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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현역' 빠진 보수 원로 중심 '국민통합연대'…통합 물꼬 틀까

  • 정치 | 2019-12-25 00:00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보수 통합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중구=이덕인 기자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보수 통합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중구=이덕인 기자

외곽 목소리 내도 '현역 의지' 중요해…지지율 하락 시 분열 가능성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원외 비박·친이 원로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국민통합연대'를 출범시키고 '보수 대통합'을 촉구하는 가운데 총선 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현역 의원들과 당 지도부가 통합의 주축이 될 수밖에 없어 원외의 목소리를 듣고 당 운영에 반영할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나온다. 최근 선거법과 공수처법 논의가 국회에서 긴박하게 이뤄지고 있어 향후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23일 재야 시민단체 '국민통합연대'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분열과 갈등으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면서 "무능하고 오만하고 정의와 공정을 팽개친, 기만에 가득 찬 정권을 끝장내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모든 일을 혁명적으로 전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력이 다한 정치판을 객토(토질 개량을 위해 다른 곳 흙을 옮겨오는 일)하여 완전히 판을 갈고 체제 변화에 눈에 먼 오만방자한 현 정권에 사망을 선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창립대회엔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이재오 상임고문, 주호영·권성동·김성태·장제원 의원, 김효재·정해걸·전재희 전 의원 등이 자리했다. 국민통합연대의 공동대표는 총 5명으로,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김진홍 목사, 최병국 변호사, 권영빈 전 중앙일보 사장, 이문열 작가 등이 맡았다. 이외에도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경한 전 법무부장관,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원로자문단으로 나섰다.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전광훈 목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이덕인 기자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전광훈 목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이덕인 기자

이날 축사엔 극우 인사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 목사는 "하루는 기도하는데 어느날 하나님의, 성령의 충동을 받게 됐다. 대한민국이 망한다고"라는 등 발언을 했다. 그러자 청중 일부에서 "악담을 그만해야 한다. 종교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전 목사는 이어 "일개 목사가 기도하다 받는 충동을 현실이라고 하기에 신비주의에 가까우니 제가 확인하기 시작했다"며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물어보니 '목사님 그건 틀림없는 맞는 말'(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통합연대 창립위원장과 중앙집행위원장 자리를 맡게 된 이 상임고문은 이날 "오늘 국민통합연대를 만들어서 다시 우파진영이 정권을 찾아와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보수들이 좀 단합되고 정돈되고 품격도 갖춰야 한다"며 "국민들이 볼 때 '아 진짜 보수가 나라를 제대로 건질 수 있구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런 모임을 국민들의 투쟁 열기를 모아서 정말로 자유 우파가 나라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지 기반을 확장해가도록 하기 위해선 보수 통합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름도 '국민통합연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상임고문은 국민통합연대의 창당 등과 관련해 "무슨 정당을 만들거나 정당화하거나 그렇게 하진 않는다"며 "국민통합연대에 들어온 분 중에 개인적으로 의원인 분도 있지만 (목적은) 이 나라 보수의 안정된 기반을 만드는 것, 이 나라를 좌파에서 우파정권으로 되찾아 나라의 판을 새로 짜는 것이다. 여의도 정치가 지력을 다 했으니 객토해서 나라의 새판을 짜는 모임으로 국민통합연대가 자리잡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진영 원로들이 공식적인 보수 대통합 기구를 만들어 목소리를 내면서 총선 전 보수 대통합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이재오 창립준비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덕인 기자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이재오 창립준비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덕인 기자

이날 창립대회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민통합연대가) 보수의 종손인 자유한국당의 우군인 것"이라며 "현실 정치나 정치 결사체가 아니고 보수가 분열돼 있으니 반문재인 전선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주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참석 이유로 "보수 통합에 대한 필요가 있다는 충견과 이재오 상임고문과의 친분 때문"이라며 "(국민통합연대가) 보수 전체의 통합을 아우르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당 의원은 또한 "통합의 취지에 찬성하고 외곽에 계신 원로들, 특히 이문열 작가 같은 분들은 보수 진영에서 직접적인 정치는 안 했지만 굉장히 (역할을 했다). 그런 분들이 통합에 대한 당위성이라던지 이런 것들을 말해주면 저희가 좋다"고도 했다.

다만 최근 국회 내 패스트트랙 정국이 이어지면서 통합 논의가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제일 중요한 건 현역 의원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역 의원 또는 강력한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사람,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목소리를 냄에도 불구하고 당이 계속 일방적으로 간다면 16년 총선에서 보여준 분열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평론가는 "지금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단합해도 모자랄 판에 분열한다면 선거에서 필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차후 정당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드는 순간 (의원들의 움직임이) 당 지도부를 향한 성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핵심은 지지율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로 보다는 실제 수도권 중심의 핵심 당사자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아주 만약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복귀와 중도 정당 창당속도가 나기 시작하면 말 그대로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한국당은 굉장히 어려운 선거를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국민통합연대의 목소리가 한국당에 전해지고, 한국당 내 변화와 외연확장을 위한 움직임이 보수 통합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긴박하게 전개되는 패스트트랙 정국을 지나 국회 의사일정이 정리된 후에야 본격적인 관련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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