 상황'인 거다. '너희가 올려놓고 왜 세금을 내야 하느냐'라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풍납동 문화재 발굴로 인한 개발 제한' 문제를 설명하며 "풍납동 같은 경우는 국가의 목적이나 정책적인 이유에 의해 결국 주민들한테 모든 피해를 전가하는 형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쉽게 말하면 '정확하진 않지만 여기서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나가라'라고 하는 거다. '강제 수용하면서 예산은 없으니까 나가긴 나가되, 예산이 나올 때마다 집을 한두 채씩 나가게 해주겠다. 집은 수선하지 마라'고 한다"며 "그렇게 '건물은 너희 것이지만 땅은 나라 소유다'라고 하다가 주민들이 집을 사고 나가면 1가구 2주택이라며 양도세를 내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땅은 나라 것인데 거기까지 세금을 주민들이 내야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며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종합 대책을 세우고, 당장 해결할 부분, 장기적으로 해결할 부분을 나눠서 보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재건축 문제 해결'과 '습지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재건축 문제도 핫한 이슈인데, 여기 분들 다 30년 산 사람들이다. 누구나 층간소음 없는 데서, 아침에 주차문제로 이웃 다툼 없이 살고 싶은데 부동산값이 올라서 재건축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걸 조금 막아보자는 게 공통 공약"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지역 특징은 오륜동 밑에 가면 습지가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곳인데, 거길 보존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이전한다. 한예종의 동문과 학생들도 원하는 바라서, 습지를 보호하고자 한다"며 "송파엔 한국체육대학교가 있는데 한예종과 함께 체육과 문화가 같이 공존하는 교육도시로 키워보고 싶은 게 주민들의 열망이다. 그런 것들을 하고 중학교 신설, 교육 문제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할 말 많은' 김웅…"정의는 기둥, 조국 복권되면 공동체 무너져"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친문패권주의와 싸워야 하는 시기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복권되고 저 행위들이 올바른 것이 되면 우리나라는 더는 정의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인 김 후보는 유독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법원에서 조 전 장관의 범죄를 놓고 '법치주의를 후퇴시켰고 국가기능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하더라"며 "대한민국에서 이런 범죄를 저지를 사람은 별로 없다. 인턴활동 예정 증명서 같은 희대의 듣도보도 못한 그런 것들이 동원이 될 정도로, 어떻게 보면 소름 끼치게 치졸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권력 쥔 사람들은 모든 권력, 언론과 문화적 힘을 다 동원해서, 정치권, 장관, 인사권을 다 동원해서 막는 거다. 그리고 처음엔 거짓일 거라고 말하면서 모두 프레임으로 바꾼다.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면서 그게 옳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조국 사태'를 애덤 스미스가 언급한 '이타심'과 '정의'에 빗대 설명했다. 그의 책 '검사내전'에도 나오는 대목이다. 그는 "이타심은 장식품 같아서 없어도 되지만, 정의는 기둥 같은 거라고 한다. 기둥이 무너지면 집이 무너진다.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 사회가 유지되는 건 옳은 것을 추구하고,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존재한다는 공동체의 인식과 책임감 때문이었는데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선거를 이용해서 조 전 장관을 보호하자는 건 결국 패권주의"라며 "'나는 사람을 죽였지만, 남들은 사람을 10명 죽였을 거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그들은) 서로 좋아하고 환호한다. 이건 일종의 정치적인 집단도 아니고, 그야말로 약간 더 거대해진 조직폭력집단"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온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조국 마케팅'에 나선 것에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그 부분은 절대적인 지지층을 결국 뺏어와서 자신들이 국회의원 되고 싶다는 거다. 우리나라 진보 진영의 동족 박멸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과거에 보수가 망한 건 '보수 패권주의자'들이 과거 대통령들의 모습을 보수라고 생각하면서 완전히 망가진 거다. 저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진보'라는 인식이 되는 건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결국 양극 단적인 정말 광신도들만 남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경계했다.
김 후보는 "저는 그분들이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적어도 나라를 생각하고, 어느 층이 됐든지간에 국민이 그 사람을 믿고 지지를 해주면 최소한의 책임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수처도 출발이 정말 좋았다. 국민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했는데 최 전 비서관이 결국 '윤석열 수사처이자 조국 보호처'라고 밝혔다. 그럼 처음에 선의를 가졌던 사람이 혼란을 겪고, 지금 우선은 박수치면서 따라가지만, 나중에는 혐오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검찰총장을 '청장'으로? 무지의 소치인 것인지 노린 건지"
김 후보는 이날 열린민주당이 공약으로 내건 '검찰총장→검찰청장'으로 개편과 논란 중인 언론과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과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해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고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그는 "검찰'총장'이라고 하는 이유는 검사들은 전부 독립관청이기 때문이다. 각 검사를 총괄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검찰총장"이라며 "그런데 청장은 경찰하고 똑같이 단독관청이 아니게 되는 거다. 원래는 차장이 '기소하지 마' 해도 검사가 기소하면 효력이 있다. 하지만 검찰청장이 되면 그 기소는 효력이 사라진다. 그건 뭐냐, 결국 모든 검사를 손에 쥐겠다는 거다. 그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총장이라고 하면 기분이 나쁘니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용어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을 왜 단독관청으로 뒀겠나. 옛날에 위에 있는 사람이 일반 검사에 영향을 미쳐 부정한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랬을 때 그걸 버티고, 소송법적인 효과를 내는 방법으로 단독 관청이 된 것이다. 당장 전에도 나왔던 게 검사장이 반대해도 차장이 기소한 사례가 있지 않나. 최 전 비서관의 주장은 그것을 바꾼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총장과 일부 언론의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선 오히려 "이 사건을 더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고 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김 후보는 '라임사태'와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어떤 유력인사를 대상으로 했다면 개연성이 있어 증거를 잡으려고 한 것일 것"이라며 "그 정도로 뭔가 존재한다는 거다. 라임사건 같은 경우는 수사팀을 꾸려서 해야 한다. 왜 이 사람은 문제를 제기하고, 이런 걸 가지고 가서 협박까지 해 가면서 얻어내려고 할까. 라임 건에 대해서 정말 파고들어서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 관심을 더 키워야 한다고 본다. 세상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품을 팔려고 했던 건가. 우리나라 금융위원회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상품을 팔게 하고 눈을 감았다는 건데, 당시 금감원 국장이 누군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름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열린민주당이 이를 두고 '윤 총장의 최측근이 관여했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을 두고 김 후보는 "저희는 좋다. 저쪽에서 하루나 이틀 이 사건을 키울 것 아닌가. 그걸 어떻게 윤 총장까지 끌고 갈까 궁금하다. 사실 다 끝나고 나면 관련 사실들이 너무 복잡해서 결국 라임 사건만 남을 것 같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 "팬인데 왜 그 당 가셨어요ㅠㅠ"
일각에선 김 후보를 향해 '왜 그 당(미래통합당)에 갔느냐'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의 고향이 전남이고 소신 있는 검사였기 때문에 성향으로 보면 민주당쪽에 가깝지 않느냐는 생각에서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저는 이 정부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일단 우리나라 정당이 이쪽이나 저쪽이나 보수와 진보를 표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정당이 공약으로 성향을 드러내는 건데, 그런 모습은 없었다"며 "진보네 보수네 말하다가 그게 서로 안 맞는 것 같으니까 토착왜구네, 중국이네 이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 제가 봤을 때, 지금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는 건 '친문 패권주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 병폐가 더 심각해질 것 같다"며 "저에 대해 저쪽 진영에서 싫어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갖고 있었던 어떤 이미지에 대한 프레이밍이 잘 먹혀들어 가지 않기 때문"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검사 사직 뒤 바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당연히 순수성 의심과 함게 '정치 검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선거가 치러지는 동안 김 후보를 향한 이런 공격은 이어질 수 있다. 스스로 공격의 빌미를 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김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는 검사시절 MB 정부의 노태우 전 대통령·전두환 씨의 국립묘지 안장 반대와 여당 의원 조사에서 있었던 야당 의원 수사 거부에 대한 일화, 현 정부 들어 검찰개혁을 주장했던 내용을 들며 "항상 야당 편을 들고, 소수의 편을 들었는데 그게 정치검사라고 하면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정치검사라고 하는 건 힘 있고 권력 있는 정권에 부역하는 사람이잖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는 이 정부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여기 들어왔다. 처음 (새로운보수당에) 영입될 때도 유승민 전 대표를 만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들었다"며 "저는 형사사법제도 전문가인데, (공수처)법이 만들어지고 시행되면 진짜 가장 약한 사람부터 피눈물을 흘릴 거다. 그리고 이게 한 5년쯤 지나서 알려질 거다. 왜냐하면, 제일 약한 사람은 당해도 잘 모른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사로 작가로 사회적 목소리를 내기에는 부족한 것일까. 꼭 검사복을 벗고 정치에 입문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권으로부터 '정치 검사'로 공격받을 줄 알면서도 '정치를 하는 이유'가 정말로 궁금했다.
김 후보는 "공무원으로서 일하거나 글을 쓰거나, 이런 것도 있지만 결국 아무리 욕을 얻어먹어도 사회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게 정치라고 본다"며 "당장 사건 하나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형사사법제도의 인권을 높일 수 있는 규정들을 집어넣는 게 효과가 더 클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권력을 잡더라도 더는 권력 기관으로 오만한 짓들, 지금과 전 정부 모두가 한 오만한 짓들을 이제는 할 수 없게 하는 걸 정치라는 열차에 보내고 싶다. 다른 분들은 '나라를 바꾸라'고 하는데, 그건 정치인들의 이야기다. 저는 여기서 실어 보낼 게 더 이상 없고, 내가 만든 것보다 다른 사람이 보낸 게 낫다고 생각하면 정치를 굳이 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미련 없이 떠날 거고 떠나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 김 후보는 다른 후보자들과 달리 선명성이 있지만, 그만큼 정치와 정당이라는 경직된 조직과는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는 검사 시절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치권 또한 정당이라는 조직이 있고, 어떤 조직보다도 수동적인 곳이다. 이런 그가 정당 그것도 보수정당에 어울일 수 있을까.
그는 "저는 조직 문화에 한 번도 젖어 든 적이 없지만, 제가 검찰을 떠났을 때 후배들의 댓글이 660개가 달렸다. 일부 강하게 의사 표현을 한 후배들은 다음 번에 바로 인사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며 "제가 조직문화에 맞춰서 했다면 그 후배들이 그렇게 인정하지 않았을 거다. 지금도 '이 수많은 정치인 중에서 저를 선택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남과 좀 다릅니다. 똑같아지지 않을 겁니다'라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정치판에 들어가면 지역구를 어떻게 하고, 당협 조직을 이렇게 장악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와보니까 그런 것도 아니더라. 알아서 다 해주시는데 굳이 장악(?)할 이유가 없더라"라며 "또 어딜 가면 항상 카메라에 나와야 하니까 무조건 앞자리, VIP 옆에 가서 앉으란 말이 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사이드로 빠진다. 사실 그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갈 배짱도 없다. 제 나름의 전문성이 있으니까, 그런 것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피력할 수 있다. 언론에서도 워낙 관심과 기대를 많이 갖고 있다. 기존 그것(정치인)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지난 2월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하며 "폭풍 속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총선이라는 폭풍 속에서 조금은 '특이한(?)' 그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김 후보의 강력한 경쟁자는 조재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조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실 국정과제비서관과 문재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을 지냈다. 이런 이유로 조 후보자는 '정책전문가'로 불린다.
☞김웅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갑 후보는 누구?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학과 졸업,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0년 제29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베스트셀러인 <검사내전>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2018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으로 있으면서 미래기획·형사정책 단장을 맡았으나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지적하면서 2019년 7월 말 검사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교수직으로 좌천됐다. 2020년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정권의 권력형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검사들을 인사하고,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통과되자 사직서를 내고 지난 2월 새로운보수당에 입당, 통합당으로 합당하면서 송파갑 후보로 국회의원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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