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가만히 있으라' 사회운동가부터 '유사 역사학자'까지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개문발차한 가운데 참여 정당 대표들의 이력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는 진보 개혁 성향 사회운동가로 민주당이 언급한 '군소정당의 원내진입' 취지에 맞는다는 평가를 받지만, 성추행 전력이 있거나 유사 역사학을 신봉하는 등의 인사가 있어 도마에 올랐다.
지난 18일 플랫폼 정당 '시민을 위하여'는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평화인권당,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비례연합정당 협약을 체결했다. 6개 정당은 '단 하나의 구호, 단 하나의 번호'로 21대 총선 정당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며 "당명은 '더불어시민당'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친문·친조국 성향 '개국본' 출신…더불어민주당의 '픽(pick)'
더불어시민당 참여 정당은 대체로 진보 성향이지만, 그중에서도 '친문·친조국'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시민을 위하여' 공동 대표 우희종·최배근 교수는 지난해 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 집회를 주최했던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로 재임 중인 우 교수는 지난 2008 광우병 사태 당시 진보 진영에서 활동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 교수도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다양한 시사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친정부 성향을 보였다. 그는 지난 2018년 라디오 인터뷰에서 "소득주도성장이 몰매를 맞아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0월 조 전 장관이 퇴임한 후엔 개국본이 주최한 '국민 퇴임식'에 참석해 조 전 장관을 위한 헌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시민을 위하여'는 지난 8일 창당했고 여의도 인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3무 정당'을 표방하며 '무색·무취향·무개입'의 입장을 갖고 있다. 즉, 당 자체의 정치적 견해나 연대방향에 대해 주장하지 않고 '선거연대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시민을 위하여'는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논의하면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플랫폼 정당이다. 당초 민주당은 정치개혁연대와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창당한지 얼마 안 된 정당들이 다수 속한 '시민을 위하여'와 연합을 추진하면서 민중당·녹색당 등은 합류하지 않게 됐다.
◆ 성추행 전력·유사역사학 신봉 이력…'인사 부실 논란'
하지만 일부 인사들은 '검증이 제대로 됐느냐'는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권기재 가자환경당 대표는 미성년자 성추행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권 대표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지난 2013년 사회봉사단체 여성 단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부산지검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 2월 20일에 창당한 가자환경당은 지난 15일 SNS에 '입당시험'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동영상에서 한 중년 남성이 물구나무를 선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자환경당 측은 이를 두고 "즐기면서 정치를 하자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가자!평화인권당'의 이정희 대표는 유사역사학인 '환단고기'를 추종하는 것으로 알려져 도마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16년 한 매체에 낸 기고문에서 "'환단고기'를 아직도 안 읽을 정도로 게으르고 무지한 사람이 이다지도 많단 말인가"라고 했다. 환단고기는 한민족이 과거 유라시아와 바이칼호 일대의 광역을 지배했다는 내용으로 역사학계에서 대표적인 위서로 판단되는 책이다. 이 대표는 또 한 달을 28일로, 1년을 13개월로 계산하는 역법 등 내용이 담긴 '마고력'이라는 책을 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가자!평화인권당'은 지난 2016년 3월 창당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유족들이 참여해 만든 정당으로,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한국유족회, 일제강점하유족회, 일제강제연행 한국생존자협회 등 20여 개 관련 단체들이 모여 창당에 참여했다.
당시 최용상 대표는 2017년 2월 6일 강제동원일제피해일본군위안부인권정당(약칭 일제위안부인권정당)에서 인권정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이정희 대표가 이끄는 평화통일당과 통합해 지금의 '가자!평화인권당'이 됐다.
◆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탄력…갓 출범한 '젊은 정당'
'시대전환'은 안철수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원재 LAB2050 대표와 조정훈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월 23일 창당했고,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진보적 패러다임 아래 실용주의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주로 3040세대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기본소득제를 지지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플랫폼 정당을 추구했고 거대 양당제에서 인물 중심 정치를 벗어나 의제와 정책 등을 강조했지만,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 케이스다. 이들은 당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통합 등 움직임이 있었지만 '시민을 위하여'와 협약을 맺었다.
지난 1월 19일 창당한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대표는 2010년 진보신당 입당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용 대표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SNS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가만히 있으라' 침묵 추모 행진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개헌 논의가 있을 당시 '온국민기본소득운동본부'를 만들고 헌법 내용에 기본소득을 추가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용 대표는 선대위 차원에서 더불어시민당 조건부 참여를 결정했다.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는 정당 대표들은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따라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20일 공관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오는 주말 첫 회의를 가지고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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