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열·김중로·이동섭·임재훈, 통합당서 '의원 배지' 재도전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정계 재편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정치적 지향점이 달랐던 정당으로 이동하는 인사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옛 국민의당계 바른미래당 출신들이 대거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으로 옮겨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철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적하는 의원들의 수장 격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통합당의 정치적 가치, 철학과는 결이 다른 정치를 해왔다. 대표적 예로 준연동형 선거법 개정,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로 귀결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안 대표와 손 전 대표를 따랐던 현역 의원들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마이웨이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장 먼저 손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이찬열 의원(3선, 경기 수원갑)이 지난 4일 바른미래당 탈당 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 경기도의원으로 선출직 정치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7년 손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할 때 같이 당적을 옮겼고, 민주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 의원은 2016년 10월 손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하자 함께 탈당했고, 이듬해 2월 함께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에서 활동하다, 정치적 출발지였던 곳으로 돌아와 통합당 간판으로 4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손 전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됐던 임재훈 의원(비례)은 지난 24일 통합당에 입당했다. 임 의원은 이날 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부족하고 허물 많은 사람을 환대해줘서 감사하다"며 "분골쇄신하고, 열심히 해 반드시 승리하고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당초 이번 총선에서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경기 안양 동안을 출마를 준비해 왔으나, 통합당에 합류하면서 인접 지역구인 안양 동안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지역은 6선의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7선에 도전하는 지역구다.
임 의원은 "반문연대를 위해 고심 끝에 통합당에 입당했다"며 "일부 의원, 당직자들은 제가 불편할 수도 있다.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한국당의 반대편에서) 활동하기도 했는데, 반문연대 기치 아에 과거를 뒤로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대의를 보고 입당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중로·이동섭 의원(비례)은 각각 지난 20일과 24일 통합당에 입당했다. 김 의원은 2012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만든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활동하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세종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스스로 '안철수의 호위무사'를 자처할 정도로 안 대표의 최측근 인사였지만, 총선을 앞두고 본인의 길을 걷기도 했다. 이 의원은 "오랜 고민 끝에 통합당에 합류한 이유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기 위해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 통합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당적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서울 노원을에 출마할 예정이다.
추가 이탈자도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안철수계 의원은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권은희 의원, 김수민·김삼화·신용현·이태규 의원(비례) 등 5명만 남았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기기 위해 의사를 타진하는 인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당을 옮기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해 간 것으로 보인다"며 "바른미래당이나 국민의당에 남아있을 때의 총선 전망과 본인 입지를 고려해서 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이어 "이들은 유력 대권주자나, 지역구 출마 시 당선이 확실시되는 유력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의 유불리를 판단해서 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며 "다만 안 대표 입장에선 현역 의원이 많이 빠져서 기세가 좀 꺾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통합당에 합류한 미래를향한전진4.0 대표 이언주 의원,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정병국·하태경·지상욱·정운천 의원 등도 모두 바른미래당에 몸담았다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행을 택했다.
정치적 지향점이 달라 통합당과 다른 길을 걸어왔던 바른미래당 출신 인사들이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으로 속속 합류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명분과 '한 번 더 의원 배지를 달겠다'는 실리 모두를 충족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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