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재개 돌파구 마련 어려워…文 평화 구상 현실화 멀어져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최근 두차례 무력 도발을 감행한 북한과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인도네시아에 억류돼 있던 북한 화물선을 미국이 압류하면서 북미 간 갈등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관계는 경색 조짐을 보였으나, 상호 거친 비난을 자제하며 몸을 사렸다. 특히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극심한 경제난을 자력갱생으로 극복하며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수위를 조절하면서 '판'을 깨려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랬던 북한은 지난 4일과 9일 잇따라 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두 번째 도발은 문 대통령의 취임 2주년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시점과 맞물린 시기였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 동력이 급격히 떨어진 가운데 저강도 무력 도발을 통해 미국에 비핵화 양보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략적 차원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에 찬물을 끼얹자, '촉진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특별 대담에서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지금 대화와 협상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북한 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무력 도발과 관련해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신뢰 위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북한의 편을 들어줬다. 또 대북 대화를 위해 '대북 식량 지원' 카드를 꺼내든 우리 정부를 지지했다. 사실상 대화의 여지를 열어둔 의미가 컸다.
그러나 미국은 대북 제재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9일 북한산 석탄을 불법 선적한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압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은 "조미관계수립을 공약한 6·12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부정하는 것이고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며 맹비난했다.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면서 북미관계가 좀처럼 복원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북미 간 대화 재개의 전망도 어둡다. 북한이 미국의 선발 압류 조치에 반발해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면 북미관계는 매우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에도 생색내지 말라며 비난하는 등 우리 정부와도 각을 세우고 있어 남북 간 대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미 대화 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어려운 실정인 데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만한 묘수도 마땅치 않다.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지 않으면 3차 북미정상회담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비핵화 해법을 두고 첨예하게 갈리는 북한과 미국이 대화 없이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미 간 대화 단절로 3차 북미정상회담도 요원해 보인다. 게다가 북한 선박 억류로 북미 관계가 악화된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도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도 현실화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북미의 아슬아슬한 기 싸움으로 현시점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은 아득해 보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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