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분열 꾀하는 자는 적" vs 홍준표 "오버해도 한참 오버"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나경원 원내대표 사퇴론이 갑론을박이다. 홍 전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향해 "더 버티면 추해진다"고 지적하자 민경욱 의원이 "책임은 조금 있다가 물어도 된다"고 반박하고 나서면서다. 홍 전 대표는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 원내 전략 실패 등을 이유로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12일 "참 하기 힘든 말을 오늘은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한다. 정치 책임은 결과책임"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나 원내대표 사퇴와 관련해 과거 자신이 정치적 책임을 졌던 사례를 들었다. 홍 전 대표는 "2011년 12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당과 아무런 관련 없던 최구식 의원 운전 비서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돕기 위해 한 디도스 파동 때 그 책임을 지고 당 대표를 사퇴했었다"라며 "문재인 지지율 80%에 남북정상회담 쇼로 지방선거에 졌을 때도 책임을 지고 당 대표를 사퇴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나 원내대표 사퇴 이유로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5당 회담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길을 열어주어 괴이한 선거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한 점', '장외 투쟁하다가 아무런 명분 없이 빈손으로 회군해 맹탕 추경을 해 주면서 민주당에 협조한 점', '여당이 쳐놓은 덫에 걸려 패스트트랙 전략실패로 국회의원 59명의 정치생명을 위태롭게 하고도 아무런 대책 없이 면피하기 급급한 점', '국민적 분노에 쌓인 조국 청문회에서도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다가 조국을 임명하는데 정당성을 확보해 주는 맹탕 청문회까지 열어 준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아직도 미련이 남아 황(교안) 대표가 낙마하기 기다리며 직무대행이나 해 보려고 그 자리에 연연하는가?"라며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아직도 구설수가 계속되고 있고, 아무런 실효성 없는 국조. 특검까지 거론하면서 자리보전하기에 급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리 덩어리 조국 임명 하나 못 막으면서 국조, 특검한다고 현혹하면 국민들이 믿는다고 생각하는가? 이대로 가면 정기 국회도 말짱 慌(황)이 된다. 야당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어 충고한다. 과오를 인정하고 내려오는 것이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야당을 살리는 길이다. 더 이상 버티면 추해진다"라고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홍 전 대표가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자 민경원 의원이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내부 총질'을 멈추라는 것이다.
민 의원은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꿔서는 안 된다. 책임은 좀 더 있다가 물어도 된다. 황 대표가 낙마하면 권한대행을 하려고 버틴다는 말엔 나 원내대표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진다"라며 "제발 좀 아끼고 합치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총선에서 지면 다 황이다.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의석수에 밀려서 분루를 삼킨 게 그 얼마인가? 결국 패스트 트랙도 머릿수에서 밀려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라고 홍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분열을 꾀하는 자는 적이다. 내부 총질도 금물이다. 정치 원로들께서는 제발 이 혼란한 정국을 헤쳐 나갈 지혜를 나눠주십사고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도 민 의원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그는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면 안 된다? 전투에 실패한 장수는 전쟁 중에 참(斬)하기도 한다. 그래서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는 거다"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서 무능한 장수를 바꾸라는 거다. 그걸 계파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잘못된 거다. 참 딱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당을 위한 논쟁이라면 격을 따지지 않는다. 그게 요즘 달라진 정치풍토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가 친박핵심, 초선이라도 그 논쟁을 받아 준다. 대신 예의는 지켜라. 내부 충고를 적이라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한참 오버한 거다. 오버액션 때문에 당 대변인도 물러난 거라는 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했나"라고 민 의원을 향해 일갈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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