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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문회] "1919년" 떨던 조국, 저녁 이후 웃었다

  • 정치 | 2019-09-06 23:17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속개된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의 농담에 웃음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속개된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의 농담에 웃음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한 방' 없는 한국당에 자신감 찾은 曺

[더팩트ㅣ국회=이원석·문혜현 기자]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초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선서문의 '2019년'을 "1919년"으로 읽는 등 극도로 긴장한 모습이었다. 목소리까지 미세하게 떨렸다. 이어진 청문회 내내 조 후보자는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만족스러웠던 것일까. 조 후보자는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농담을 건네자 작게 웃었다.

이날 청문회장에 처음 모습을 들어선 조 후보자는 축 처진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조 후보자가 딸 위조 표창장 논란 관련 중심인물인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해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장이 일고 있었다. 동양대는 조 후보자의 아내 정경심 교수가 재직하는 곳으로 정 교수가 임의로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허위 발급해 딸에게 줬다는 것이 의혹의 시작이었다.

청문회 시작부터 한국당 의원들은 해당 표창장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조 후보자는 "아내가 통화를 했고 그 끝에 (바꿔서 했다)"고 최 총장과 통화한 사실 자체는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아내에게 표창장 수여를 위임했다고 대응하면 본인도, 정 교수도 산다'며 외압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여당 의원들도 "최 총장이 이야기한 일련번호와 다른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최소 18개나 확인됐다"며 해당 표창장은 총장이 직접 수여 한 것이 아닐 뿐 위조된 것이 아니라고 힘을 보탰다.

6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청문회에 임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배정한 기자
6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청문회에 임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배정한 기자

이후로도 한국당 의원들은 주로 딸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해 질의했다.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저자 특혜, 공주대 인턴십 청탁, 장학금 청탁, 서울대 인턴 허위 의혹 등 관련 질의가 나왔고, 이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 자료 요구에 대해선 "확인해보겠다", "어떻게 알겠나"라고 회피성 답변을 하기도 했다.

오전 질의 내내 조 후보자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그는 이따금 질의를 들으며 '후'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질의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르자 조 후보자는 긴장이 풀린 듯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전혀 아니다", "허위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며 오전보다 더 명확한 목소리로 적극 반박했다. 그러나 여전히 표정은 어두웠다. 박 의원이 질의 중 "좀 웃으라"고 했지만, 웃지 못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질의에 '한 방'은 보이지 않았다. 보충·재보충 질의를 거듭해도 같은 의혹만 반복해 제기됐다. 주로 딸 관련 의혹이었다. 조 후보자도 이전과 다르지 않은 답변을 거듭했다. 여당 의원들은 재차 반박 주장으로 조 후보자를 도왔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증인 신문에서도 상황의 반전은 없었다. 증인의 출석이 강제되지 않았기에 여야 의원들은 유일하게 출석한 증인인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를 상대로만 질의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기대했던 답변을 증인으로부터 얻지 못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그것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는 김 이사의 답변에 바로 질의를 철회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야 의원들은 예민해지기만 했다. 조 후보자를 앞에 두고 고성을 높이며 싸우는 모습도 잦아졌다. 특히 이날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다툼이 많았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여 위원장이 지나치게 한국당 의원 편을 든다며 "초등학생만도 못하다"고 비난했고, 여 위원장도 "이봐요!"라고 맞받아치며 분위기가 격해지기도 했다.

저녁 식사 이후 조 후보자는 웃었다. 재재보충 질의 시작 전 대기하던 상황에서 박 의원이 "민정수석이 더 낫지 않나. 내가 다 해봤는데 국회의원이 젤 좋다"고 농담을 건네자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미소를 보였다. 이후 질의가 재개됐지만 좀처럼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야당의 질의는 나오지 않았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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