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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조국 사태' 명분, '검찰개혁' 운명은?

  • 정치 | 2019-10-17 05:00
정부와 여당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떠났지만,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은 여전히 살아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개혁안의 본회의 표결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국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자택에 들어서며 관계자와 악수를 나누는 조 전 장관. /이새롬 기자
정부와 여당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떠났지만,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은 여전히 살아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개혁안의 본회의 표결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국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자택에 들어서며 관계자와 악수를 나누는 조 전 장관. /이새롬 기자

국회 '선택의 시간' 임박…야 3당 끌어안을 여당 협상력 관건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정부와 여당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라 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역할은 불쏘시개로 끝났다. 두 달 이상 이어진 '조국 사태'는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의 사퇴로 일단락됐지만,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은 여전히 살아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여론이 확인됐고, 정부·여당의 의지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야당들도 각론에선 이견이 있지만, 대의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검찰개혁의 마침표를 찍을 국회 '선택의 시간'이 임박하며, 여야 지도부 협상도 재개됐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은 16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사법개혁안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각 당에서 원내대표와 의원 한 명이 참여한 '3+3' 형식의 첫 회동에선 검찰개혁에 대한 전반적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트랙에 올라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사법개혁안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가 핵심이다. 교섭단체 3당은 검경수사권 조정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고, 공수처 설치는 한국당만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선 각 당의 다른 입장에 대한 의견 조율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은 공수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달 말 사법개혁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공수처 반대는 역대급 억지"라며 "민주적 검찰 통제와 공수처 설치는 확고한 국민의 절대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文실정 및 조국 심판’ 국정감사 중간점검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장기집권사령부, 공수처는 절대 불가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공수처 법안은 다음 국회로 넘겨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각 당 대표 의원들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각 당 대표 의원들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이처럼 공수처에 대한 민주당과 한국당의 입장이 너무 달라 양당의 간극이 좁혀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결국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개혁안의 본회의 통과 유무는 바른미래당, 정의당, 대안정치연대, 민주평화당 등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달렸다.

이에 대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공수처 법안을 다음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한국당 주장은 검찰개혁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는 안 하겠다로 볼 수 있어 저희가 최대한 협상력을 발휘해서 막아야 한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사법개혁안은 지금 패스트트랙을 태워놨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해도 본회의에 올라 표결할 수 있는 상황까지는 무조건 가게 된다"며 "결국 본회의 표대결이 되는 건데, 저희들이 공수처에 반대하는 당을 빼고 150표 정도를 만들면 돼 여러 가지 방면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선 사법개혁안과 함께 처리하기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을 탄력적으로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걸로 돼 있는데, 이걸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을 위한 국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 /뉴시스
검찰개혁을 위한 국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 /뉴시스

다만 민주당 측은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이 사법개혁안 표결에 동참하게 할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조국 정국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여론은 확인이 됐고, 정부와 여당의 의지도 역대 최고로 강하다"며 "외부 환경은 조성이 됐는데 국회 안에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이어 "한국당만 공수처에 반대 하는데, 이걸 빼면 검찰개혁은 반쪽에 불과하다"며 "선거·사법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여야 4당은 연동형비례제 선거법을 먼저 처리하고 사법개혁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는데, 현 상황에서 사법개혁안을 먼저 처리하기 위해선 민주당의 원내 협상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법도 반드시 통과를 시키겠다는 확신을 다른 야당에게 주기 위해선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에서 지역구를 10%가량 늘리면서 세비는 동결하는 안과 당론으로 처리해 민주당 내 이탈표를 방지하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며 "무작정 사법개혁안을 밀어붙이고 안 되면 야당 탓을 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한국당과도 대화는 이어가면서 의견 조율이 안됐을 경우 다른 야당과 지혜를 모아 본회의 표결에 나서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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