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투트랙으로 해소해야...협치 내각 구성 진지하게 건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배임 의혹이 있는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택지개발 사업 관계자들로부터 시세차익 일부를 사례금으로 받았다는 주장에 "인격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감사원이 특정 업체의 배임 의혹을 제기하고 검찰이 수사 중인 화성-동탄 택지 개발 건을 언급하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동탄 택지 거래 건은 화성시도시공사가 동탄 지역의 아파트 택지를 팔 때 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는 의혹이다. 화성시 산하기관인 화성도시공사는 동탄 지역의 아파트 부지를 LH로부터 약 3000억원을 들여 두 곳 매입을 했고 그 중 한 지역의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곳이 화성미래컨소시엄((주)남상, 화성도시공사, 투자신탁, 저축은행 등 6개사 참여)인데 이 컨소시엄 업체는 아파트 사업과 무관한 데다 모집 공모 과정도 투명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김 의원은 "후보자는 채인석 전 화성시장의 지방선거 지원유세도 했고 현 시장은 정 후보자의 정치특보를 한 사람"이라며 "채 전 시장이 재임당시 화성도시공사 사장으로부터 동탄택지개발지구에서 두 개의 택지를 수의계약으로 공급받는다. 인근 택지 경쟁률은 209대 1의 경쟁률이었다"며 "문제의 화성미래 컨소시엄은 14개 조항을 수정 삭제해서 사업자로 선정된다. (컨소시엄) 대주주가 주식회사 남상인데 오너는 후보와 오랜 인연이 있는 신장용 씨(전직 국회의원)"라고 했다. "이들은 시세차익을 남기고 신장용 전 의원의 형이 명목상 대표로 있는 신성디엔씨에 넘겼다"며 "감사원은 심각한 배임죄로 보고 지난해 3월에 배임죄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신장용은 정 후보 대선캠프에서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은 사람으로 대외적으로 10년 인연"이라며 "후보자는 화성시 개발현장에 직접 시찰도 가고 의장 신분으로 평일에 브리핑에도 참석했다"며 정 후보자와의 각별한 인연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장용 씨가 시세 차익을 수십 억 남기고 토지를 공여받는 과정에서 그 차익의 일부가 정 후보자에게 사례금으로 흘러가지 않았나하고 주장하는 시민단체 분도 계신다"며 "신장용과 정 후보자의 특별한 관계로 많은 분들이 이 과정에 분명히 정 후보자의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화성시가 정세균 왕국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참 기가 막힌 말씀을 듣는다"라며 "제가 아무리 후보자이지만 이건 인격 모독"이라며 발끈했다.
그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만한 아무련 의심이 없다"며 "물론 제가 채 전 시장도 잘 알고 화성에 간 적도 있고 신장용 시장도 잘 안다. 그렇지만 만약 김 의원 말대로 이런 데 관여하고 제가 돈을 받았으면서 정치했으면 제가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나"라며 "24년 정치했는데 이런 모욕적인 말씀은 처음 듣는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 30~40명 될 것"이라며 "제가 아는 사람이 실수했으면 제가 잘못한 건가"라고 되물었다.
정 후보자는 "제 직계존비속이 관련된 문제나 일가 친척 문제도 아니고 정치를 하면서 함께 했던 분들을 이런 식으로 엮으면 어떻게 하나"라며 "이런 의혹을 하려면 최소한 내사가 이뤄졌다든지 아니면 고발이 있었다든지 뭔가 근거를 갖고 해야지 밑도 끝도 없이 이런 의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하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고 했다.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민주당 의원들도 '대구시에서 게이트 터지면 김 의원이 책임지나'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이 제시한 관계도를 두고 "평소에 인간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로 그림을 무슨 조직도처럼 해놓으면 어떻게 하나. 무슨 범죄 조직도인가. 심각한 문제"라며 "이렇게 의혹을 제기하고 그냥 지나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과학소설 쓰듯 하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같은 당 신동근 의원도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마치 후보자를 범죄자로 매도하는 건 면책특권 넘어서는 행위"라고 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평소 지론이라고 밝혀온 개헌의 방향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개헌에 대한 관심도 많아 여러 생각을 많이 했지만 결국 총리의 생각이 중요한 것 같지 않다. 결국 개헌은 여러 정파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개헌이 추진되지 않는다"라며 "(현재 개헌 관련) 많은 내용이 연구되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각 정파가 어떤 개헌을 할지 합의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개헌을 결심하고 나와있는 안들에서 지혜롭게 합의점을 만들면 그게 바로 개헌안이라 생각"이라고 했다.
21대 총선 이후 협치내각 구성 건의에 대해선 "제가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협치내각 구성을 적극적으로 대통령께 말하면 아마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전혀 가능성 없는 걸 제안할 순 없는 게 아니냐"며 "정말 진지하게 협치내각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권력구조를 개편한다면 의원내각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는가'라는 질의에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한다. 의원내각제는 국민 수용성이 없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지방분권도 꼭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에 대해선 "(문희상 의장이 발의한 1+1+알파 안은) 아마 소위 피해자, 이해관계자들의 수용성이 문제가 돼 그런(반대) 것 같다. 일본과의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소위 말하는 역사문제와 과거사 영토 문제, 또 현안과 경제협력을 비롯한 다른 문제는 별도로 해서 투트랙으로 지혜롭게 가는 게 옳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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