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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김정은 초청친서 논란…"政 수락 판단했다면 심각"

  • 정치 | 2019-11-24 00: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친서가 부적절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 만찬장에서 만나 악수하는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친서가 부적절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 만찬장에서 만나 악수하는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관계 좋지 않은데 초청 친서는 부적절"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초청 형식의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 2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초청 친서를 보냈다는 내용 공개와 함께 현재 남북관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부를 비꼬았다.

당장 야당뿐 아니라 남북관계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정부의 현실인식과 정세판단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의 친서가 전달된 날은 정부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16명 동료 선원을 살해한 북한 어민 2명을 추방하겠다고 북한에 통보한 날이다. 이 때문에 일부 야권에서는 북한에게 초청장을 보내느라 어민들이 희생당했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날이 추방 어민 2명을 추방하겠다고 북한에 통보한 날이라고 이들이 희생됐다고 꼬집었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모습. /노동신문.뉴시스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날이 추방 어민 2명을 추방하겠다고 북한에 통보한 날이라고 이들이 희생됐다고 꼬집었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모습. /노동신문.뉴시스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는 그 내용을 통해서 탈북자 2명이 결국은 초청장의 희생물이 되었다는 것을 이제 국민들은 알게 됐다"며 "이분들을 초청장의 희생물로, 결국은 또 하다못해 '특사라도 보내라'고 하는 간청의 희생물이 됐음이 확실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다른 이유로 초청 친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봤다. 남북관계 경색국면에서 옳지 못하다는 해석이다.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계속해서 소강국면에 머물러있다. 개성연락사무소는 하노이 회담 이후 소장회의가 중단됐고, 각종 남북공동행사 취소, 식량지원·아프리카돼지열병 공동방역 거부 등의 해프닝도 있었다.

현재 지난달 스톡홀롬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미 간의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한미는 이달 예정된 한미공중연합훈련을 유예하고 북한에게 대화에 나서라고 하고 있고, 북한은 미국이 적대적정책을 버리지 않는다면 회담은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은 0%였다"며 "정부가 그것을 수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을 가진 모습. /뉴시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더팩트>에게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0%인데 초청장을 보내 그것을 수락할 수 있다고 정부가 판단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다면 문 대통령에게 매우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그 대가로 한국이 북한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한국의 첨단무기 도입으로 불만이 매우 많아 남북대화까지 전면 중단한 상태인데 갑자기 한국에 '선물'까지 준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며 "현 정부가 역지사지 입장에서 북한 입장도 조금은 미리 이해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불참을 통보할 것이라면 친서로 하는 등 다른 방법도 많았을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우리에게 가진 불만과 실망감을 담아 이야기하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언제, 어떤 루트로 북측에 친서가 전달됐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2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에서는 지난 5일 통일부에서 금강산관광 시설 철수 관련 대북통지문을 보낸 사실이 있는데, 그 당시 초청장이 같이 전달됐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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