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감찰농단 중단하라"...20대 마지막 정기국회 더 멀어진 협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20년 장기집권'을 꿈꾸는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국회 안팎으로 터진 악재에 어수선한 분위기다. 당장 시급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4+1공조'를 공식화했지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개혁법안 협상을 놓고 자유한국당과의 협치는 멀어졌다. 바깥에선 검찰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각종 의혹들과 관련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4일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면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자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개혁법안, 민생입법 199건 본회의 처리를 위해 '4+1공조(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를 공식화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전해철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정의당 이정미·평화당 박주현·대안신당 유성엽 의원이 만났다. 정부가 제출한 513조5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논의부터 착수했다. 이미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 2일)을 어긴 데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으로선 하루라도 빨리 예산안을 통과해 경기 활력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각 당은 오는 6일까지 예산안 증액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최종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4+1협상'에서 정한 수정안을 이르면 9일께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탈표만 없다면 이들 소속 의원들을 합하면 예산안 의결 정족수(148석 이상)를 확보해 표결은 가능해 보인다.
다만, 한국당을 제외하고 예산안을 처리할 경우 선거법 개정안 및 검찰개혁 법안, 민생법안 등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해야 할 임시국회에서도 여야 대치가 극심해지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국당과의 협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는 정쟁과 막말이 빚어졌던 최악의 국회로 남을 것"이라며 "한국당에서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재협상의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울산시장 선거 불법 개입·우리들병원 거액 대출 친문(친문재인) 관여'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는 점도 민주당에 큰 부담이다.
이에 민주당은 당내에 '검찰 공정수사 촉구 특별위원회(위원장 설훈)'까지 설치해 검찰의 '편법 수사'에 대한 대응을 집중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설 의원 외에도 송영길·이종걸·이상민·홍영표·박범계·전해철·김종민·백혜련·송기헌 의원 등이 참여한다.
민주당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국회법 위반 혐의 수사가 부실하다는 점을 들며, 한국당과 검찰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대응 방식을 놓고도 일각에서 지적이 나와 대응 수준을 놓고 당내에서도 이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정치평론가는 "집권당이 당 대표까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박근혜 정권 때와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검찰은 집권당의 비판에 상관없이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날 유 전 부시장 의혹 관련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아울러 검찰 수사 정황을 근거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패스트트랙 안을 위한 협치의 간극은 더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전날(3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및 여권 관계자들의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날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청와대는 민주당과 함께 검찰을 노골적으로 압박해 수사를 막으려 할 것이 아니라 청와대의 부정과 비리를 발본색원해 국정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각오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며 강한 대여 공세를 펼쳤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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