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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제보자'는 송병기 울산부시장…靑, 신뢰·위신 '흔들'

  • 정치 | 2019-12-05 00:05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dl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성실히 협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연풍문 앞 풍경. /뉴시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dl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성실히 협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연풍문 앞 풍경. /뉴시스

靑, 압수수색 해명 배치…'하명 수사' 의혹 증폭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청와대가 또다시 체면을 구겼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을 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여기에 청와대 해명과 배치되는 주장이 나와 '하명 수사' 의혹이 증폭되면서 청와대의 신뢰 문제에 불이 붙었다.

검찰은 청와대에 칼날을 겨눴다. 검찰은 4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5시 35분까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압수수색 했다. 임의제출 형식으로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유 전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했다.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3일 피의사실과 수사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제도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검찰을 압박한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 검찰은 청와대를 겨눴다. 이 때문에 사실상 검찰이 청와대와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이 포함됐다. 이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창성동 별관에서 따로 감찰팀을 꾸려 이른바 '별동대'를 운영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추적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동시에 유 전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의 강력한 수사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최근 검찰은 청와대와 여당으로부터 검찰 수사를 앞둔 전 민정실 특감반원이 검찰의 무리한 강압 수사가 원인일 것이라는 취지의 압박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검찰이 신중히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검찰은 '직진'했다.

검찰이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검찰이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하명 수사'와 관련해 숨진 특감반원의 울산행(行) 이유 등을 밝히며 조목조목 해명한 청와대는 추가로 자료를 공개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고 대변인은 4일 2018년 1월 8일 작성된 '국정 2년 차 증후군 실태점검 및 개선방안 보고' 자료를 내놨다. 이 자료에는 사회·교육·문화 분야 항목에 '검·경 간 고래고기 환부 갈등'이 점검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이 송철호 울산시장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확인되면서 청와대의 신뢰는 급격히 흔들리게 됐다. 청와대는 이날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는 A 행정관에게 김 시장 측근 비리 제보자 신분과 관련해 "공직자이며 정당 소속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라고만 밝혔다. 송 부시장은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이라는 측면에서 선거 개입 의혹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송 부시장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동향들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동향들에 대해 파악해서 알려줬을 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자발적인 제보 차원이라고 내놓았던 주장과 배치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제보자는 A 행정관이 청와대에서 근무하기 전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사이로, A 행정관은 제보자와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라고 했다"며 "제보자는 A 행정관이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지 않았던 2016년 비슷한 내용의 비위 사실을 제보했고, 청와대에 들어온 지 몇 달 뒤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고 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조국 전 민정수석이 재임할 당시 벌어진 별건의 '감찰 무마' '하명 수사' 의혹이 모두 청와대와 연관됐고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이 전격적으로 대통령비서실을 압수수색 한 배경에는 이 '윗선'을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인걸 당시 청와대 특감반장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조사한 검찰은 향후 청와대와 여권 핵심 인사들을 줄줄이 소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에 비위 첩보와 관련한 내용을 전달한 백 전 비서관과 조 전 민정수석 등도 검찰의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강도가 높아지는 검찰의 수사로 인해 청와대의 국민적 신뢰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실체와 진위 여부 이전 여러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청와대를 향한 불신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검찰의 수사 결과 제기된 의혹 중 위법성이 드러난다면 청와대로서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았던 요인은 민주적 정당성이고, 이는 현 정부의 첫 번째 가치이자 상징성과도 같은 것"이라며 "앞으로 검찰의 수사 결과, 직권 남용 등의 위법성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문재인 정부는 정권 정당성을 침해받아 굉장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shi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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