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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손학규-오신환 또 다시 엇박자…"떼쓰기 굴복? 치졸한 발언"

  • 정치 | 2019-07-02 17:13
바른미래당 투톱인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2일 또 다시 충돌했다. 손 대표가 이날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합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오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투톱인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2일 또 다시 충돌했다. 손 대표가 이날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합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오 원내대표는 "합의정신을 깨는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오신환 "손학규 기자회견은 교섭단체 대표 합의정신 깨는 것"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또 다시 충돌했다. 손학규 대표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 교체 건과 관련해 사실상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합의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서 오신환 원내대표와 엇박자를 낸 것이다. 이에 오 원내대표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한동안 잠잠했던 내홍이 재발할지 주목된다.

손 대표와 오 원내대표는 2일 오전 11시 국회 내 다른 공간에서 각각 기자회견과 차담회를 진행했다. 당 내 투톱인 두 대표가 같은 시간에 따로 기자들과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나아가 이들은 같은 상황에 대한 다른 해석으로 이견을 드러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한 차담회에서 "어렵게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건데 저런 주장(정개특위 교체 논의) 자체가 합의정신을 깬다고 봐서 문제를 제기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차담회 전 손 대표와 만났지만 '양해해 달라'는 이야기 정도만 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8월 정개특위 종료 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제 개혁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야3당 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함께 선거제도 개혁에 공조해온 야3당과 어떠한 협의나 설명도 없이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하라는 한국당의 집요한 떼쓰기에 굴복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회견 전 손 대표의 기자회견 일정과 내용이 알려지자 오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어렵사리 이뤄낸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에 찬물을 끼얹는 월권행위"라며 기자회견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이에 오 원내대표는 '합의정신'을 거듭 강조하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을지 여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물어보니 의견이 분분해서 의원총회를 통해 중지를 모아보겠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며 "내부에서 어떤 것이 자신들에 좋은 방향인지 경우의 수를 따져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야3당 대표가 '민주당이 한국당의 떼쓰기에 굴복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야3당 대표가 '민주당이 한국당의 떼쓰기에 굴복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치졸한 발언을 들었다"며 "합의 내용을 1도 모르고 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혜현 기자

국회 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협상 과정에서 오 원내대표와 손 대표는 내용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합의문이 발표되고 나서 손 대표가 다른 입장을 밝히면서 '둘 사이에 소통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중간중간에 말씀드렸고 원래 이래라 저래라 하는 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협상 내용을 밀도 높게 공유하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황교안 대표와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이해찬 대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거리감이 포착됐다.

차담회 후반 오 원내대표는 야3당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원포인트 합의를 이끄는 과정에서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연장과 함께 절박한 마음으로 회동했고, 이게 성사돼서 국회가 열렸다"며 "(그걸 두고) 한국당의 떼쓰기에 굴복했다는 '치졸한 발언'을 들었는데, 이건 국회의 합의 정신, 의회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오 원내대표는 "기본적으로 상대를 제거의 대상, 퇴출의 대상으로 보면서 어떻게 협상을 하나"라면서 "손 대표가 한국당의 떼쓰기에 굴복했다고 하는데, 협상의 내용을 1도 모르면서 하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래도 이렇게 (합의가) 됐으니 국회가 열린 것 아닌가. 극단적으로 판을 깨야만 자기들이 원하는대로 가나"라며 "결국 절충하고 존중하는 게 국회가 부여한 역할인데 그게 안되니까 늘 사법부에 의존하는 한심한 꼴이 된 것이다. 협의하는 기능을 상실한 국회가 됐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와 오 원내대표의 간극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 체제에 관한 입장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 그 변화의 첫걸음이 지도부 체제 전환"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당내 혁신위원회 결과를 놓고 "(손 대표) 퇴진을 목적으로 하는 혁신위는 아니기 때문에 최종적인 혁신안이 어떻게 나오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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