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처리 예산안 원천무효"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여야가 20대 국회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최종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자유한국당을 뺀 더불어민주당과 소수 야당이 마련한 512조3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렸다. 이에 한국당은 '날치기 통과' '원천 무효'라며 강하고 반발하고 있다. 선거제와 사법개혁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처리할 임시국회를 앞두고 정국 경색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여야 예산안 협의 불발 움직임은 이날 오전부터 감지됐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전날부터 논의해온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여야 3당 차원의 예산안 협의에 대해 사실상 결렬됐다고 판단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국당이 요구하는 예산 삭감 규모가 예상보다 커 확장재정 기조에 맞지 않다고 봤다. 이에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지난주부터 협의해 마련한' 4+1협의체(민주당, 바른미래당 소수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당에선 필사 저지를 예고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4+1 예산안을 본회의에 올린다면 국회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육탄저지하겠다"고 했다.
다만 여야는 오전 본회의를 열어 짧은 휴전기를 갖기도 했다. 본회의에 상정된 230여건의 법안 가운데 국민 관심사이자 최우선 민생법안인 '민식이법', '하준이법', 청해부대와 아크부대의 파견연장 동의안,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간 조세 이중과세 방지와 탈세 예방을 위한 협약 비준동의안 등 16건을 의결한 것이다.
그러나 이때마저도 여야는 예산안 협의 불발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근거없는 4+1의 수정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미 예산안의 법정시한을 넘겼지만 한국당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했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다 알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오후 2시 본회의 속개를 앞두고 만나 최종 담판에 들어갔다. 여야는 4시간 가까이 협의한 끝에 예산안 삭감액 총액에 대해선 일정부분 이견을 좁혔다.
그러나 세부 사항에서 한국당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목표로 잡아온 민주당으로선 세부사항을 조율할 경우 임시국회 이후로 넘어갈 것을 우려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미 마련한 '4+1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을 올리기로 확정했고, 문 의장은 오후 8시 30분께 본회의를 속개해 이를 표결에 부쳤다.
한국당이 '예산안 처리 강행'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본격적인 패스트트랙 정국에 들어설 임시국회에서 여야 협치를 기대하기는 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당은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된 후 다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문 의장과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진 많은 국회의원들은 무슨 근거로 세입예산과 세수를 확정했나. 근거도 없는 세수를 결정한 예산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도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와 공수처 법안 등에 대해 "친문독재로 가는 공수처와 여당 2·3·4중대에게 의석수 보장하는 연동형 선거제 야합거래에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임시국회에서 선거법·공수처법이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카드를 무력화하기 위해 임시국회 회기 중 하루씩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공수처법과 민생·경제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