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논의 급물살 타나…"혁통위 성격 역할 합의돼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한국당이 '혁통위 통합 6대원칙'을 발표한 가운데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위한) 공식 대화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13일 하 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최고위원회가 합의한 내용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으로서 보수 재건 혁신통합으로의 한걸음 전진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당이 흔들리지 않고 보수 재건 6원칙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양당간의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하 대표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이하 혁통위)에 대해 "혁신적인 보수통합의 촉매역할을 하는 자문기구라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지 혁통위의 성격과 역할에 대해서 뚜렷이 정해진 바는 없다. 향후 혁통위의 성격과 역할에 대한 합의가 새보수당과 이뤄진다면 우리 당에서 나가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이 내건 '혁통위 통합 6대원칙'에 새보수당이 제안했던 '보수재건 3원칙'이 포함되면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하 대표는 다만 이에 대해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예의주시하겠다고 한 건 아직까지 미지근하기 때문"이라며 "한국당 내에 혁신통합 반대 세력을 의식하는 것 아닌가 해서 그런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어 '당대당 통합의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도 동의했느냐'는 물음에 "그 공식적 대화를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이다. 유 위원장도 우리 당 사람"이라고 밝혔다.
새보수당 측은 미래를 향한 전진(이언주 새당) 등이 참여하고 있는 혁통위와 관련해 "저희가 생각하는 혁통위는 구속력이 없는, 우리가 참고할만한 제안을 주는 일종의 자문기구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제 그쪽에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합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 대표는 "혁신통합 대상은 한국당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혁통위는 자문기구기 때문에 의견 교환을 하러 가는 곳이다. 여기서는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시민단체가 우리 통합 대상은 아니지 않나"라며 "혁통위에 참여하는 여러 대상이 다 통합대상인 건 아니다. 우리는 한국당하고만 한다. 그래서 '양당 간의 대화'라고 하는 것"이라고 분명히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늘 열리기로 예정됐던 혁통위 첫 회의에 새보수당은 불참할 예정이다. 하 대표는 "성격과 역할을 확인하면 되는지 안 되는지 보겠다"며 합의를 요구한 상태다. 그는 이날 거듭 "(혁통위가)법적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구속력이 없다"며 "의견 교환하는 상호 소통 정도 아닌가, 그렇게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하 대표는 또한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안(전 대표)쪽은 누차 이야기했지만 야당의 길을 갈 건가, 중간 당, 제3당의 길을 갈 건가 이것이 분명해야 한다"며 "제 3당으로 가자고 하면 기득권, 여당·야당을 다 심판하는 거다. 야당의 길은 집권여당을 심판하는 거다. 안철수 세력의 입장이 전제돼야 하고, 그게 돼면 당이 될지, 뭐가 될지 말하기 어렵다. 그쪽 입장이 나오면 생각할 수 있다"고만 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13일) 사실상 3원칙을 수용하기 전까지 단일한 공식 대화 통로는 없었다"며 "공식 대화는 3원칙이 사실상 수용됐기 때문에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혁통위에 대한 권한이 규정되는대로 통합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보수당 내에서도 일부 이견이 포착되고 있어 협상 논의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이날 발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떻게 창당한 지 1주일이 갓 지났는데, 이런 협의를 진행할 수 있나"라며 "이 진행상황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기를 들었다.
이어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가역적인 명문화를 통해 일을 추진해도 못미더운 판에 구체적 표현 없는 말의 향연으로 일을 진행할 수는 없다"며 "이런 산술적인 합을 가정한 통합을 해봐야 산술적인 합보다도 효과가 없을 것이 자명하다"고 꼬집었다.
유 위원장도 앞서 열린 새보수당 대표단 회의에서 "새보수당은 보수가 제대로 거듭나고 재건되는 모습을 저희 손으로 만들기 위해 창당한 것"이라며 "한국당에 팔아먹거나 통합하기 위해 당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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