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피해자 동의 없어 현실적으로 어려워"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한일관계가 지소미아 종료 유예로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이 준비 중인 법안이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는 '해결책'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희상 안(案)으로 불리는 이 배상안은 강제징용 배상금액을 한일 양국 기업과 정부가 자발적으로 출연하고 국민의 자발적 성금까지 더하자는 것이 골자이다. 특히 이 안은 일본 정부 몫으로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이 '화해치유재단' 설립 모금으로 지불했던 금액을 쓰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측에서도 이 배상안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문제해결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우리측 시민단체와 피해자 단체에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현실적으로는 이 방안을 통한 한일관계 해결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문희상 안은 문 의장이 지난달 5일 방일 일정 중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1+1+α(알파)’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떠올랐다.
지난 7월에도 한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정부가 우리와 일본기업이 낸 기금(1+1)로 해결하고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책임지는(+α) 1+1+α안 방안을 일본에 제시했지만 일본 측의 응답이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은 만큼 당시 이에 대한 여론은 이 안에 달가워하지 않았다.
문희상 안은 일본입장에선 자발적 모금이라는 점과 이미 '화해치유재단'설립 모금으로 지불된 10억엔만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달 20일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가와무라 다케오한일의원연맹 간사장에게 "한국이 한일간의 약속을 지킨다면 진행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문희상 안에 대해 "일본 정부가 출자한 10억엔의 잔금 5억엔을 일본 정부의 승인 없이 전용하지 말 것"이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합의의 착실한 실시의 관점에서 적절하게 사용해 일본 정부의 의향에 반하는 형태로 사용하지 말도록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우리 시민단체들은과 피해자 단체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일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문희상 안'에 대해 대법원 판결을 훼손하는 반인권적 입법 추진이라고 비판하고 항의서한도 전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어렵다고 본다"며 "부분적으로 몇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해치유재단의 기금이 포함되는 것은 곤란해 보인다"며 "일본 기업들의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가 필요한데 아직 그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아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21만명이 넘었다는 수치가 있는데, 문희상 의장안에 따르면 1500명 대상 2억원을 3000억원으로 보상한다는데, 노무현 정부 당시 일부 보상 금액이 2000만 원이여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것 같다"고 전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28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강제징용 판결의 핵심은 일제강점기가 불법이었기 때문에 배상금 개념으로 위자료를 내라는 것"이라며 "이것 때문에 일본이 계속 반발을 해 1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그것을 한꺼번에 무너뜨렸다"고 이 안에 대해 비판했다.
또한,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하면 과거에 해왔던 것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피해자 측에서 또 다른 움직임이 발생하면, 일본에서 ‘그때 끝났는데 왜 또 하냐’고 할 텐데 이런 식으로 한일관계의 악화를 되풀이하는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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