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모호한 답변 속 "총선서 질 것이라 생각 안 해" 자신감 뿜뿜
[더팩트ㅣ프레스센터=허주열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5일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4·15 총선과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약 60여 명의 언론인과 황 대표 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 1시간 50분가량 진행됐다. 토론자로 나선 패널들의 날카롭고 집요한 질문에 황 대표는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인사말에서 "이번 선거는 이념과 진영에 매몰되어 있는 문재인 정권과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심판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회"라며 "우한 코로나라는 흙먼지가 거치고 나면 문재인 정부가 망쳐놓은 황량한 경제 생태계가 그 몰골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소득주도성장 폐기 및 규제혁신을 통한 '경제 재건' △정부여당을 견제할 강한 야당을 통한 '민주주의 재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외교안보 재건'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브레이크 없는 이념정권의 폭주는 결국 부패와 실패라는 사고로 귀결된다"며 "이번 총선 승리를 통해 위기 극복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고질적 한국병을 고치고 힘차게 재도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 인사말이 끝난 뒤 사회를 맡은 원일희 관훈클럽 감사(SBS 논설위원), 토론자로 나선 이진우 매일경제 산업부장, 신승근 한겨레 논설위원, 태원준 국민일보 부국장, 김미경 서울신문 정책뉴스부장은 총선과 현안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먼저 신 위원은 "통합당 공천이 호남지역 18곳을 제외하고 마무리된 상황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호남 출마 의사를 밝혔는데, 황 대표 반대로 못 나간다는 보도가 있었다"라고 물었다.
이에 황 대표는 "인적자원이 부족했고, 사람들을 더 광범위하게 찾는 노력도 부족했다"면서도 "모든 분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김 전 대표의 호남 출마에 대해 여러 이야기 있었지만, 그분 출신 지역이나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국민이 납득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는 주장이 적지 않아 그런 뜻(호남 출마 반대)을 공관위가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핵심을 비껴간 답변에 원 위원이 재차 "자원이 부족해서 호남 18석을 못 채웠는데, 김 전 대표가 나가겠다고 하면 막을 필요가 없지 않나가 질문의 요지"라고 물었다. 이에 황 대표는 "적합한 공천을 해야 하고 인재들을 적합하게 배치해야 한다"라며 "1회 활용하고 그만둘 분 배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신 위원은 "선뜻 잘 이해가 안 간다. 안 나간다는 사람 내보내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나가겠다는데 (막으니) 억측이 나온다"고 다시 물었다. 이에 황 대표는 "여러 의견을 종합해 결정된 것"이라며 "제가 나가라 말라 할 상황도 아니다. 정리된 것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했다.
통합당의 위성(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 공천과 관련해서도 민감한 질문이 이어졌다. 태 위원은 "한국당 비례대표 40명 명단이 확정됐는데, 한선교 전 대표 체제에서 나온 명단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황 대표가 문제를 지적한 후 명단이 많이 바뀌었다. 이번엔 만족하시나"라고 물었다.
황 대표는 "충분히 논의됐던 (인적) 자원 배치하는 문제에 대한 것으로 그런 측면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준비된 자원을 잘 배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종 확정된 한국당 공천안과 관련해 "친황(친황교안) 일색 비판도 있다"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황 대표는 "통합당에 계파는 없고, 친황도 없다. 앞으로도 계파를 안 만들 것"이라고 부인했다.
황 대표는 다른 정당인 한국당 공천에 관여한 게 과도한 간섭으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매정당 간에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의 논의가 있었다"며 "과도하거나 선을 넘은 논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신 위원이 "(한 전 대표와 원유철 신임 대표가) 당을 옮기고 하루 만에 대표가 되고, 새 공관위원장은 황 대표 특보 출신 인사가 된 뒤 명단이 대폭 교체됐는데 과도한 간섭이 아니라는 걸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재차 물었다.
하지만 황 대표는 "통합당과 한국당은 큰 틀에서 인재풀이 다르지 않다"며 "적재적소 배치에 차이가 있었고, 전혀 생각이 다른 분들이 교체된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나"라는 질문이 나왔지만, 황 대표는 "협의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의가 이뤄졌다"고 되풀이했다.
황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 설립 결정에 대해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 꼼수다"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통합당이 만든 한국당은 정치 도의에 맞는가"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황 대표는 "한국당은 민주당과 야합정당들이 만든 야합 선거법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것이고, 민주당은 국민께 (위성정당을) 안 만든다고 약속하면서 선거법 개정을 밀어붙인 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함께했던 4+1 정당과의 약속도 어겼다. 이게 정치 도의에 맞지 않다. 비례정당을 만든 것 자체가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황 대표는 '홍준표 전 대표 등 탈당·무소속 출마자의 당선 후 당 복귀 여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박 전 대통령의 총선 영향력', '유럽·미국에 대한 입국제한 건의', '통합당의 코로나 대응책' 등에 대한 질문에도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다만 그는 박 전 대통령 석방에 대해선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오랜 기간 수감생활을 하고 있고, 몸도 아픈 걸로 알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 가급적 빠른 시간 내 선처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찬성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체로 애매모호한 답변이 많았지만, 총선과 관련해선 확실한 자신감을 보였다. 황 대표는 총선 목표에 대해 "통합당과 한국당 합쳐서 과반은 얻어야 된다는 생각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4·15일 총선에서 승리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통합당의 전국 선거 지휘와 종로 선거 병행에 대해선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감당하겠다"며 "지금 전 국민이 청와대가 위치한 종로 선거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승리하면 승리 분위기가 서울, 수도권, 중부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가 총선 전투의 선봉에 선 선봉장"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만약 선거에서 진다면 그때도 정치를 지속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이뤄지지 않을 것을 전제로 묻는데, 저는 반드시 총선에서 이길 것이고 그 선두에 제가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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