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진입보단 탈북민들 하나되는 게 목표"
[더팩트ㅣ여의도=박재우 기자]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탈북민들로 구성된 '남북통일당' 창당발기인대회가 열렸다. 창당이 완료되면 남북통일당은 역사상 첫 탈북민이 주도하는 정당이 된다.
남북통일당은 현실적으로 이번 4·15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도 창당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대한민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민은 3만5000여 명이다. 이들 중 여성이 80%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주택에서 한성옥 모자가 아사한 채 발견된 비극을 지켜본 탈북민 여성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들은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이 사건과 지난해 11월 '북한선원 판문점 북송 사건'을 언급하면서 남북통일당을 통해 탈북민 지원과 이해하기 어려운 북송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장 소장은 <더팩트>와 만나 현실적인 목표에 대해 "우리가 총선에서 꼭 비례대표나 원내에 진출한다는 원대한 목표보다는 이번에 탈북민들이 하나가 돼 통일을 준비하고 한 지붕 아래 같이 단결해서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사실 탈북민의 정계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탈북민 첫 국회의원은 지난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은 조명철 전 의원이다. 최근에는 미래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이 지성호 북한인권단체 나우 대표를 영입했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지역구 출마를 발표했다.
태 전 공사는 남북통일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조건이 성숙해진 다음에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여러분들이 발기인대회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회가 들었다"며 "앞으로 창당이 되면 많은 탈북민 올 것이고, 더 많은 북한 국민들이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으로 찾아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남북통일당이 나오면 저와 여러분들이 당은 다르지만 뜻이 같은 부분은 협의하고, 다른 부분은 경쟁하자"면서 "한반도 통일을 이룩하고 하루 빨리 고향에 가보리라는 사명감으로 끝까지 함께할 것"라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뿐 아니라 북한인권 운동가 김태훈 변호사, 정성산 NK문화재단 이사장 등 여러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인사말을 통해 '주사파를 때려잡자', '문재인 정부의 폭주', '자유진영의 단일대오' 등 정치적인 색을 드러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선 당명에 대해 자유노동당, 통일준비당, 가자통일당, 자유민주당 등 여러 당명이 추천됐지만, 온라인 투표에서 남북통일당이 가장 많은 득표를 얻었다. 약칭은 '남통당'으로 부르기로 했다.
한편 이날 발기인대회에선 당명과 창당발기문을 채택하고, 대표자 등 임원을 선출한 뒤 본격적인 창당준비에 돌입했다. 공동대표에는 안찬일·김성민·김흥광·강철환 발기인 5명을 추대했고, 김주일 발기인을 사무총장으로 위임했다.
남북통일당은 5개 시도당 발기인 대회를 진행하고 다음달 10일까지 5000명이 넘는 당원을 모아 중앙선관위에 등록할 예정이다. 이후 창당대회를 열게 되면 창당 절차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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