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강요당한 '황당한 하루'"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래통합당 후보로 4·15 총선에 출마하는 게 어려워 보인다. 고향 밀양 출마를 준비하다, 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 양산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양산도 안 된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 신청 당시부터 평당원으로서 공천을 신청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며 "당에서 고향 밀양이 안 된다고 하면서 험지 출마를 요구해 지난 총선, 대선, 지선에서 3연패 한 지역으로 경남 험지인 양산을 지역으로 지역구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 고향에서 공천배제(컷오프)당하고 이번이 두 번째 당 요구대로 험지 출마를 했다"며 "그러자 바로 김형오 공관위위원장께서 고향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뒤처리를 깔끔히 하라고 해서 그 말씀대로 실행도 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홍 전 대표의 공천 면접이 끝난 뒤 상황이 급변했다.
홍 전 대표는 "느닷없이 공관위원인 최모 교수를 시켜 또다시 서울 강북 출마를 요구하면서 강북출마냐 불출마냐 선택하라고 했다"며 "그래서 저는 두 번 컷오프 당하면 정계은퇴냐 아니면 무소속 출마냐 선택밖에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공천 면접을 마친 홍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공관위원들이 수도권 출마를 요구했는데, 너무 늦었다"며 "수도권에서 20년 이상 했다. 내 역할은 거기까지다. 이번에는 양산에 가서 PK(부산·경남) 지역을 막겠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미 밀양에서 컷오프 당했다. 양산에서 당하면 두 번째"라며 "두 번이나 당할 이유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만약 또다시 컷오프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전 대표가 이같은 견해를 밝힌 후 공관위 측이 재차 강북 출마를 요청한 것은 '양산을 공천을 줄 수 없다'는 방침이 확고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홍 전 대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황교안 대표와의 만남도 취소당하고 이미 끝난 강북출마를 또다시 강요당하고 참 황당한 하루였다"며 "황 대표처럼 전략공천을 바라지도 않는다. 양산 예비후보들과 국민경선이라도 결정해주면 평당원의 입장에서 흔쾌히 받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21일 밀양으로 내려가 일단 당의 결정을 기다릴 방침이다. 사실상 정계 은퇴와 무소속 양산 출마 기로에 선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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