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국회 대신 정쟁 지속 택한 듯"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문재인 정부와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가득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반응은 차가웠다.
정쟁 지속 의도 드러낸 연설, 반성 없는 무책임의 정치, 1%의 최상위 기득권층 맞춤형 연설, 불안과 공포 조장 연설 등 싸늘한 혹평이 쏟아졌다. 어렵게 국회 문이 열렸지만 생산적 국회 대신 갈등과 대립이 지속되는 암울한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찬대 더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존과 상생의 일하는 국회 대신 다시 정쟁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혔다"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와 국민들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막말 선동'으로 국민 분열과 공포를 조성하고, 국회를 84일 동안 파행으로 이끈 무책임과 막무가내 정치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어떠한 사과도 없었다"며 "연설의 대부분을 '기승전 대통령 공격'에만 사용했는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유와 책임의 정치를 하겠다는 한국당은 오히려 방종의 정치, 무책임의 정치로 임해왔다"며 "민주당이 남의 탓이라면 한국당은 반성이 없다. 불안과 공포를 논하기 전 오만함에 대한 사과가 먼저였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늘 한국당이 우리 경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심도 있는 지적을 한 만큼 남은 20대 국회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이라고 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은 대안 없는 과거로의 회귀 선언에 불과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잘못들을 퇴행적 방향에서 비판했을 뿐,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방향에서의 비판과 대안 제시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대변인은 "9년 간의 보수정권을 처참한 실패로 끝내고, 그 후로도 어떤 변화도 보여주지 못하는 한국당이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비판은 없어 보인다"며 "시장의 자유, 기업주의 자유, 사학의 자유, 남북대결, 복지 축소 등 양극화 된 승자독식의 경제·사회를 더욱 악화시키는 퇴행적인 구호만을 외쳤다. 1%의 최상위 기득권층 맞춤형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나 원내대표가 연설에서 '우리 국민이 불안과 공포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한국당이 답을 제시하겠다'고 했는데, 제시한 답이 오답일뿐더러 그 자체가 불안과 공포였다"고 비판했다.
여 원내대변인은 "노동자의 단체행동을 무력화시키겠다는 반헌법적 발언, 근로기준법을 버리고 자유로운 근로계약이라는 새로운 노예제도 제시 등 수구 세력이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에 소름이 끼친다"며 "국민들은 한국당을 제1야당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정권 획득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굳은 의지를 다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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