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김여정이 선전선동부 수장 맡은 뒤 맞대응 잦아"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국내 언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배우자 리설주 여사가 넉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신병 이상 보도를 하자, 곧바로 북한 언론이 반응을 보였다. 보란 듯이 리 여사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앞서 국내 언론들은 '임신설·출산설'을 언급하며, 리 여사의 빈자리를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채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노동신문이 23일 김 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며 리 여사가 김 위원장과 함께 걷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금강산 구룡연 일대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김 위원장이 지팡이를 들고 오르는 모습을 찍은 사진에서 리 여사도 함께 찍혔다.
이처럼 북한은 그동안 우리 언론이 북한 인사들에 대한 '문책·잠적설'을 제기할 때마다 공식석상 사진을 통해 반박해왔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협상의 총 책임자였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숙청됐다는 설이 우리 언론을 통해 제기됐지만, 얼마지 않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군인가족 예술소조 경연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장면이 공개된 바 있다.
김 제1부부장도 한때 우리 언론에 의해 근신설이 제기됐지만, 지난 6월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의 개막공연에 김 위원장과 함께 관람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하노이 회담 북한 측 실무협상 담당자였던 김혁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결렬 책임을 무겁게 받아 총살설을 당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하지만 CNN은 김 특별대표가 현재 현재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 북한 외교관을 통해 전했다.
아울러 하노이 회담 당시 여성 통역관으로 주목받았던 신혜영도 통역 실수 등으로 '문책', '숙청', '국금'설이 돌았지만, 지난 6월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점 회동을 했을 당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통역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이 자유의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할 당시 시설을 둘러보던 김 부장 옆에서 포착된 것이다.
북한이 우리 언론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사진 등 연출을 통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는 북한 정부가 사실상 우리 언론을 모니터링뿐 아니라 대응까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정부가 우리 언론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 전문가 곽길섭 원코리아 센터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북한 정부가 우리 언론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연히 선전선동부서에서 정밀하게 크로스체킹하고 있다"며 "김정은 시대 집무실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김일성 시대에는 우리 방송채널, CNN 등도 다 자세히 볼 수 있게 조치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젊은 지도자라서 인터넷을 많이 이용해 우리 언론을 수시로 체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과 관련된 것은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건과 관련해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시키기 위해 자연스럽게 연출한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탈북자 출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동생 김 제1부부장의 역할에 대해 주목했다. 안 이사장은 "김여정이 선전선동부를 관리하면서부터 우리 언론과 맞서 플레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조국 사태가 끝이 나고 바로 백마탄 김정은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그동안 잠적했다는 인사들을 등장시켜서 우리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그동안 우리 언론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맞대응을 하진 않았다"면서도 "이번에는 대놓고 맞대응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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