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 대전…? "정신 차려라", "국민학생보다 못하지 않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김진태 의원님,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여상규 위원장이 모든 발언, 의사진행발언은 모두 질의시간에 해야 한다고 했어요."(표창원 민주당 의원)
"지금 국민학생보다 못하고 있잖아요!"(이철희 민주당 의원)
"이봐요!"(여상규 한국당 의원)
6일 어렵게 마련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이날 여야 의원들은 평소보다 더욱 격앙돼 있었고, 거친 막말을 했다가 잠시 뒤 바로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했다. 평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거친 언사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날은 민주당 의원들이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격한 발언을 이어갔다.
몇몇 의원들은 언쟁 속 말실수로 논란이 되기도 했고, 갈등 끝에 책상을 내리치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문회를 중립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질의자에게 모든 권한을 주겠다"고 발언했지만, 자신의 질의를 유독 길게 진행하고, 조 후보자의 답변을 듣지 않는 등 다소 편향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 김종민 의원 "고려대 학생이 동양대 표창장이 왜 필요해"
이날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를 향한 방어에 집중한 나머지 '지방대 폄하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질의 쟁점이었던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이어가던 김 의원은 "실제로 고려대 다니는 학생이 (경북) 영주 동양대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고 그 결과로 교수들이 표창을 준 것이지 대학원 가라고 준 게 아니"라며 "고려대 학생이 유학을 가든 대학원을 가든 동양대 표창장이 뭐가 필요한가. 솔직히 이야기해서"라고 따졌다.
김 의원의 해당 발언은 곧바로 '지방대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서울대 나오신 분께서 중형태풍급 사고를 치셨다"고 꼬집었다.
관련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수습에 나섰다. 그는 "대학원이나 유학을 갈 때 대학에서 받은 표창이 같은 급인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취지에서 이야기했는데 이걸 지방대를 폄훼했다고 오해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님들은 이걸 가지고 페이스북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의원은 "지방대 폄훼라고 하는데 전혀 사실 왜곡"이라며 "제가 지방에 산다. 저희 아이가 지방에 있는 시골학교에 다닌다. 제가 논산 건양대학교, 금산 중부대학교, 지방대 좋다고 자랑하고 다닌다"고 거듭 밝혔다.

◆ 의원들 설전…이철희 "국민학생보다 못 하다" 여상규 "이봐요"
한껏 민감해진 의원들은 질의 방식, 쟁점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했다. 이날 오후 보충질의에서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조 후보자의 답변을 다 듣고 질의하려 대기중이었다. 여 위원장은 "저는 질의하라고 말씀드렸다"며 질의 시간 카운트를 시작하자 이 의원은 "뭐하시는 건가 지금 발언도 시작 안 했다"며 반발했다.
여 위원장은 "지금 저는 이철희 위원님께 질의하라고 기회를 드렸고, 그러는 동안에 후보자는 계속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이 위원님도 계속 듣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위원장님 청문회 제도가 시작된 미국에서 청문회를 히어링(hearing)이라고 한다"며 "히어가 무슨 뜻인가. 아시나. 히어가듣는 거다. 청문회는 듣는 자리"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여 위원장은 "내가 국민학생이냐"며 맞받았고 이 의원은 "국민학생보다 못하시잖나 지금. 편들 걸 편드시라. 권한을 지키자. 히어링이다 히어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 위원장도 "이봐요. 원칙대로 하는 걸 그렇게 비난하는가"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실랑이를 벌이다 이 의원은 질의에 들어갔고, 한참 뒤 이의원은 발언 시간을 요청해 "위원장께 격한 발언한 걸 사과하겠다. 주의하겠다. 다같이 주의하자"고 말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김진태 한국당 의원과 조 후보자와 관련한 웅동학원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시라"고 몰아세웠다. 이날 웅동학원 관련 증인 심문을 이어가던 김도읍 의원의 발언이 발단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나선 김형갑 이사장에게 "학교를 이전하면서 이사장이던 조변현(조 후보자 부친) 씨가 공사를 맡고 조 후보자 동생 조권에게 하도급을 준다. 그렇게 장난을 쳐서 채권은 조국 가족이 가져가고 학교는 빚이 남은 상황이 됐다"고 힐난했다.
그러자 표 의원은 "김 의원은 사자 명예를 정면으로 훼손했다. 국회에서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선동하지 말라"며 맞섰다. 여기에 김진태 의원도 "증인 심문을 해야지 뭐하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이자 표 의원은 "김진태 의원님 정신 똑바로 차리시라. 여상규 위원장이 모든 발언, 의사진행발언은 모두 질의시간에 해야 한다고 했다"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상대 당 의원을 이렇게 모욕하고 뭐 하는 건가. 표창원 의원은 깡패냐"고 질타했다. 그런 뒤 표 의원도 다음 발언에서 김 의원에게 사과의 뜻을 표현했다.

장제원 의원은 웅동학원 문제와 관련해 본인 일가의 사학 재단 운영 이야기를 듣고 격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장제원 의원도 가족이 사학 하시지 않느냐"며 "대한민국 사학하시는 분들이 그렇기 않다. 그렇게 사기치고 그렇게 안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증인 심문 후 신상 발언을 요청해 "대꾸할 가치가 없는 사람의 발언에 대해 신상발언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며 "제 집안이 뭘 하냐를 들고 나와 자신의 이익을 보려고 저렇게 위선적이고 이중적이고 특권과 반칙에 점철된 후보자를 방어하기 위해서, 변호하기 위해서, 권력의 나팔수가 되어, 권력에 빌붙어서 국회의원인지 권력의 하수인지 모를 사람하고 같은 법사위원이라는 게 창피하다"고 비난했다.
분노한 장 의원을 향해 김 의원은 "오해 푸셔야 한다. 화를 내신 이유가 이해 안 된다"며 "장 의원 가족 비난 의도 없었고 오히려 사학이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책임감 있게 운영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상규 위원장에 여야 고성…"이정도 중재도 못해" vs "판사냐"
이날 하루종일 여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은 위원장의 진행을 놓고 각을 세웠다. 이날 오후 9시경부터 이어진 청문회에서 여야는 조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놓고 공방을 시작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인턴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체 출입 기록을 요구했다. 딸이 3주 동안 인턴을 했다는 조 후보자의 주장에 한국당은 3일 밖에 출입하지 않았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KIST 자료는 검찰에서 압수수색했다고 들었다"면서 "옛날 자료고, 압수수색된 것을 어떻게 갖고 오느냐"고 따졌다.
여야의 실랑이가 계속되자 여 위원장은 "제가 정리하겠다. KIST에서 발급한 자료가 3일만 출입한 것으로 돼 있으면 특별한 다른 증거가 없는 한 맞는 것 아니냐"고 발언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표창원 의원은 "왜 판결을 하려고 하나 판사인가. 불공정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여 위원장은 "사회만 보고 있다. 민주당이 무슨 공정을 찾느냐"며 맞섰다.
장제원 의원은 "위원장이 그정도 중재도 못하느냐"며 힘을 보탰고, 송기헌 의원은 "하면 안 된다. 그걸 왜 여기서 말하나. 그 얘기는 지금 장 의원 말이 맞다고 하는 것"이라고 고성으로 답했다.
온국민의 관심사였던 조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여당 의원들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고, 야당 의원들은 자료요청 및 의혹 해명을 강하게 요구했다. 감정이 격해진 의원들은 고성과 반말을 섞어 발언하기도 했고 정정, 사과로 발언을 다수 수습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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