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에서 거듭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한 가운데 북한이 호응할지 주목된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이번 순방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청사진을 제시한 문 대통령은 북한에 전향적 태도 변화를 주문하고 언제든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는 물론 남북 대화와 관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여러 차례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대화에 복귀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연설한 뒤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미국과 한국은 언제든지 대화할 어떤 자세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또 "북미·남북 간에 대화가 너무 늦지 않게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전 방문국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이달 안에 남북회담 가능성에 대해 "남북 간 짧은 기간 동안 연락과 협의로 정상회담이 이뤄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시기와 장소, 형식을 묻지 않고 언제든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방한하기 전 김 위원장을 먼저 만나 비핵화 해법에 대한 북미 간 이견을 좁혀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실제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상호 간 신뢰를 강조하면서 북한이 대화에 복귀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또, 우리 정부와 미국의 대화 의지를 피력하며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의 재개를 촉진하고 나아가 평화 프로세스의 동력을 살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무엇보다 북한과의 대화를 속도감 있기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6월 남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 만남을 희망한다는 시한도 제시했다. 비핵화와 관련한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구상이다. 그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간 실무협상과 가능성 등 남북 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북미 간 대화 재개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문 대통령이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암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이 경우, 이를 인지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남에 대한 공개 제안함으로써 남북회담의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과 연결된다.
청와대에서 남북 대화 재개에 기대를 거는 기류가 감지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4일 6월 남북회담 가능성에 대한 문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북한이 고 이희호 여사 별세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김여정 제1부부장을 내려보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 대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남북회담이 어려울 것 같다는 청와대 입장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문제는 북한이 문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까지 북한은 문 대통령의 거듭된 대화 제안에 침묵하고 있다. 오히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6일 "우리 민족이 살길은 외세 의존이 아니라 오직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북남선언들을 성실히 이행하는 데 있다"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까지 남은 2주 동안 남북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5월 '판문점 2차 남북회담'처럼 깜짝 만남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북한이 촉박했던 지난해와 현재 상황은 다르다는 점에서 '원포인트 회담' 가능성이 작다는 시각이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해 북한은 우리 정부를 통해 미국에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하고 타진하려고 했던 것"이라면서 "이달에 남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더 작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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