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수 의원 "뒷북 징계…비겁한 정치로 당내 문제 해결 못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바른미래당 의원 15명이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놓고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또한 손학규 당 대표를 향해 "사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 최고위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손 대표는 당을 극단적인 갈등과 분열로 몰고 가는 잘못된 징계 결정을 즉각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당 윤리위원회는 하 최고위원의 '정신 퇴락' 발언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김수민 의원은 "해당 발언이 나온 지 4개월 만에 내려진 뒷북 징계였다"며 "징계 결정 자체가 원천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번 징계 결정이 있기 전 절반이 넘는 최고위원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안병원 윤리위원장 불신임 요구서를 당 대표와 최고위에 제출한 바 있다. 따라서 불신임요구서 제출과 함께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원장은 자격을 상실한 것이며, 자격없는 윤리위원장이 내린 징계 결정은 원천적으로 무효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하 최고위원의 발언은 민주주의 정신을 저버린 구태정치인의 일반적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며 "일부 오해소지가 있었다 해도 당사자가 네 차례나 사과의 뜻을 밝혔고, 손 대표도 이를 수용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 최고위원 발언은 애당초 징계회부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징계의 의도가 불순하다"며 "이번 징계는 공교롭게도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 이상 되지 않으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온 직후였다. 손 대표가 당권 유지를 위해 윤리위원회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당원들이 선출한 최고위원을 중징계에 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손 대표를 향해 "당 대표로서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당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다. 윤리위원회를 동원해서 반대파를 제거하는 비겁한 정치로는 실타래처럼 엉킨 당내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하 최고위원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끝내 고수해 당을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상황으로 몰고 간다면 우리 국회의원들은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김 의원과 오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태규·지상욱·김삼화·이동섭·김중로·신용현·이혜훈·정운천 의원이 동석했다.
이들은 모두 손 대표가 약속했던 '10% 당 지지율 미만 시 사퇴'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 회견 직후 이태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알다시피 4개월이나 지난 양해가 다 된 그런 건을 다시 징계에 올리는 부분은 추석 10% 안 되면 사퇴하겠다는 대국민 대당원 약속을 희석시키고 물타기 하기위한 정치술수"라고 꼬집었다.
이어 "손 대표가 비열한 정치행태를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손 대표가 하 최고위원의 징계를 즉각 철회하고, 국민과 당원과 한 약속을 즉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회견에서 밝힌 '중대결심'과 관련해 이 의원은 "의원들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기 그렇다"며 "지금이라도 손 대표가 이성을 회복해서 정상적으로 민주정당의 과정과 절차에 대해 본인이 책임지고 걸맞은 정치를 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상욱 의원도 손 대표를 향해 "상실된 리더십의 식물대표로서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며 "그 분(손 대표)이 하는 말이 정치인이 언어의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거짓말하고, 약속 지키지 않고, 당헌당규 파괴하는 분은 그런 말 할 자격 없다. 스스로를 버리고 1996년 DJ, YS 그 시절로 돌아가서 결정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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