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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與 '의원정수 확대 불가론'에 선거제 협상 도돌이표

  • 정치 | 2019-11-28 05:00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 패스트트랙 협상 채널인 '4+1협의체'는 27일 1차 회의를 열었지만 각 당의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국회=박숙현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 패스트트랙 협상 채널인 '4+1협의체'는 27일 1차 회의를 열었지만 각 당의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국회=박숙현 기자

지역구 민심 중복반영 '복합연동제' 다시 거론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정수 확대 불가론을 다시 한번 확인하자 지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됐던 '전국 단위 복합연동형제'가 다시 거론됐다.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며 도돌이표 양상을 보여 앞으로 논의에 이목이 쏠린다.

300석 의원정수 유지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선거법 개정안은 27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여당은 다음 달 중순 전까지를 협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자유한국당과 최대한 타협안을 끌어낸다는 입장이지만 '의원정수 확대 불가' 방침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조 야당과의 협상마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3일 부의되는 공수처 설치법과 일괄 처리를 목표로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정의당 등 소수 야당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 농성으로 한국당과의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다른 협상 트랙인 패스트트랙 공조 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을 주도했던 홍영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 김관영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등이 이날 모여 4+1협의체 첫 회의도 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의원정수 확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호남계 야당들은 지역구 축소에 반발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도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의원정수 확대의 문은 닫힌 게 아닌가"라며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에 대해 조 원내대표는 '4+1협의체' 회의에서 "호남을 비롯해 낙후한 지역 의석수가 감소해선 안 된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선 지역 의석수 할당이 중요하다"며 "이제 의석 확대를 긍정적으로 봐야하지 않나"라고 했다. 유 위원장도 "4+1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민주당 측의 강한 의지와 또 통큰 결단이 있어야만 가능한 사안들"이라며 의원정수 확대 요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을 주도했던 각 당의 전 원내대표들이 다시 협상 테이블을 가동했다. 이날 회의에선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전국단위 복합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다시 꺼내들었다. 지난 1월 31일 선거법 개정 논의를 위해 회동한 여야 원내대표 및 국회 정개특위원장.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뉴시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을 주도했던 각 당의 전 원내대표들이 다시 협상 테이블을 가동했다. 이날 회의에선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전국단위 복합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다시 꺼내들었다. 지난 1월 31일 선거법 개정 논의를 위해 회동한 여야 원내대표 및 국회 정개특위원장.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뉴시스

소수 야당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 수(8석)을 갖고 있는 대안신당에선 '전국단위 복합연동형제' 주장도 다시 튀어나왔다. 복합연동형은 지난 4월 여야 4당이 합의안을 마련하기 전 민주당이 당론을 수렴하며 하나로 제시했던 안이다. 지역구와 정당에 총 두 번 투표하되 의석을 배분할 때는 이를 합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는 내용이다.

유 위원장은 "전국 단위로 해 복합연동제를 도입하면 의원정수를 늘리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정당 득표율의 절반만 반영하는 준연동형제와 비교했을 때도 전국 단위를 전제로 한 복합연동제가 소수야당에 불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해당 방안은 지역구 투표에서의 민심이 비례의석 배분 때 다시 반영된다는 점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위헌 소지도 있다. 지난 2001년 헌법재판소는 지역구 투표 한 번으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결정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내렸다.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반영된 민심이 다를 수 있으니 의석 배분 방식을 한 번에 해선 안 된다고 취지다. 이를 감안할 때 따로 투표만 한다면 계산할 땐 합쳐도 인정되는지가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지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해당 안에 대해 소수 야당들은 '짝퉁 연동형' 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그러나 선거제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진 상황에서 절충안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는 셈이다.

'복합연동제'에 대해 정의당 관계자는 "아직 공식 채널에서 제안받지 않았다. 논의가 되면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다.

대안신당은 오는 28일 의원 워크숍을 열고 '복합연동제'를 포함한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 당론을 모은다. 정의당은 비상행동 선포식을 열어 지난 4월 여야 4당이 합의한 취지에 따른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촉구할 예정이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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