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사저, 대통령 기념관으로… 노벨상 상금, 대통령 기념사업 사용" 유언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지난 10일 별세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마지막까지 국민의 화합과 행복,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11일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에 따르면 이 여사는 두 가지 유언을 남겼다. 이 여사는 먼저 "국민들께서 남편 김 전 대통령과 자신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신 것을 감사하다"고 밝힌 뒤 첫 유언으로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라고,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로 이 여사는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해달라고 했다.
김 상임이사는 "이 유언을 받들어 변호사 입회하에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유언장을 작성했고, 유언 집행에 대한 책임은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본인)에게 맡기셨다"며 "그리고 김 전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가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 상임이사는 "이 여사님께서는 대학시절부터 여성지도자 양성과 여성권익신장을 위한 결심을 했고 YWCA 총무를 역임하시는 등 평생 헌신하셨다. 김 전 대통령과 결혼 후에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통일을 위한 동지와 동반자로서 함께 고난도 당하시고 헌신하셨다"며 "영부인으로서 양성평등법 제정, 여성부 신설 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여성재단을 만드시는데 크게 기여하셨다. 또한 IMF 외환위기 때 결식아동을 위해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을 창립해 어려운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장애인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셨다"고 이 여사 업적을 기렸다.
김 상임이사는 "특히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동 번영하기를 염원하셨고,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김 전 대통령과 평양을 방문해서 북한 어린이 돕기에 앞장섰고 계속 노력하셨다"며 "2015년에도 평화적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평양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셨다"고 했다.
김 상임이사는 "이 여사님께서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늘 함께 하시고, 김대중평화센터의 이사장으로서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일을 계속하시다가 소천했다"고 밝혔다.
김 상임이사는 "이 여사 장례는 유족, 관련 단체들과 의논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앞서 이 여사는 10일 오후 11시 37분, 만 97세의 나이로 소천했다. 김 상임이사는 "유족들은 모두 임종을 지키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에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시며 편히 소천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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