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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양정철, 이재명 '껴안고' 靑 인사 '견제'한 의도는

  • 정치 | 2019-11-22 05:00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원장이 21일 공개된 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동반 출연해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원장이 21일 공개된 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동반 출연해 "당내 친문 비문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연구원 유튜브 채널 '의사소통TV' 갈무리


"당내 지지층 분열과 야당의 정권심판론 사전 차단 위한 포석"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광폭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절친 선언을 하는가 하면 청와대 인사들의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에는 견제구를 날렸다. 양 원장의 이런 제스처를 두고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당내 지지자별 분열과 갈등 요소를 사전 차단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1일 양 원장은 민주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 '의사소통TV' 방송에 이 지사와 동반 출연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도 방송 녹화를 마쳤지만, 이에 대한 공개는 보류돼 사실상 양 원장의 첫 유튜브 데뷔다.

방송에서 양 원장은 이 지사와 공개적으로 절친을 선언했다. 지난 2017년 대선 민주당 경선 당시 대선 후보 출마를 고심하는 이 지사의 고민을 들어주며 친해졌다고 한다. 양 원장은 이날 작정하고 이 지사를 지원사격했다. 이 지사가 가짜 앰뷸런스 단속 등 도정 성과를 언급하자 "이 지사의 장점"이라며 "직접 국민들의 투표로 당선되는 지방 광역 정부 수장들이 이렇게 소신 있게 하기 힘들다. 신념과 뚝심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당내 친문-비문 논란에 대해선 "친문·비문·반문은 없다"며 "갈등이나 분열적 요소를 우리 당의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눈물 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며 '원팀'을 강조했다.

양 원장의 최근 친이 행보는 다음 달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당내 지지층을 사전 봉합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시 모처에서 회동한 양 원장, 김경수 경남지사, 이 지사. /민주연구원 제공
양 원장의 최근 친이 행보는 다음 달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당내 지지층을 사전 봉합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시 모처에서 회동한 양 원장, 김경수 경남지사, 이 지사. /민주연구원 제공

지난달 28일 김경수 경남지사 등과 3자 회동을 하고, 또 다른 핵심 친문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경쟁자였던 이 지사의 대법원 최종 심리를 앞두고 이달 초 탄원서를 제출한 것도 '원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청와대와 정부 출신 인사들을 향해선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군기반장을 자처한 모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양 원장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 대해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많으면 당내 불만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이들의 대거 출마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공교롭게도 서울 종로구 출마 채비 중이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돌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내에서도 양 원장의 이 같은 입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양 원장 같은 경우엔 그야말로 톱의 역할"이라며 출마 의사를 밝힌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을 향해 "출마할 권리가 있고 자유이지만 총선승리라는 큰 틀을 잘 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보자"고 했다.

여당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문정부 출신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인물에 대한 총선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왼쪽)과 이낙연 국무총리 /배정한 기자
여당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문정부 출신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인물에 대한 총선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왼쪽)과 이낙연 국무총리 /배정한 기자

양 원장의 이같은 광폭 행보는 '4·15총선 필승 전략'으로 귀결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양 원장의 이 지사를 향한 행보와 관련해 "다음 달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런 화해적인 제스처 없이 이 지사가 판결로 지사직을 잃게 되면 이 지사 지지층들의 불만이 문 정부로 향해 진영 내 갈라지는 현상이 올 수 있다. 집권여당과 원팀 모습을 보여야 대법 판결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이 지사와 총선을 바라보는 양 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양 원장과 이 지사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돋보였던 이날 유튜브 방송은 지지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방송이 공개된 이후 달린 40개 댓글(오후 6시 기준)에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양 원장이) 이 지사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주니 좋다" "두 분의 조합이 환상적" "양 원장님 고맙다" 등등의 말들이 있었다. 이 가운데 "총선 때문에 급친해지신 건 아닌가. 민주당에서 이 지사만한 정치인이 있는가. 앞으로 지켜보겠다"며 양 원장의 급작스런 친이 행보를 견제하는 댓글도 있었다.

양 원장이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경계하는 것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내년 총선 전략으로 내세울 '정권심판론'을 사전에 바꾸는 작업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평론가는 "내년 총선 전까지 문 정부의 지지율이 극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적다. 그렇다면 야권은 문 정부 정권심판론으로 선거를 치르려 할 텐데 양 원장은 정권심판론 전면전이 아닌 새로운 인재영입이나 세대교체론을 통해 미래권력으로 야권의 (공세) 과녁을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청와대 인사들이 뒷방으로 밀려나지 않고 저항할 경우 내부 잡음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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