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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미래통합당'서 만난 '바른미래' 사람들…승자는 누구

  • 정치 | 2020-03-08 05:00
바른미래당을 떠나 미래통합당 간판으로 출마하는 인사들이 공교롭게도 한 지역구 경선에 맞붙게 됐다. /더팩트 DB·뉴시스·이종철 전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바른미래당을 떠나 미래통합당 간판으로 출마하는 인사들이 공교롭게도 한 지역구 경선에 맞붙게 됐다. /더팩트 DB·뉴시스·이종철 전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동작갑' 장환진-장진영, '강서병' 이종철-김철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을 나와 미래통합당으로 발걸음을 옮긴 당직자 출신 인사들이 지역구 경선에 나서면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총선승리'를 위해 각각 당을 떠나온 과거의 동지들이 본선 티켓을 놓고 경쟁하게 된 상황이다.

당초 자유한국당 출신 지역위원장 등 기존 인사와 경선을 치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박빙의 차로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개혁적' 성향을 띄는 후보들이 오히려 보수진영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강서병에선 안철수계 원외 인사인 김철근 전 국민의당 창준위 공보단장과 이종철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이 맞붙는다.

김 전 단장은 미래통합당 입당 직전까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근거리에서 창당 준비를 도왔다. 바른미래당 대변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이 미래통합당과의 선거 연대 내지 통합을 부인하면서 김 전 대변인은 "문 정권과 여당의 폭정을 막기 위해 입당한다"며 결단을 내렸다.

'안철수계'인사인 김철근 전 국민의당 창준위 공보단장과 장환진 전 연세대 동서문제 연구원 객원교수는 미래통합당 후보로 경선에 나선다. 지난 2월 중앙선관위에 방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뒤에 서 있는 김 전 단장. /남용희 기자
'안철수계'인사인 김철근 전 국민의당 창준위 공보단장과 장환진 전 연세대 동서문제 연구원 객원교수는 미래통합당 후보로 경선에 나선다. 지난 2월 중앙선관위에 방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뒤에 서 있는 김 전 단장. /남용희 기자

이 전 대변인은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으로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그는 김 전 단장의 강서병 도전장을 두고 '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지난 2월 28일 이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저를 따로 불러 결국 두 번이나 면접을 보게 됐다"며 "그 사이 '안철수계'로 불리는 김철근 전 대변인이 제가 뛰고 있는 강서구병과 함께 거론되고 있다. 김철근 전 대변인은 저와 워낙 가까운 사이라 김 전 대변인께서 굳이 강서구 병으로 밀고 들어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전 대변인과 김 전 단장이 공천을 두고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자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일 이 전 대변인은 "제가 앞서 유감이라 한 지점은, 매우 존경하는 김철근 선배님께서 굳이 제가 뛰는 곳에 신청하신 바, 김 선배님 역시도 꼭 되셔야 할 분이라 제가 늘 생각하고 있고 기도하고 있기에 안타까움이 커서"라며 "저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다음날인 2일 통합당 공관위는 두 인사의 강서병 경선을 결정했다. 바른미래당의 '입'이었던 두 사람은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를 시작한다. 이 전 대변인은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지역구 활동을 다져왔다. 총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김 전 단장이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 동작갑에선 바른미래당 당대표 비서실장이었던 장진영 전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과 원내대표 비서실장이었던 장환진 전 연세대 동서문제 연구원 객원교수가 두영택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대표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장 전 대변인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측근이고 장 전 교수는 대표적인 안철수계 인사다. 장 전 교수는 통합당 입당과 동작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4·15 총선의 대의는 '정권심판'"이라며 "오랜 고민 끝에 '중도보수 대통합 열차'에 몸을 싣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전 교수는 미래통합당으로 입당하면서
장 전 교수는 미래통합당으로 입당하면서 "현 정권심판과 동작구 발전이라는 대의를 실현하는데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입당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 전 교수. /뉴시스

장 전 대변인은 지난 2일 입당 및 출마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이 대대적인 세대교체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시대전환 등 미래정치인들과의 교섭을 진두지휘해 마지막 순간까지 왔지만 지도자의 안타까운 실책으로 멈추고 말아야 했다"며 "이제 미래통합당의 국회의원이 되어 동작갑에서부터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부패 카르텔과 용감하게 싸워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각 다른 이유로 당을 떠나 새 터전에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의 경선 결과는 어떻게 될까. 동작갑과 강서병은 모두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보수 진영에선 '험지'로 분류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보수진영에서 개혁적인 후보로 분류될 것"이라면서도 "교통정리가 다소 필요해보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사실 유권자들은 경선 후보자들이 어느 계열이었는지 크게 알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큰 개념으로 본다면 보수 중 '개혁적인 성향'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지역구에 먼저 활동을 하고 있었던 사람과 경선을 하느냐"라고 했다. 두 지역구 모두 기존 자유한국당 출신 당협위원장과 경선을 치르지는 않는다. 다만 동작갑 경선에 나선 두영택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대표가 강성 보수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소장은 "당의 경선 룰이 어떻게 되는지도 봐야 한다"며 "예를 들어 당원이 아닌 일반인들만 경선을 하는 지역이 있다. 당원 50%, 국민경선 50% 방식보다 전체 국민경선 방식으로 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홍 소장은 한 지역구에서 모두 개혁적인 후보가 경선에 나오는 것을 두고 "공관위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 지역에서 보수 세력의 표와 진보 세력의 표가 있다. 나중에 본선에서 개혁적 성향의 후보들만 나갔다가 보수 세력의 표가 분산돼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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