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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선수들이 본 '2019 국정감사' 중간평가와 마무리는?

  • 정치 | 2019-10-17 05:00
국회 국정감사가 중반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가 휩쓸었던 주요 상임위원회에서는
국회 국정감사가 중반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가 휩쓸었던 주요 상임위원회에서는 "정쟁에만 치우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조국 사퇴'에도 '조국 국감' 여전…국감 본연의 역할 상실 지적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회 국정감사가 중반을 넘긴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는 사실상 '조국 국감'의 성격을 띠며 정무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교육위원회 등에서 여야가 강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이 지나치게 정쟁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한 해 살림을 점검하는 국정감사는 정책 질의, 증인 심문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쟁점 상임위마다 여야 합의 불발로 일반 증인을 채택하지 못했다. 국감 후반기 정무위만이 일반 증인 채택에 합의했고, 종합감사에 하나은행 부회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이 쟁점이 됐다. 지난 8일 윤석헌 금감원장(오른쪽)이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 /이덕인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이 쟁점이 됐다. 지난 8일 윤석헌 금감원장(오른쪽)이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 /이덕인 기자

◆ '사모펀드·DLF' 치중한 정무위 국감…"앞으로 대책 논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정무위원회에서는 조 전 장관 사모펀드 의혹과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코링크 PE 경영 개입 의혹, 웅동학원 비리 의혹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사모펀드 의혹은 최근 국회가 투자 활성화를 위해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한 후 불거져 각종 부작용과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이 요구됐다.

정무위 야당 관계자는 먼저 전반기 국감 총평으로 "(정무위가) 쟁점 상임위였지만, 여당이 사모펀드 관련 증인을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면서도 "다만 관련 기관으로부터 '조사하겠다', '검토하겠다' 등의 답변을 끌어낸 건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사퇴 후 정무위 전망과 관련해선 "조 전 장관이 사퇴했지만, 정무위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이후에도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며 "종합감사에서도 이 부분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정무위 국감 전반을 두고 "증인 없는 국감으로 김새는 건 사실"이라며 "보좌진으로서 최근 인사청문회부터 국감까지 본연의 업무인 감사의 한계를 많이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향후 청문회에서 위증하면 처벌을 받는다든지, 국감에서 허위 자료 제출이나 증인이 특별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는 데 국회법 개정으로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측에선 정무위 국감이
여당 측에선 정무위 국감이 "사실상 사모펀드가 다였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4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정무위 여당 관계자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4년 차 국감이 되면 금융위와 공정위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로 논의하고 따져야 한다. 그런데 (정무위 국감은) 사실상 사모펀드와 파생결합펀드(DLF) 문제가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해당 관계자는 "일단 사모펀드의 설립부터 운영·사후처리까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보고 대책을 내세워야 하는데, 사람들이 개념을 혼동해서 무엇이 문제점인지 지적하지 않았다"며 "의원이라고 하면 이 건(사모펀드)에 대해서 조 전 장관과 불공정 거래행위가 관련이 있다면 어떤 게 관련이 있나 지적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게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후 정무위에서의 한국당의 공세를 두고선 "공부를 안 하고 사모펀드만 열심히 했으니 다른 건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종합감사가 남아 있으니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앞으로 남은 국감에서는 (사후) 대책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조 전 장관 이슈도 많았지만 어쨌든 사퇴를 하셨고, 나름대로 정책 국감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야당도 처음엔 공세적이었지만 정책적으로 잘 했다. 의미가 있다면 DLF 문제를 잘 지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여야가 합의해서 일반 증인도 채택했다"며 "하나은행 부회장이 종합감사에 나올 거다. 큰 한계 없이 끝까지 잘 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자녀들의 입시 부정 의혹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던 교육위원회에서 여야는 조 전 장관 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문제를 거론하며 맞섰다. 지난 1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교육위 국정감사. /이덕인 기자
조 전 장관 자녀들의 입시 부정 의혹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던 교육위원회에서 여야는 조 전 장관 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문제를 거론하며 맞섰다. 지난 1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교육위 국정감사. /이덕인 기자

◆ 조국이 쏘아 올린 '공정성' 문제…입시 논란의 중심 '교육위'

교육위원회에서는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부정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은 교육부와 서울대학교 국정감사 등에서 조 전 장관 자녀에 대한 직접 조사를 촉구하고, 의혹의 진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여당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아들의 논문 제1저자 의혹을 언급하며 맞불을 놨다. '공정성'을 화두로 특히 많은 주목을 많은 교육위는 각종 의혹들을 계기로 입시교육제도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교육위 야당 관계자는 "(조 전 장관 딸의) 대학입시 부정 의혹, 대학입학뿐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 의전원 입학 문제에 야당은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고, 거기에 여당은 맞불로 야당 원내대표를 공격했다. 쟁점 위주로 국감이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 전 장관 문제 때문에 발발된 게 대입제도까지 불똥이 튀었다. 또 고등학교 자사고 폐지까지 튀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저쪽(여당)에서는 조 전 장관의 일탈이 아니라 체제의 문제라서 손댄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자사고의 경우 공론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원래 교육부가 공론장을 거쳐서 한다고 했었는데 뛰어넘고 연말에 한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앞으로도 조 전 장관 딸의 문제는 남아 있어서 추가 질의가 없을 가능성은 없다"며 "중간에 터져 나온 '자사고·특목고 폐지' 논의도 종합감사 때 언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교육위에서 여야가 증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과 관련해 "국감이 중요한 이유는 증인 신문을 통해 더욱 깊은 질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책은 법안을 하면서도 할 수 있는데 오히려 특정 사례가 발견됐을 때 세게 집을 수 있는 건 국감이다. 아마 종합감사까지 (증인)채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뤄야 할 교육 현안이 많음에도 야당의 집중적인 조국 국감에 아쉬움이 있다"고 지난 교육위 국감을 평가했다. 지난 10일 열린 서울대 국감에서 발언하는 박 의원. /이덕인 기자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 문제 말고도 우리가 다뤄야 할 여러가지 교육적 현안이 많이 있음에도 야당의 집중적인 조국 국감에 상당한 아쉬움이 있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번 교육위 국감이 사실상 '조국 국감'이 된 부분을 인정하고 "물론 조 전 장관과 관련된 논란들이 교육의 공정성과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이 있긴 하다"면서도 "지난 14, 15일은 지방 출장 감사가 있었는데, 14일 점심 때쯤 조 장관의 사퇴가 있었음에도 조 전 장관에 대한 질의는 계속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의원은 "광화문 집회만 해도 그전까지는 조 전 장관 사퇴에 대한 촉구를 했었는데, 사퇴 후인 이번 주엔 조 전 장관 의혹에 대한 요약정리를 한다고 한다"며 "아무래도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정쟁의 소재가 끊이지 않고 계속 국정을 흔드는 것으로 연결되는 것 아닌가하는 안타까움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야당 쪽에서 조 전 장관 관련한 현안 질의가 나오면 그것을 방어하는 질의가 조금은 이어질 수 있지만, 남아있는 전반적인 현안 위주로 질의할 것"이라며 "우리 당 의원들은 대부분이 현안 질의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조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여야 정쟁이 최고조로 벌어졌던 법사위 국정감사는 사퇴 발표 이후에도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갈등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5일 진행된 법무부 대상 국정감사. /배정한 기자
조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여야 정쟁이 최고조로 벌어졌던 법사위 국정감사는 사퇴 발표 이후에도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갈등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5일 진행된 법무부 대상 국정감사. /배정한 기자

◆ 고성·설전에도 여야 모두 '검찰개혁' 외친 법사위

법무부와 검찰 등을 감사하는 법사위 역시 여야의 충돌이 가라앉을 날이 없었다. 당장 검찰이 조 전 장관 가족과 관련한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데다, 지난 패스트트랙 사태 이후 고발된 의원들의 수사도 맡고 있어 여야의 고성과 설전이 빈번히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위원장을 맡고있는 여상규 한국당 의원의 욕설이 국회방송 생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하면서 여론의 큰 비판을 받았다.

법사위 국감은 조 전 장관이 법무부 국감 전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개혁'이라는 화두에 시선이 쏠리는 모양새다. 특히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공수처 관련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상정돼 있고, 한국당은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관련 논의는 국감 이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법사위 여당 관계자는 "저희는 다른 상임위보다도 정책 질의를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이 사퇴했지만, 그전까지 대부분 조 전 장관 관련 질의가 이어졌고, 정쟁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향후 법사위 국감 전망을 놓고 "양적으로 보면 (조국 이슈가) 줄어들 것 같긴 하지만, 큰 틀로 본다면 조국 사태를 비롯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이 내놓은 검찰개혁이 잘못됐다는 야당의 지적도 있을 거고, 여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이 가져온 검찰개혁안을 가지고 야당에 어떻게 할지 논의를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대검찰청 국감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이 좀 더 집중될 것 같다. 검찰 수사 과정이 오랫동안 진행되면서 관행적인 문제가 많다"며 "그것과 관련해 검찰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법사위 국감 중 증인 채택과 관련해 "크게 아쉬운 부분은 없다"며 "야당 쪽에선 계속 맹탕 국감이라고 말하면서 증인 불출석을 이유로 대고 있는데, 사실상 증인 신청 명단을 보면 재판이 진행 중인 분들이 많다. 법적으로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만큼 저희 입장에선 그런 분들이 나와서 할말도 없다고 생각이 된다. 정쟁하자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사위 국감이 정쟁으로 과열돼서 아쉬운 건 있다. 현실적으로 두 달 정도 조국 정국이 이어졌는데, 이걸 통해서 검찰의 과도한 수사나 잘못된 관행들이 다 드러난 셈이다. 그런 것들을 지적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야당과 부딪히니 정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국정감사가 중반을 넘어 종합감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법사위는 검찰개혁 이슈에 집중할 전망이다. 국회의 감사 본연의 기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생산적인 질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15일 정부부처 직원들이 국감을 준비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국정감사가 중반을 넘어 종합감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법사위는 검찰개혁 이슈에 집중할 전망이다. 국회의 감사 본연의 기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생산적인 질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15일 정부부처 직원들이 국감을 준비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야당 측도 반대 의미로 법사위 국감에서 조 전 장관 이슈를 통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법사위 야당 관계자는 "법사위 국감에서 조 전 장관이 이슈가 되기는 했지만, 결국 우리 사회와 법사위에 던져 준 화두는 검찰개혁,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이슈가 하나에만 집중돼서 다양한 제도를 살펴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조 전 장관 문제가 가져온 우리 사회 병폐나 고질적인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 검경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이나 검찰의 독립성·중립성 확보에 대해 국민들이 환기하고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여야 모두 앞으로 남은 국정감사 기간 동안은 생산적인 질의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788개의 피감기관을 감사해야 하는 국회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의 끝자락에서 여야가 진정성 있는 견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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