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 5명 이상 추가로 보내면 정의당보다 투표용지 순번 앞서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비례대표 초선인 심기준·제윤경·정은혜 의원 3명을 제명했다. 현역 의원이 없는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시민당)'에 의원 꿔주기를 통해 본격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21대 총선 전 마지막 의원총회를 열어 재적 128명 중 69명이 참석해 이들 의원의 제명을 의결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심기준·제윤경·정은혜 의원에 대해 민주당에서 제명하고 당적을 옮기는 것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 본인을 제외한 전 의원의 찬성으로 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회의원 당원을 제명할 땐 의총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 의결이 필요하다.
이들은 시민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4·15 총선의 정당 선거에서 시민당 투표 기호를 끌어올리고, 선거보조금(5명 이상 현역 의원 있을 시 20억 원 가량)을 지원받기 위해 현역 의원 파견 방법을 모색해왔다. 특히 지역구 의원들과 달리 비례대표 의원들은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제명을 통해야만 의원직을 갖고 당적을 바꿀 수 있다. 이날 의총에서 비례 의원 파견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이 그동안 비판해온 미래통합당의 의원 꿔주기 행태를 똑같이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눈에 볼 때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도 "총선에서 통합당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총에서 지역구 의원 탈당 조치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구체적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아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일부 의원들 간에 권유가 있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불출마 의원 7분 정도가 시민당으로 갈 것 같다"고 했다. 지역구 의원 중에는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이종걸 의원을 포함해 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 등 4명이 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시민당은 총선 정당 투표용지에서 민생당, 미래한국당, 정의당에 이어 네 번째 순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 150조에 따르면 5명 이상의 지역구 의원을 확보한 정당이나 직전 대통령 선거·비례대표 의원 선거 등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기호를 우선 부여받게 된다. 시민당이 투표용지 기호 결정일 전까지 지역구 의원을 5명 이상 확보하게 되면 역시 통일 기호 우선 부여 대상이 돼 총 현역 의원 수로 정의당보다 앞 순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통일 기호 우선 부여 대상이 되면 현역 의원이 총 몇 명인지로 파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시민당을 '형제당', '사돈' 등으로 표현하며 비례대표 선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우희종·최배근 공동대표와 만나 "사돈을 만난 것 같다"며 "민주당은 정당법과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물심양면으로 시민당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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