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정출산·이중국적 아니다"… 당 내부서 "洪 내부총질" 비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원정출산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가 '역풍'에 휩싸인 모양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나 원내대표의 아들 원정출산 의혹에 대해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형평상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건이 됐다"며 "말로만 하는 것보다 이에 대한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들이 이중 국적인지 여부만 밝히면 논쟁은 끝난다"고 했다.
당내에선 홍 전 대표를 향해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민경욱 의원은 SNS에 "하나가 돼 싸워도 조국을 공격하기에 벅차다"며 "'내부 총질'은 적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23일)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홍 전 대표의 행보를 '해당 행위'로 규정했다. 이들은 "홍 전 대표 발언에 우려를 전한다"며 "지금 내부 분열을 획책하는 자는 자유 우파의 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이러한 비판들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는 "당을 위한 충고를 내부 총질로 호도하고 있는 작금의 당 현실을 감안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참 어이없는 요즘"이라며 "이제부터는 당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 할 테니 잘 대처하라. 험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좋지 않은 당내 분위기를 인식했는지 나 원내대표가 원정출산, 이중국적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자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정출산이 아니냐고 하더니 이제는 이중국적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둘 다 아니라고 다시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는 "부산지법 근무 당시 서울에 와서 아들을 낳았다고 수없이 말해도 희생양을 찾아 가짜로 몰아붙이는 모습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해당 산후조리원의 설립연도는 2000년이고 아들 출생 연도는 1997년이다.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이후 SNS에 글을 올려 "환영한다"며 "늦었지만 진실을 밝혔으니 다행"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저격한 것은 '존재감 입증'의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어느 정치인이든 잊혀지는 걸 두려워한다. (홍 전 대표도)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나 원내대표를 비판)한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황 정치평론가는 "홍 전 대표의 말이 틀리지 않았더라도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췄어야 했는데 조 장관 정국에서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홍 전 대표의 문제제기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지만 중요한 건 타이밍"이라며 "야당 입장에선 지금 조 장관에 집중해야 될 때인데 전력을 흩트릴 수 있는 문제제기를 홍 전 대표가 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정부·여당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 나 원내대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자녀에 대한 동시 특검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을 통해 문 대통령의 자녀, 조국의 자녀, 또 저와 나 원내대표의 자녀를 다 특검대상으로 조사를 철저히 해서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면서 "이 얘기는 자꾸 끌어갈 일이 아니다. 비겁하게 피할 일도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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