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당원권 정지 징계로 원내대표 오신환→이동섭 교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오신환 원내대표 교체를 통보하는 등 지켜보기에도 민망한 상황에 처했다. 또, 신당 창당을 기획하고 있는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의원 중 오신환·유의동·유승민·권은희 의원에게 당 윤리위원회가 해당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1년'을 결정하는 등 이별 앞에서 구질구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당권파 측은 이러한 결정을 두고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오 의원의 국회직이 박탈당했다고 해석하고 있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당권파는 오 원내대표 후임자로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를 권한대행으로 임명한다고 통보했다.
손 대표는 '오신환 원내대표 당 징계 결정에 따른 원내대표 권한대행 결정의 건 통지공문'을 국회의장과 국회사무총장, 민주당 원내대표와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발송했다. 손 대표는 윤리위 결정과 함께 오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이 박탈됐고, 당헌당규에 따라 권한대행으로 원내수석부대표인 이 의원을 임명한다고 통보했다. 이 의원은 비당권파 모임 변혁에 속해 있는 국민의당계 비례대표 의원이다.
비당권파 측은 앞서 성명서를 내고 오 원내대표의 국회직 유지를 주장하며 맞선 상황이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 통보문이 알려진 직후 "손 대표 명의의 직인이 날인된 공문은 바른미래당 대표의원의 직인이 날인된 공문이 아니므로 아무런 효력이 없음을 안내한다"고 밝혔다.
최근 패스트트랙 논의 등 국회 3당 교섭단체 대표 간 협상이 이뤄지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직의 변화가 있을 경우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당권파 통보와 관련해 오 원내대표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해당 일과 관련해) 당 대표의 직인으로 처리한 적이 없고, 국회사무처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며 무효 주장을 분명히 했다.
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문제는) 여지껏 원내대표 직인으로 처리한 것이지, 당 대표 직인으로 한 것도 아니다"라며 "원내는 원내의 일이고, 선례를 남기면 당 대표가 언제든지 원내의 일에 관여하는 게 되버려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회법 절차에 따라 국회사무처에 (원내대표직이) 등록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완전히 지저분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권파 측에서 권한대행으로 임명한 이 의원도 통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이 의원은 이날 있었던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뽑아서 의원들을 대표하는 거다. 이걸 최고위에서 제적하고, 해임하는 의결을 하는건 논리도 맞지 않고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윤리위 결정은) 이치에도 도리에도 당의 여론과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생떼를 부리고 있는 것은 여섯 살 아이만도 못한 것 같다. 이번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손 대표는 계속해서 정치적 자해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앞서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대표가 당원권 정지를 받아서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은 커다란 유감"이라면서도 "신당 창당을 계획하고,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의원들은 신당을 창당하려면, 떳떳하게 당적을 정리하고 당 밖으로 나가서 하시기 바란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비판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다만 이날 최고위에선 손 대표를 제외한 김관영 최고위원·채이배 정책위의장·임재훈 사무총장은 윤리위 결정을 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 결정을 신중하게 해달라는 의견을 모았고, 전달한 바 있다"며 "비록 독립적인 기구지만, 최고위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의사결정해야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 사무총장도 "윤리위도 당 조직의 일원이기 때문에 당의 어려운 상황과 입장을 헤아려서 결정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채 의장은 "윤리위 결정은 앞으로 남아있을 바른미래당 의원에게조차 바람직하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신중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반대 의견을 표했다.
이를 두고 손 대표는 "다른길이 없다"며 "우리가 간섭할 권한도 없고, 최고위에서 이의신청할 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당원권 정지 결정을 놓고 당권파 측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변혁 측은 성명서를 내고 손 대표를 규탄하며 오 원내대표의 국회직 유지를 주장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당권파 내부 우려까지도 무시한 손 대표가 어떤 주장을 하든 국회법상 교섭단체 대표의원이라는 오 원내대표의 신분은 바뀌지 않는다"며 "우리는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가 여전히 오신환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며, 손 대표의 막장 정치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임을 천명하는 바"라고 선언했다.
오 원내대표 측에선 이미 최고위원 다수의 불신임으로 직무 효력을 잃은 윤리위의 결정이 무효하다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 측은 "안병원 전 윤리위원장은 당헌당규에 따라 이미 최고위원 재적과반수 요구에 의해 불신임된 '사인'에 불과하다"며 "안 전 윤리위원장이 불신임 당한 지난 9월 이후의 윤리위 결정은 무효인 것"이라고 했다.
또 "원내대표직은 국회의원들이 선출한 국회직이기 때문에 단순한 당직과는 구별되어야 한다"며 "당헌당규상 원내대표를 끌어내릴 방법은 임기 만료나 자진 사퇴, 그리고 제명이다. 원내대표가 당원권정지를 당한다면 원내대표가 겸직하는 최고위원직은 순수한 당직이기 때문에 당연히 직무정지될 것이지만, 원내대표직은 당직과 국회직이라는 이중적 지위 때문에 윤리위원회 징계가 있다 하더라도 효력이 자동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기국회 종료 시한을 앞두고 국회 내 논의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직을 둘러싼 설왕설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설전이 분당 전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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