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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국회 법사위 정경두 해임안 놓고 설전…"정치공세 vs 사퇴해야"

  • 정치 | 2019-07-16 18:36
1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여야는 삼척 북한 목선 사건과 거동 수상자 조작 사건을 이유로 불거진 정 장관의 해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남윤호 기자
1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여야는 삼척 북한 목선 사건과 거동 수상자 조작 사건을 이유로 불거진 정 장관의 해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남윤호 기자

합참의장 통화 공개엔 쓴소리…"아무리 의원이지만 잘못됐다"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아주 잘못됐다고 본다. 합참의장과 통화내용을 아무리 국회에 계신 분이지만 그걸 그냥 공개했다는 것에 대해 아주 잘못됐다고 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격앙된 목소리가 이어졌다.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장관님 국회의원들과 통화 하시냐. 그때마다 녹음 하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 장관이 "아주 잘못됐다고 본다"며 부정적 의견을 강하게 드러냈다.

앞서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4일 발생한 거동수상자 사건과 관련해 박한기 합참의장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며 군의 보고체계 부실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를 두고 "본인이 필요한 부분만 짜깁기 해서 공개했다. 개탄할 노릇"이라며 "최소한 업계 상도덕이 있다. 이제 어떻게 전화 통화를 하겠나. 이런 정도로 신뢰관계가 형성된 건가. 여야를 떠나서 전화 내용을 일부 공개하는 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전날 정 장관의 해임 건의안이 제출된 것과 관련해 여야 의원의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북한 목선 사건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의 김원봉 언급, 거동 수상자 사건을 내용으로 질타에 나섰다. 여당 의원들은 해임안에 기재된 사유 목록을 거론하며 "안보의 정치화는 심각한 문제다", "국방부 장관을 해임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당초 이날 법사위에 상정된 군사법원법과 군수용자 처우 관련법 개정안 등 일부 법안에 대한 설명차 회의에 참석한 정 장관은 여야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았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검토보고 등을 서면으로 대체한 뒤 곧바로 현안 질의에 들어갔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고 보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최근 군 안보 문제와 관련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며 공세를 취했다. /남윤호 기자

첫 타자로 나선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고 보느냐"고 질의했다. 정 장관은 "광복군 활동한 것에 대해선 공개됐지만 그 이후의 활동이나 북한 정권 창출, 6·25 전쟁 남침에 기여했다기 때문에 저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김원봉에 대해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다. 김원봉 한 사람이 국군의 뿌리라고 하면 동의하는가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정 장관은 "김원봉 개인에 대해서 국군의 뿌리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광복군과 독립군 자체에 대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러면 문 대통령이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고 말했으면 가서 제대로 뭐라고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런식으로 하니까 목선 축소 은폐에 이어서 조작까지 드러난 것 아닌가"라며 "이 정도 되면 회복할 수 없다. 군은 무엇보다 명예가 중요한 것 아닌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다고 보는데 용의 있나"라고 물었다.

정 장관은 "국방 장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공인으로서 이 사건에 대해 저에게 주어진 시간 만큼 현재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질의시간 동안 지난 정부에서 발생한 군 관련 사건 사고들을 언급하며 야당의 국방부 해임 결의안 제출을 비판했다. 표 의원은 민간인 월북 사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등을 순서대로 말하면서 "그 유명한 노크 귀순 사건 역시 국정조사는 없었다. 국방부 장관 해임결의안도 없었다"며 "부당한 공격, 지나친 정쟁, 정치적인 공격에 대해서 강하게 대응해주길 바란다. 군의 명예와 국방을 위해서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야당 의원들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야당 의원들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방부 장관 해임 결의안) 제출 자체가 큰 문제인 양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여당 의원들을 질타했다. /남윤호 기자

그러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과거 17대, 16대, 15대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해임 결의안이 제출된 적 있다"며 "야당으로서 해임 건의안 제출 자체가 부당한가. 제출 자체가 큰 문제인 양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도 공세에 나섰다. 주 의원은 "10번 정도 사과하셨다. 책임질 게 있어서 사과한 것 아니냐"라며 "사과가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선 책임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제 인사권자 핑계대지 마시고 스스로 결단할 때가 됐다. 물러나셔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안보의 정치화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의원은 "목선 건은 어떤 유형이든 국방부가 면피할 수 없다고 본다. 책임을 통감하는 게 맞지만 방식과 관련해 분명한 재발방지대책이 있는 게 먼저다. 사퇴할 때가 아니라 결기를 보일 때"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해임 결의안의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야당의 공세를비판했다. 김 의원은 "해임 건의안 내용을 분석했다. 총 5가지를 들었는데 삼척항 목선 접안 관련해서 경계 실패가 아니라 은폐 조작과 관련해서다. 이것에 대해 국방부 장관이 지시한적 있느냐"며 "승진 제청을 이유로 들었다. 이런 제청이 장관 해임 사유가 된다고 보나"라고 물었다.

정 장관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다. 한 번도 그런 생각 갖고 업무 대응한 적 없다"며 "제가 국방 장관으로 그걸 평가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김종민 의원은 "사퇴할 게 아니라 결기를 보여야 할 때"라며 "안보의 정치화가 심각하다"고 공세에 맞섰다. /남윤호 기자

김 의원은 "(군의) 개인적 일탈이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장관의 군 체제 하자로 인한 일인가"라며 "네 번째 사유가 천암함 사고와 관련해 '서해상의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한 것이었다. 장관이 천안함과 관련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한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을 들은 김 의원은 이어서 "마지막으로 군사합의서 이행과정에서 군의 심각한 안보 태세 문제가 있느냐"고 묻자 정 장관은 "9·19 군사 합의는 한반도 평화번영 체제의 구축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는 '이럴 때일수록 군사 대응 태세를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한 번도 소홀히 한 적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저는 이 다섯 가지 사유를 정치 공세로 본다"며 "첫째로 부하직원이 잘못하면 장관이 나서서 수습해야한다. 이런 걸로 해임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고 따졌다.

또한 정 장관을 향해 "안보의 정치화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안보 정치화의 대표적 사례가 군사 쿠데타"라며 "국방 안보하라고 무기 주고 군사력을 줬더니 정권잡는 것은 후진국이나 하는 것이다. 어느 선진국이 안보를 가지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하는가. 정치 공세에 휘둘리지 말고 휘둘린다는 이미지를 국민께는 물론이고 북한에게도 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여야의 질타가 이어지자 여 위원장은 "중요한 건 국방을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 장관에게 "지금 여러 말을 한 건 사실 중요하지 않다. 국민을 생각하고 국방하시라. 정권에 충성하지 마시고 대한민국국가에 충성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무한 충성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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