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출판기념회서 '연대' 메시지…가능성은?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최근 자유한국당이 무소속 이언주 의원을 향해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자 당내 영입과 보수 빅텐트론에 관한 전망이 이어진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당의 이 의원 영입 문제엔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텃밭인 경기 광명을에 출마해 승리한 이 의원은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쳐 '시장 경제', '자유 민주주의'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보수의 아이콘이 됐다. 게다가 24만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할 정도로 현정부를 향한 선명한 비판 스탠스를 취하는 이 의원을 한국당 입장에선 '언제라도 함께 할 수 있는 보수 인사'로 점 찍어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공천'에 있다. 기존 지역구에 다시 출마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이 의원은 수도권이 아닌 고향 부산 혹은 TK 지역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한국당 입장에서 이 의원을 굳이 텃밭에 보내 쉽게 당선하게끔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 의원의 영입을 통한 다른 당과의 합당연대 가능성도 함께 고려되고 있다. 이 의원 개인을 비롯해 바른정당계 등 다른 인사들의 통합으로 성과를 내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한국당 입당하면 당장 '지역구 공천 문제'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입당하게 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어느 지역에 공천을 받는 지가 핵심인 것 같다"며 "현역 국회의원이 다른 지역구로 간다는 건 정치적 도의와 명분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고향인 부산 영도 같은 지역에 '보수의 아이콘'으로 나가는 게 좋을지 모르겠지만, 보수 정당 입장에선 영도 같은 지역에선 참신한 정치 신인을 발굴해 내보내도 충분히 당선될 수 있다. 때문에 이 의원에게 당선이 쉬운 지역의 공천권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의원 입장에선 쉬운 지역구를 주지 않는 한 가지 않을 거고, 대신 개인의 브랜드나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이러한 미묘한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김 평론가는 이 의원과 관련해 "그는 누가 봐도 보수 역할을 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을 대상으로 선명성 있는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보수 정당에선 중요한 파트너로 볼 것 같다"면서도 "(다만) 총선 성패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카드는 아니다. 오히려 제주에 있는 원희룡 지사가 합류한다던지, 갈라진 보수의 통합에 성과를 내는 게 총선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 영입은) 하나의 이벤트나 이슈로 작용할 거다. 다수 의원들이 출판기념회에 온 게 사실이지만, 보수 진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
◆ "선거는 싫은 사람 떨어뜨리는 것"… 이 의원의 무기는 '목소리'?
"저는 이제 나라를 망치고 있는 이들과 싸워야 한다.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세력과 싸워야 한다. (중략) 공적 의지는 눈곱만큼도 없고 권력을 사유화해서 우리가 쌓아온 것을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자기들끼리 해먹고 있는 사람들과 싸워야 한다."
22일 출판기념회에서 이 의원은 연신 '싸워야 한다'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의원이 정치권 밖, 특히 유튜브와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내놓는 비판의 목소리를 강점으로 보면서 한국당 영입 가능성을 높게 보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의원의 비판이 먹히기 때문에 그만큼 부각이 된 것"이라며 "더 먹힐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최소한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이 의원이 나쁜 스탠스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선거라는 건 어떤 사람에 대해서 좋아서 찍는 게 아니다. 더 싫어하는 정당, 더 싫어하는 인물을 떨어뜨리는 게 선거"라며 "선거에서 네거티브를 하는 이유는 상대를 더 싫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의 이 의원 영입과 관련해 "가능성이 높다. 불출마 선언한 의원들이 있고, 서울로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니 부산으로 갈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갈 곳이 거기밖에 없다"고 보았다. 이어 "(한국당 입장에서)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선거에서 현 정권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 어떤 상황인지 따라서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당의 러브콜에 다양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타났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김무성 의원의 불출마가 구체적으로 된 건 아니다. 정치적 공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면서 "당 입장에선 이 의원이 온라인에서 보여준 '사이다 발언' 등 상징적인 부분들로 기존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유리하다고 본 것 같다"며 "결국, 보수 빅텐트론으로 보이는데 이 의원 혼자보단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함께 오는 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도권에서 이 의원으로 중도 민심을 데려와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는 퀘스천 마크가 붙는다"며 "자기 정치색이 강하기 때문에 외연확장 측면에서 일반 유권자를 한데 모으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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