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 '엄지 척!' 화끈한 응원… '선행' 시민에 몰래 감사 편지 전달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광주세계수영대회 흥행몰이에 나섰다. '쾌활한 정숙 씨'라는 별명을 가진 김 여사는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로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또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결식 아동들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시민에게도 감사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23일 오전 7시 43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 베이지색 바지와 체크무늬 재킷 차림을 한 김 여사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남자 수구 15~16위 결정전을 직접 관람하며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광주시민서포터스 구역 응원석을 지나면서 환한 웃음을 지은 채 손을 들어 인사하자, 응원단은 파랜 부채를 흔들며 환호했다. 좌석으로 가면서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여자 수구 선수들에게 "아유, 오늘 더 예쁘네"라며 기분 좋은 말을 건넸다.
오전 8시 경기가 시작됐다. 곧바로 한국팀이 공격을 시도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부채로 소리를 내며 응원하던 김 여사는 안타까워했다. 한국팀이 득점할 것이라는 '촉'이 왔던 것일까. 경기 시작 후 약 2분 뒤 김 여사는 "좋아, 좋아"를 외쳤는데, 이때 한국팀이 상대팀 골망을 갈랐다. 경기 시작 7분 뒤 우리 팀이 한 골을 더 넣자 김 여사는 부채로 손바닥을 치며 기뻐했다. 상대 팀이 골을 넣을 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뉴질랜드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마지막 4쿼터 스코어 11:12로 한 골 뒤진 한국팀이 경기 종료를 50여 초 남기고 동점 골을 성공했다. 관중들은 물론 김 여사도 같이 환호했다. 동점으로 경기가 끝난 뒤 각 5골식 패널티슛을 던져 순위를 결정하는 상황에 김 여사는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는 한국팀의 5-4 승리. 김 여사는 "정말 잘했어"라고 외치며 기뻐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승을 거둔 자랑스러운 선수들을 만난 김 여사는 "오늘 어떻게 이렇게 잘했어요. 다 멋져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여사님이 오셔서 이겼다"는 외침도 나왔다. 열띤 응원전을 벌인 김 여사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선수들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뿐 아니라 경기장을 퇴장하는 길에도 시민들과 계속 악수하며 셀카 촬영에도 응했다.
김 여사는 전날에도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을 찾아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 진출한 김서영 선수를 응원했다. 연분홍색 바지에 밝은 회색 재킷을 입은 김 여사는 작은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 물결에 동참했다. '대~한민국' 구호가 나오자 박수를 치며 목소리를 더했다. 메달 사냥에 나선 김 선수가 100m 지점을 3위로 통과하자 김 여사는 어깨를 들썩이며 김 선수의 이름을 외쳤다. 아쉽게도 김 선수가 7위로 골인하자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 여사는 경기장 바깥으로 이동, 로비에서 경영, 수구 선수 등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또 셀카 요청이 쇄도했는데, 김 여사는 활짝 웃는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이내 김 선수가 등장하자 그의 등을 두드리며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그리고는 먼저 "사진 하나 찍을까요"라고 권하며 기념 촬영을 했다. 그렇게 김 여사는 1박 2일 일정으로 화끈하게 한국 선수들을 응원함과 동시에 광주세계수영대회의 흥행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겉으로는 활기찬 에너지가 넘치는 김 여사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줄곧 따뜻한 감성적인 모습도 보여왔던 김 여사다. 이번에는 결식 아동들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의 한 식당 사장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진짜 파스타'를 운영하는 오인태(34) 씨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며칠 전 저녁시간 때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으신 분께서 저희 매장에 방문해 편지를 전달해주셨다. 편지를 읽으면서 많은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오 씨가 공개한 편지는 지난 19일 작성됐으며, 김 여사가 보낸 것이었다.
김 여사는 편지에 "제도가 미처 닿지 못하는 그늘을 밝히고, 제도가 채 갖지 못하는 온기를 불어넣는 것은 우리들 각자가 가진 반듯한 마음인 것 같다"며 "사람은 누구나 하루하루의 걸음걸음 속에 말의 씨앗을, 마음의 씨앗을 뿌리고 살아간다. 오인태 대표님이 뿌린 씨앗들이 또 누군가의 가슴에서 착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선한 영향력의 공동체에서 진심 어린 사랑을 경험한 아이들이 자라서 '나도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오인태 님을 기억해 낼 것"이라며 "우리를 버티게 하는 힘은 평범한 이웃, 그 한 사람의 다정한 미소임을, 그것이 우리의 희망임을 다시금 깨닫는다"고 적었다. 이어 "'진짜 파스타'의 선한 영향력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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