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한미워킹그룹에서 벗어나 역할 해야"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이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인해 연내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이 전 장관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시진핑 방북, 한반도 새로운 전기 맞나' 강연에서 시 주석의 20~21일 평양 방문에 대해 분석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 전 장관은 '북한-중국 국경 역사와 현장', '북한 주둔 중국 인민지원군 철수에 관한 연구', '북한-중국관계 1945-2000'등을 쓴 북중관계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날 열린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의원들 10여 명이 참석했다. 아침 일찍 열린 강의였지만, 이 사안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많은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 전 장관은 이번 시 주석이 방북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는 중국이 비핵화 협상에서의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이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위한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연내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시진핑 방북으로 인해 협상국면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의 방북은 중요한 계기로 판단된다"며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공개했고, 북중 정상회담 이후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공개했는데, 이것이 하나의 흐름이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나오는 중국과 북한 관영매체들의 온도 차이에 대해서는 "역대 중국 지도자가 북한에 왔을때 그 이전에 북한 노동신문은 자세하게 싣지 않았다"며 "시 주석이 도와준다고 했는데 노동신문에 싣는 것은 북한에서 부담스러울 가능성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행단 면면을 보면 북중관계의 미래에 대해서 볼 수 있다. 중국의 수행단을 보면 정치·외교 경제·안보 분야를 염두 했는데, 이는 양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 "향후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라인으로 이뤄지는 북미접촉이 예상된다"며 "양측 실무진이 평양과 워싱턴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3차 북미회담 열린다면 상당한 실무회담 진행 뒤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남북관계의 대담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너무 한미 워킹그룹에 얽혀 있는데 제재 틀 내에서 남북관계를 좀 더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확보했을 때 우리가 중재자가 될 수 있다"며 "남북관계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점에서도 그렇고 제재 틀 내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좀 더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에 맞선 북중 연합은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3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과 북한 러시아가 미국에 함께 맞선다면 더 부정적인 효과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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