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결단 촉구에 천막 철거 시도…이것이 '인권변호사' 文대통령 뜻인가"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투쟁이 7일째를 맞은 가운데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황 대표가 머무는 천막을 철거하라는 문자를 보낸 것을 놓고 한국당 측이 일제히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개최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투쟁하고 있는데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메시지 한 통으로 천막 자진 철거를 협박했다"며 "친정권 세력의 수많은 천막은 눈감고 (야당 대표의) 추위 막는 천막은 빼앗겠다는 것인가. 게다가 한 여권 인사는 (황 대표의) 건강 이상설이 너무 빠르다며 목숨 건 투쟁을 조롱했는데, 이런 정권, 여당은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와 여당이) 불법적으로 밀어붙이는 선거·공수처법을 철회해야만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이걸 철회할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것을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우리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며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으면서 한 번 나와서 손잡고 '같이 정국을 풀어나가자', '국민을 안심 시켜 보자'는 이야기는 못 할망정, 형식적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 방문에 이어 문체부, 관광공사 등을 뒤에서 조종해서 '비닐을 뜯어내겠다'고 협박하는 이런 정치 그만하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을 망칠 두 개의 악법(연동형 비례대표제·공수처법)을 저지하기 위한 황 대표의 노상 단식이 7일째가 됐다"며 "급격한 추위와 칼바람으로 이제는 제대로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그런데도 청와대는 대통령의 결단 촉구에 대한 응답은커녕, 바람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천막마저 철거하려 하고 있다. 그마저도 김 정무비서관이 문자를 보내서 통보해 왔다"며 "참으로 비정하다. 이것이 인권변호사라고 자임해 온 대통령의 뜻인가. 그것부터 답해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 대변인은 "정치 이전에 사람의 도리, 사람의 목숨 문제"라며 "이마저도 외면하는 청와대에 국민의 응징이 반드시 뒤따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국당 보좌진협의회도 이날 논평을 통해 "야당 대표가 엄동설한에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화답은커녕 문자를 통해 천막을 철거하라고 통보했다는 김 정무비서관의 행태는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며 "이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알고 싶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 따르면 전날(25일) 김 정무비서관은 "청와대 분수대 광장은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황 대표님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집회를 이어오시던 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의 문제가 있어 경찰을 비롯한 실무자들도 고충이 크니 자진 철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지난 2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을 시작한 황 대표는 대통령 경호 문제로 청와대 앞은 천막 설치가 불허되자 이틀간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단식 농성을 했다. 이후 22일부터는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임시 천막을 치고 노숙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황 대표 현재 단식 농성을 하는 청와대 사랑채 앞은 국유지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며 관리·운영은 관광공사가 맡고 있다. 관광공사는 이날 국유지 관리 규정에 따라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 집행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뜻을 황 대표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유재산법 제74조(불법 시설물의 철거)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국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시설물을 설치한 경우 중앙관서의 장 등이 행정대집행법을 준용해 철거하나거나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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