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결정에 잇단 반발…재심 청구, 무소속 출마 예고 줄이어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 심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탈락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한 공개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인사는 무소속 출마 강행 의사를 밝혔다.
통합당 비례대표 초선이자, 최고위원인 김순례 의원은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5·18 폄하 논란을 이유로 컷오프(공천배제)되자 공개적으로 공관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은 우리 보수우파에게 달려있다는 신념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다"며 "공관위의 저에 대한 컷오프 결정은 혁신을 빙자한 희생 수단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대여투쟁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개인에게 전가한다면 당의 존재는 무엇인가. 누가 당에 충성하고, 누가 투쟁에 앞장서겠는가"라며 "이게 야당의 가치 덕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세간에는 최근 공관위의 납득하기 어려운 공천과 관련해 당내에서 사라진 특정 계파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며 "불공정·특혜 시비도 잇따르고 있고, 중도보수대통합에 관여한 외부 인사들이 마치 성골·진골인 것 마냥 행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김 의원은 중도보수통합에 참여하지 않은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의 통합신당인 자유공화당(가칭) 합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3일 "김 의원이 통합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어 상당히 힘드실 것"이라며 "뜻은 같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컷오프된 민경욱 통합당 의원은 공천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고 지난 2일 재심을 청구했다. 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공관위에 경선을 요구하는 재심 청구서를 제출했다"며 "경선을 간곡히 요청했고, 민현주 전 의원이 원외인 점을 고려해 50%의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달 28일 민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에 민 전 의원을 단수 추천했다.
컷오프된 윤상현 의원(인천 미추홀을)은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윤 의원은 "통합당이 미추홀을에 안상수 전 시장을 공천했다"며 "윤상현을 희생양으로 삼아 선거를 치르겠다는 선거 공학적 이유로 공천배제했다. 미래도 없고 통합도 없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추홀 주민만 믿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며 "저를 사랑하고 믿어주는 미추홀 주민을 위해 꼭 이기겠다"고 마이웨이를 예고했다.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준비하다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로 경남 양산을로 방향을 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컷오프 위기 속 마이웨이를 예고했다. 지난달 20일 양산을 공천 면접을 받은 홍 전 대표는 공관위로부터 수도권 출마 혹은 불출마를 종용받았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양산을 출마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공관위는 양산을 추가 공천 신청자를 모집해 사실상 컷오프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고향에 이어 양산을에서도 컷오프당할 남은 선택지는 '정계 은퇴' 혹은 무소속 출마만 남아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 전 대표는 공관위 결과를 보고 향후 행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관위로부터 험지 출마를 요청받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고향 경남 산청·산청·거창·합천 지역구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당 일각에선 김형오 공관위원장 사퇴 주장까지 나왔다. 통합당 원외 예비후보 20여 명으로 구성된 부당공천 반대모임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는 재심을 의뢰한 지역에 대해서 다시 정밀 검토해 부적격자는 즉각 공천을 철회하고, 부당한 공천으로 분열을 야기하는 김 공관위원장도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역 기반을 다지고, 당에 기여한 공로를 공천에 반영 △전략공천을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국민공천배심원단 운영 △통합과정에서 논의된 공천 지분을 폐기하고 공정 경선 실시 △정치발전을 위한 '낙하산 방지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한 예비후보는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할 이들이 상당수 있다"라며 "이들이 일방적 공천 결과에 반발해 출마를 강행할 경우 통합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지역에서도 당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합당의 청년 정치인들은 공관위가 경기 수원정·광명을·의왕과천 등 수도권 8곳을 '청년 벨트'로 지정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임종훈 전 수원정 당협위원장 등 전직 청년 당협위원장 6명은 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공천 신청자들과 경선도 거치지 않고 퓨처 메이커들이 어떤 절차로 바로 공천을 받게 되는지 모르겠다"며 "청년 벨트 지정을 즉각 철회하고, 퓨처 메이커 선정 절차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공관위는 청년 벨트에 45세 미만 청년 공천자 16명을 퓨처 메이커 그룹으로 선정해 공천을 경쟁하도록 했다. 이에 청년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연고도 없는 험지에 총알받이로 내보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아직 공천 결과가 다 발표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추가로 발표되는 지역에서도 탈락자한 이들의 반발과 새로운 길 모색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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