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갈등 싫어서 왔는데…결국 이념 갈등"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최근 당 주도권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장기화되면서 '청년 정당'을 내세웠던 바른미래당의 청년 활동이 뜸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이념에 치우친 정쟁을 극복해야 한다는 가치 아래 모인 당내 청년 당원들이 내홍을 겪으며 '기성 정치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청년 정당'을 표방하며 2030세대 지지층을 끌어모았다.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은 청년 세대를 위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며 일부 청년세대 지지를 확실히 하기도 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전국청년위원장 또한 당내 청년 당원들과 자주 접촉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최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장기화되면서 청년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지지했던 이유는 다른 정당처럼 이념편향적이지 않았던 부분 때문이었는데, 우리 당 내홍은 굉장히 이념적인 것처럼 보인다.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싸움이라는 게 적극적인 대화의 기술 아닌가. 정치 또한 의견을 피력해서 다수를 설득해내는 작업이라고 보는데, 청년들은 아직 정치 생리에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내홍이 당의 철학을 재정비하는 작업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표면적으로 나오는 날선 대화나 표현에 아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른미래당 청년 당원들은 의원이나 당직자들과 달리 '바른 정당 출신',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경계가 훨씬 희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를 '기성세대의 구분법'이라며 "청년들이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 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은 이념에 대해 큰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한국당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보수 정치', 민주당이나 정의당은 '진보적인 이념성향'이 많겠지만, 바른미래당의 청년들은 이념이 주는 매력 때문에 활동하는 게 아니라 당의 '중도개혁적인' 부분과 관련된 실용적인 정당이란 데 장점을 느껴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청년 위주 활동과 관련해 김 의원은 "지난 9월 청년위원장이 되고 나서 두 차례 청년위원회 차원에서 법안 워크숍을 진행했다. 70~80명의 청년들이 논의한 법안이 정당으로 가고, 정책위의장을 통해 실제 발의됐다. 청년들이 국가 성장의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개혁과 혁신의 주체가 됐었던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 반응이 좋았다. 3차 법안 워크숍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당 상황 때문에 아직 계획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당 내홍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법안 워크숍만이 아니다. 최근 바른미래당 '청년중심' 유튜브 컨텐츠 '언니가 간다'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선출된 지난달 15일 이후 새로운 내용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원래는 일주일 단위로 컨텐츠가 나온다. 시즌 2가 권은희 정책위의장과 김관영 원내대표 재임 중 진행된 건데, 오신환 원내대표가 나오고 나서 시즌 3로 진행해야 한다. 컨셉을 새롭게 하려고 기획 중이다. 채이배 정책위의장이 임명돼서 '언니와 오빠가 간다'라고 해야 하나 생각 중"이라며 웃었다.
그는 당 내홍이 기획에 차질을 주고 있냐는 질문에 "영향을 미친다. 아쉬운 부분"이라며 "이념과 정쟁을 벗어나서 초월적 차원에서 하는 만큼 유불리와 관련 없이 지속되고 일관되게 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정당의 최고위부터 해서 화합과 통합, 안정화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혁신위'와 관련한 당 내홍에 대해선 "혁신위원장을 누굴 모실 거냐, 혁신위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건지 등 조율할 게 많지만 기본적인 필요성에 대해선 비당권파와 당권파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거기까지라도 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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