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개별 허가 품목 지정 안 해…"타협 타이밍 중요"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일본 정부가 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수출 규제 시행세칙에 기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외 추가로 개별 허가 품목을 지정하지는 않아 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이날 관보를 통해 "수출무역관리령을 개정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공포 후 21일이 경과한 날로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부터는 일본 기업이 군사 전용 우려가 있는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경우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일본 매체 산케이신문은 이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주려는 의도나 경제보복, 대항조치는 아니다"라며 "이번 검토는 안전보장이란 점에서 수출관리제도를 적절히 하기 위해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이날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 외에 추가로 개별 허가 품목을 지정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강력 항의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계속된 철회 요청과 국제 사회의 우려에도 일본 정부는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강행했다"며 "일방적이고 부당한 조치를 조속히 거둬들이고 대화를 통해 지혜를 모아나가자는 우리의 제안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21일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일 3국 장관회의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한중일외교장관회담의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한중일외교장관회담은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회의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한중일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이 양자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늘 12월로 예정된 한중일정상회담 개최도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양국 외교장관회담과 물밑 협상이 계속 이뤄진다면 일본의 새 화이트리스트 시행일 전 한일 간의 외교적 협상으로 극적으로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오는 15일 우리 정부의 8·15 광복절 메시지와 24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여부가 이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이 추가로 개별 허가 품목을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일각에선 국제사회의 비판을 우려한 조심스러운 접근이라고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상중 도쿄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립을 넘어서 한일관계 진단 해법' 토론회에서 "화이트리스트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재량행정"이라며 "정부가 어느정도 재량에 따라 관리를 강하게도 할 수 있고, 약하게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법을 일본 측이 선택한 것은 한국이 (강제징용 문제에서) 어떤 타협을 제시할지에 따라 재량범위를 넓히거나 줄이거나 할 것"이라며 "타협을 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특히 오는 24일 지소미아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미국이 3자회담 테이블을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며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 한국의 총리가 특사로 파견될 가능성도 있고, 후쿠다 전 총리가 특사로 한국에 파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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