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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새 얼굴] '정치인 2세' 권성주 "쪽팔릴 정치는 안 한다"

  • 정치 | 2019-12-16 05:00
권성주 바른미래당 변혁 부산시당 창당 단장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 부산 수영구 출마와 관련해
권성주 바른미래당 변혁 부산시당 창당 단장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 부산 수영구 출마와 관련해 "차원이 다른 정치를 보여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의도=이선화 기자

2020년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은 4년마다 '정치 토박이'들을 교체했다. 20대 총선에선 44.0%, 19대 49.3%, 18대 44.8%가 초선 의원으로 물갈이됐다. 오는 21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키려는 의원과 이에 도전장을 던진 신인 정치인들의 경쟁은 앞으로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더팩트>도 이에 발맞춰 '21대 총선 새 얼굴' 시리즈를 통해 세대교체의 신진 주역들을 미리 알아본다. <편집자 주>

학자·경영인, 그리고 정치인의 길…"학문과 현장의 균형 중요해"

[더팩트|여의도=문혜현 기자] "부산 수영구의 상징마크가 광안대교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광안대교가 생기고 나서 수영구가 몰락했다. 부산 남구와 해운대구를 연결하는 다리가 생겨 수영구를 패싱하면서 유동인구가 줄었다. 또한 광안대교를 지탱하는 기둥들이 방파제처럼 물을 막아서 해수욕장의 파도가 줄고, 해류 순환이 어려워졌다. 수영강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돌지 않아 바다에 녹조가 생기기도 했다. 아름다운 광안대교가 있는 광안리는 언제부턴가 그저 다리를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곳이 됐다. 이곳을 복합 문화·녹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광안 비치 파크' 구상을 설명하는 권성주(40) 변화와 혁신(이하 변혁) 신당창당 부산기획단장의 눈이 반짝였다. 부산 수영구에서 나고 자란 권 단장은 지역의 대표 장소인 광안리를 소개하며, 발전을 위한 구체적 계획도 밝혔다. 골목 구석구석 안 가본 데가 없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인 권철현 전 국회의원(15,16,17대 부산 사상갑)의 대를 이어 정치를 시작한 2017년부터는 맨땅에 헤딩하듯 다시 수영구 곳곳을 부지런히 다녔다.

권 단장은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변혁 창당에 일조하고 있다. 신당은 지난 12일 새 당명을 '새로운보수당'으로 정했다. 그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21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짧은 정치 인생에서 당명이 두 번이나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더팩트>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21대 총선의 새 얼굴 같지 않은 새 얼굴, 권 단장과 만나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누며 왜 탈당을 하고 신당 창당에 뛰어들었는지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권 단장은 지난 7월 단식 이후
권 단장은 지난 7월 단식 이후 "체력은 다 돌아왔지만, 백내장 판정을 받아 수술을 받아야 한다"라며 백내장 판정을 받은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권 단장은 바른정당 대변인, 바른미래당 대변인을 역임한 뒤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을 지냈다. 지난 7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이후 당 내홍을 정돈하고자 권 단장은 단식을 감행했다. 11일 간의 단식에도 권 단장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몸싸움으로 번진 갈등 속에서 쓰러졌다.

단식 후 4개 월여가 지난 지금, 권 단장의 건강상태는 어떨까. 그는 "7월 22일에 단식을 마치고 체력이 돌아오기까지는 실제로 두 달 반이 걸렸다. 체력은 다 돌아왔고, 좋지 않던 머리가 더 나빠진 것 같긴 하다"며 웃었다.

다만 그는 단식 후 한쪽 눈에 백내장 판정을 받아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권 단장은 "백내장이 100% 단식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한쪽 눈에 백내장에 오면 그건 외상형이라고 하더라. 단순히 노안 때문에 자연스럽게 백내장이 오는 거면 양쪽이 같이 온다. 저는 그 전까지 눈이 좋았다"며 "갑자기 (백내장이) 온 거라서 정말 안타까웠는데 아직 수술을 못 하고 있다. 이건 수술을 하고 싶을 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문의가 보고 '해도 되겠다'고 판단해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1대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권 단장은 "처음에 백내장 판정을 받았을 때 정말 속상했다. 지금 이런 걸로 (걱정)할 때가 아닌데"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쪽 눈은 하얗게 보이고 한쪽 눈은 잘 보인다. 이 와중에 수술을 하면 한쪽 눈을 덮고나닌다거나 그렇게 된다. 나름 적응을 해서, 이대로 (총선까지) 버틸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탈당' 후…돈 주고 못 살 경험

권 단장은 지난 4일 바른미래당을 완전히 탈당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창당 발기인대회를 앞둔 시점이었다. 변혁은 지난 8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작업에 들어갔다.

권 단장은 "그동안 개혁보수를 당당하게 외치고 싶다는 갈증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며 "기존 바른정당 소속 사람들이 그동안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었다는 불만이 있었다. 비록 더 왜소해지고, 더 어려운 환경이 됐지만 그래도 이제 다시 개혁보수라는 걸 마음껏 떳떳하게 주창할수 있다는 것에 대한 해방감이 있다. 그리고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느낌이 든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 단장은
권 단장은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을 만들고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민주정당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돈 주고 못 살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7월 22일 권 단장이 단식 11일째 손학규 대표와 실랑이를 벌이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던 당시. /문혜현 기자

다만 바른미래당의 분열과 분당의 목격자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 단장은 "바른정당을 만들고, 바른미래당을 만들고, 바른미래당을 깨고 나오는 과정까지 다 같이 했다"며 "그 과정에서 '이야, 정말 민주정당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돈 주고 못 살 경험을 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제 이름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한 게 바른정당 때부터라 아직 3년이 안 됐다. 두 번째 당을 바꾸게 되는데,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라며 "인지도 높고, 조직력 좋고, 돈 많은 정당에서 출마하면 좋다. (하지만) 이제 겨우 이름을 알렸더니 또 바뀐다. 바른정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바뀔 때도 그랬다. '아 이제 바른정당을 사람들이 좀 알아준다'고 했는데 또 바뀐다"고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권 단장이 신당창당행을 선택한 것은 '소신' 때문이다. 그는 "정말 우리가 만든 바른미래당으로 출마하고 싶었지만 맞지 않는 옷으로, 이름 한 번 알려보겠다고 당에서 돈 받아서 출마한다? 그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강조했다.이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정치, 왜 정치하는지에 대해서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고 같이 정치하고 싶은 사람들이랑 떳떳하게 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아쉽지만, 당당하니까 괜찮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치는 쪽팔리면 끝이다'가 캐치프레이즈로 통할 만큼 권 단장은 당당한 정치를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권 단장은
'정치는 쪽팔리면 끝이다'가 캐치프레이즈로 통할 만큼 권 단장은 당당한 정치를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권 단장은 "정치를 안 할지언정 쪽팔리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선화 기자

◆'정치는 쪽팔리면 끝'…"스스로 거는 '주문' 같은 말"

40세 젊은 나이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 기업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한 권 단장은 '정치는 쪽팔리면('부끄러워 체면이 깎이다'의 속어) 끝이다'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는 "사람들이 (이 말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정치가 너무 몰염치하다. '쪽팔림'을 감수하면서라도 자기 이익을 챙기는 정치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있다"며 "정치를 안 할지언정 쪽팔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계속 쓰면서 스스로 주문을 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단장은 대변인 시절부터 언변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정보 과잉 시대지 않나. 줄줄 글만 쓰면 안 된다"며 "글 쓸때 따옴표를 붙이는 습관이 있다. 그중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사람들이 봐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정치인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 아무리 좋은 걸 해도 사람들이 선택해주지 않으면 그저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나란 사람이 이걸 하고 있다'고 계속 잘 외치는 게 중요하다"며 "가능하면 모든 활동들을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이 보기 좋게 상품화시키려고 한다. 또 기왕이면 '어? 재밌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고 본다. 논평도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많은 논평이 쏟아진다. 그걸 줄줄이 쓰기보단 접속사를 최대한 줄이고 단문 중심으로 쓰는 노력을 했다. 학교에 있었다면 말이 더 길어졌을 것"이라며 웃었다.

권 단장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서 "정치를 하기 위해 기업과 학교 일을 해왔던 거라 생각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반대로 말하면 학문과 현장의 균형"이라며 "너무 현장 정치만 있으면 깊이가 없고, 학문적으로 이론적으로만 가면 파이팅이 없고 현장을 모른다. 이 두 가지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야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석사까지 마치고 기업에 들어가서 다시 유학을 갔다가 박사를 받고 돌아왔을 때 '전임교수 해야지'란 이야기를 들었지만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단장은
권 단장은 "대한민국에도 케네디 집안 같은 정치 명문가 집안이 있어야한다. 그래서 정치 세습이 아니라 정말 믿고 맡길 수 있는 정치 집안이라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선화 기자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권 단장은 일본계 유명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전국을 돌며 기업의 이윤과 매출, 영업구조·인사시스템 변화를 탐구했다. 그는 "저녁엔 국제정치학 강의를 하고 낮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회사 사장과 임원을 앉혀놓고 특강을 했다"며 "그렇게 일하다 바른정당이 만들어질 때 들어왔다. 학문과 현장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졌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도전하자고 생각해서 들어온 결과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사실 권 단장은 '정치인 2세'다. 권 단장의 부친 권철현 전 의원은 동아대학교 교수 출신으로 부산 사상구갑에서 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를 두고 권 단장은 "'아버지가 정치인이 아니었어도 정치를 했을까' 생각한다"며 "삼 형제 중 셋째인데 저만 어렸을때부터 반장도 하고 학생회장도 하면서 제일 유전적으로 닮은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권 전 의원과 권 단장은 나란히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권 단장은 "아버지 정치를 보면서 '내가 저 분이 못한 걸 더 크게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분명히 남들이 못 하는 선행도 많이 하시고, 여러 평가가 있었겠지만, 충분히 역할을 더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아가 대한민국에 정치인 명문 집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도 케네디 집안 같은 정치 명문가 집안이 있어야한다. 그래서 정치 세습이 아니라 정말 믿고 맡길 수 있는 정치 집안이라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단장의 출마 지역구는 부산 수영구로 부친과 다르다. 이를 두고 "조직도 없고, 아무 것도 (물려받은 게) 없다"며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해서 꼭 제도권에 들어가 '이야, 2세 정치인이 저렇게 또 잘하네'라는 반응을 얻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 단장은
권 단장은 "자부하는데 지금까지 수영구에서 안 가본 골목이 없다"며 정치 신인의 '새벽 인사'를 추천했다. / 이선화 기자

◆'바른도시 포럼·돌고 먹자 동네 한 바퀴' 통해 만난 '부산 수영구'

권 단장의 지역구 활동은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환경미화활동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바른도시 포럼', 지역 맛집을 발굴해 알리는 '우리동네 미안한 맛집'(유튜브), 새벽마다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아침식사가 되는 곳에서 한끼를 해결하는 '돌고 먹자 동네 한 바퀴'로 부산 수영구에 3년 째 얼굴도장을 찍고 있다.

그는 출마예정지인 이곳의 '독특한 특징'을 소개하기도 했다. 권 단장은 "저희 지역구가 1990년 초반 국회의원이 된 유흥수란 분의 당시 보좌진이 계속 시의원, 구청장 등을 30년 넘게 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지역의 변화가 없고, 지역활동 중심의 정치·스킨십 중심의 정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영구는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이다. 현역 유재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18대~20대까지 내리 3선했다.

힘든 싸움이 불가피해 보인다. 권 단장은 "중앙에서의 어떤 힘이 약하다"며 "그래서 제가 정치활동을 시작했을 때 '수영에서 내가 이기려면 서울에서 계속 내가 전문가요, 잘났소 하며 전략공천 받거나 해서 내려가서 싸운다'하면 백전백패란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3년 정도 가서 속된 말로 '때려박아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할 것 못 할 것을 다 해봤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바른도시 포럼의 '꽁초와의 전쟁'은 그래서 더 부지런했다. 권 단장은 포럼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꽁초가 많은 1, 2개 동 지역을 중심으로 환경미화활동에 나섰다. 주운 꽁초를 개수기로 세보니 몇 만 개 단위로 주워 각성효과도 냈다.

그는 "제가 이걸 한 이유는 꽁초가 있는 곳들을 자세히 보면 적지 않은 곳에 금연 마크가 붙어있다. 저는 이게 대단히 위험한 거라고 본다. 법 인식이 망가지는 것"이라며 "저는 금연운동을 하는 게 아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적절한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열심히 광고하고 못 피우게 하지 않나. 그런 실정을 파악하고자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각인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권 단장이 지역에서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작년 10월 말부터 돌기 시작해서 지난주에 100번을 채웠고, 대략 700km를 채웠다고 한다. /이선화 기자
권 단장이 지역에서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작년 10월 말부터 돌기 시작해서 지난주에 100번을 채웠고, 대략 700km를 채웠다고 한다. /이선화 기자

대부분의 원외 지역위원장은 생업과 정치활동을 병행한다. 권 단장은 "동네 한 바퀴는 부산에 있을 때 새벽에 한다"며 "저같은 원외위원장은 일과시간을 이용해 지역구 활동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여름에 해가 일찍 뜰 땐 5시 반부터 7시 반까지 동네를 돌고 본다. 자부하는데 지금까지 수영구에 안 가본 골목이 없다"고 했다.

그는 "빠른 속도로 걷고 만나는 사람들과 다 인사하고, 어디에 뭐가 바뀌었는지 본다"며 "이렇게 다니면서 애착이 더 생기기도 한다. 제가 다닌 궤적을 그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많다. 그걸 켜 놓고 항상 걷는다. 작년 10월 말부터 돌기 시작해서 지난주에 100번을 채웠고, 대략 700km를 채웠다"고 했다.

권 단장은 새내기 정치인들을 위한 팁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 신인에게 꼭 추천한다. 새벽 운동하는 분들은 기분이 좋다. 상쾌한 상태다. 그래서 인사를 잘 받아준다. 출근 시간에 인사를 나가면 욕을 듣는다. '출근길부터 정치인을 본다'는 인식이 있는데, 아침에 아주 쾌청한 상태로 인사하면 '아유 부지런하다'며 좋아하신다. 운동복, 가능한 흰색(밝은색) 옷을 입고 다녀야 한다. 어두운 색을 입으면 피하신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해서 인지도가 많이 늘었느냐'는 물음에 권 단장은 "가랑비에 옷 젖는 정도"라고 답했다. 그는 "한계가 있다. 지역구민만 17만"이라면서도 "인지도가 확 좋아지진 않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 정도로 좋은 이미지가 조금씩 쌓이는 것 같다.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이다, 뭐 믿고 여기 왔느냐' 그러셨는데 지금은 언론도 그렇고 조금은 무게감 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권 단장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권 단장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수영구가 큰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역구 살리기 계획인 광안리 비치 파크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 이선화 기자

◆총선 출마 포부 "수영구에 '차원 다른 정치' 보여주겠다"

권 단장은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마자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차원이 다른 정치를 보여주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수영구의 특징이 머물러 있었던 공기가 있어서, 수영에 계시는 분들이 거기에 되게 익숙해져있고 동시에 피로도가 높다"며 "정말 삶의 질과 문화 수준이 높은데, 그에 합당한 큰 정치를 아직 못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수영구는 부산에서 한때 압구정동, 부산의 청담동·대치동 등 제일 잘 사는 곳으로 불렸었다. 그러나 현재는 해운대와 남구에 역전을 당했다. 수영구만 계속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단장은 "수영구 상징이 광안리 바닷가다. 이 바다를 완전히 개벽시켜서 사람들이 몰려오고,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가장 큰 단위부터 그냥 확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안리 비치 파크' 계획도 공개했다. 권 단장은 "수영구의 상징적인 광안리를 뒤엎어서 완전히 살리는 공간으로 곧 작업할 것"이라며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건축가를 만나서 광안리에 초대하고 제 구상을 말한 뒤에 여러 차례 만나 그림이 나왔다. 이걸 지역 분들과 시민께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조감도를 작업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그래픽을 하기 위해 사무실 비용을 적게 들이고 있다. 선거사무소를 작게 해서 그 돈으로 공약을 개발하려고 한다. 빠르면 1월 중순 쯤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산까지 생각하고 있다. '젊은 사람이 택도 없는 소리하고 있네'가 아니라, 여차 하면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MOU까지도 될 수 있다"며 "이곳을 '광안리 재창조'라는 이름을 붙여서 전혀 다른 곳으로 만들 거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부산 수영구 태생이지만 유년기 시절 일본에서 살다 한국으로 넘어왔고, 도쿄대 박사 과정을 거치며 '일본통'이 된 권 단장은 '한일관계를 바꾸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양국 간 마음의 터널을 뜷으려고 일하고 있다"며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일본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정치·외교·문화·경제를 반 년 동안 가르치는 해당 프로젝트는 권 단장이 모교인 연세대학교에 제안해 이뤄지고 있다.

그는 "이 과정을 거친 기업이 70개로, 2016년부터 4년 동안 이뤄지고 있다. 네트워킹 파티를 열어 한국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한국 친구들을 만들어 언젠가 그 회사 인원들이 더 높은 임직원이 됐을 때 축적이 되면 '민간외교' 차원에서 변화가 생길 거라고 본다"고 확신했다.

거제도와 일본 대마도와의 거리는 40km다. 이와 관련해 권 단장은 "언젠가 마음의 터널이 생기면 한국과 일본과 해저 터널도 뚫을 수 있다. 이 터널이 뚫리면 동북아 중심의 세계질서가 바뀐다. 한일 터널을 뚫으면 중국도 동참하게 될 거고, 그러면 남북통일도 가능하다. 일본이 이 비용을 댈 수 있다. 후쿠오카에서 영국까지 가기 위해선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치하려고 정치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정치의 '수단화'를 지적했다. 그는 "정치가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정치라는 수단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면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려오면 된다"고 강조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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