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미국에 보여주기", 美언론 "긍정적"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11분간 '깜짝' 정상회담에 대한 외신들의 평가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태국 방콕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정상 대기장에서 아베 총리와 단독 환담을 했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 적극적으로 다가가 자신의 옆자리로 데려왔고, 결국 14개월 만에 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한국어와 일본어 통역이 아니라 영어 통역사들을 대동한 것으로 봐 이번 회담이 사전조율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언론은 한일 관계의 반전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키우면서 보도한 반면, 일본 언론은 이번 문 대통령의 적극성에 대해 미국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비판적 분석을 내놓았다.
아사히 신문은 '우호적인 11분'이라고 회담에 대해 평가하면서 "문 대통령이 국내정치와 외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일 관계에서 성과를 내야 할 처지"라며 "내년 4월 총선 전에 일·한 관계에서 성과를 내는 것에 쫓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 신문는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미국으로부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유지를 요구 받고 있어서, 일본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미국에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본 관계자를 인용해 "도망 다닌다고 보여지는 것은 좋지 않아서 총리가 대화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강제동원 문제에서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외신은 이 만남에 대해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5일 '최악의 갈등 이후 얼음을 깬 두 정상' 제목의 기사에서 "양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 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지난해 한국 법원이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근로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일련의 판결을 내린 이후 가장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대화로의 복귀(back dialogue)'라는 표현을 쓰면서 그동안 한일 경제갈등 이후 안보문제로 번지면서 두 정상은 1년이상 정상회담을 갖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한일 두 국가가 최근의 대화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전혀 진전은 보이지 않는다며 "두 국가가 갈등에 휩싸이는 동안 미국의 동맹들은 북한의 핵 무기와 미사일의 위협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보도에서 한일 간 한일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이번달 말 종료된다는 것을 주목하며 "일본이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한다면 한국도 지소미아 종료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5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일본과 태국 등을 거쳐 5일 밤 한국에 도착해 2박 3일 일정을 소화한다. 스틸웰 차관보는 강경화 장관, 청와대 인사 등을 만나 지소미아와 관련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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