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대신해 '뭐라도 하고 싶다'…광주 아픔 치유 기원"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3) 씨가 또다시 광주를 찾아 아버지를 대신해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노 씨는 지난 8월 23일에도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을 탄압한 신군부 지도자의 직계가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오월영령 앞에 사죄한 바 있다.
6일 오월어머니집 등에 따르면 노 씨는 전날 오후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회원들과 3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노씨는 "5·18 당시 광주시민과 유가족이 겪었을 아픔에 공감한다"며 "아버지께서 직접 광주의 비극에 대해 유감을 표현해야 하는데, 병석에 계셔서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를 대신해 '뭐라도 하고 싶다'는 심정으로 찾아왔다"며 "광주의 아픔이 치유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노 씨는 오월단체 관계자와 비공식적으로 만난 자리에선 "아버지가 평소 '역사의 과오는 바로잡고 가야한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했었다"며 "그 뜻을 가족들이 공감하고 있어 장남으로서 광주에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신군부의 일원이었던 아버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며 "현대사를 공부하면서 5·18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갖는 의미와 큰 뜻을 이해하게 됐다. 광주 정신을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했다.
노 씨는 이날 오전에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전시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기념전시관 방명록에는 '큰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오월단체는 '진상규명 협조' 등 행동으로 사죄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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