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선거법 날치기"…법적 대응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로 저항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국회 일정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당장 한국당은 예정됐던 예결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를 비롯해 인사청문회 일정을 제외한 모든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29일 오전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선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심상정 정의당 의원 대표발의)이 여야 진통 끝에 통과됐다. 19명의 위원 중 11명이 찬성했고, 한국당 위원 7명과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권했다.
의결 과정에서 한국당은 "날치기 선거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제원 한국당 간사는 국회법 책을 집어 던지며 "이걸 오늘 쓰레기통에 집어 넣은 세력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바른미래당 일부 세력"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개특위를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돼 최장 90일간 체계·자구 심사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한국당의 거센 항의가 있는데다 법사위원장이 여상규 한국당 의원이기 때문에 여야는 법사위 심사기간 내 충돌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국회가 다시 공전 상태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예정됐던 예결위와 외통위 회의도 취소됐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개특위 선거법 통과와 관련한 향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장의 대응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권한쟁의 심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면서 "홍영표 정개특위원장과 김종민 소위원장·안건조정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는 계속한다"면서도 "다른 국회 일정은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회 상임위 일정은 여야 교섭단체 간사 간 합의에 따라 진행되기에 한국당의 협조 없이 회의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진행 중이던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정개특위에 가야 한다"며 정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방금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날치기 처리됐다"며 "정치도의상 받아들일 수 없고 한국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보이콧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다만 인사청문회 일정은 따르기로 해 이날 오후부터 청문회는 재개됐다.
당초 외통위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현안질의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 예결위 또한 '2018회계연도 결산안'을 처리하고자 했지만 파행됐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는 "오늘 예결위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다시 의논해 날짜를 새로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국회 상임위 일정 또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회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와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 입장이 굉장히 강경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 있다고 보이는데, 이 국면 자체가 본인들로선 총선을 앞두고 그야말로 한판 승부를 봐야 하는 결전으로 보는 것 같다"며 갈등 국면 재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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