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회동 황교안 "국무회의 저기서 했었는데…"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약 900여 일 만에 청와대를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기 전 차담회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을 회상했다.
이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대통령-여야 5당 대표 회동'에 참석한 황 대표는 본 행사 전 충무전실에서 열린 차담회에서 열린 문을 통해 보이는 장소를 가리키며 "국무회의를 저 끝에서 했었는데…"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마지막 총리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로는 약 6개월가량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다만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엔 집무를 총리실에서 봤고, 국무회의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었다.
공식적으로 황 대표가 청와대를 찾은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난 2016년 12월 9일로 추측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열었고 총리였던 황 대표도 참석했다. 황 대표가 공식적으로 청와대를 찾은 건 그 때 이후로 이날이 처음인 셈이다.
황 대표는 전화통화를 하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바라보며 "전화통화가 가능한가 보죠. 전에는 안 됐던 것 같은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청와대에) 가끔 들어오시나"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당정 회의할 때 들어온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지난 15일 취임한 심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다만 황 대표는 "세 번째 대표 (취임을) 축하드린다"고 했고, 심 대표는 "두 번째"라고 정정했다.
황 대표는 "생신이시라고 들었다"며 정 대표의 생일도 축하했다. 이에 옆에 있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생일까지 기억하시고, 민주평화당만 챙기시나"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후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지금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말로 국민감정에 호소하고 있다고 직언했다. 말과 감정만으로는 문제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결국 한일 문제를 푸는 방법은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황 대표는 "핵심적인 것은 양국 정상 간에 해결해야 한다. 조속히 한일정상회담을 추진해서 양국정상이 마주 앉아야 한다"라며 "장관이나 공무원도 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론 아주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이 어렵더라도 톱다운 방식으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건의했다.
황 대표는 이번 사태를 부른 일본에 대해서도 잘못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외교라인에 대한 문책 및 경질을 주문했다.
그는 "일본이 양국관계를 파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경제보복 조치를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고 준엄하게 성토한다.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가 잘못된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8개월간 일본 문제 예후 경고 있었음에도 그걸 무시하고 대비 못 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 아니냐 생각한다. 외교라인 누구도 일본 경제보복 예측 못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외교안보라인 엄중히 문책하고 경질해야 국민 안심시키는 길일 것이라 생각한다. 어렵겠지만 부탁드린다. 지금 대통령께서 야당과 다툴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정부 국회 모두 참여하는 민관정 협의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 최대한 협력하도록 하겠다. 이 자리가 지금 위기를 단합과 도약 계기로 하는 전화위복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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